성균관대 경제학 김태동 교수님의 글

강형신2009.03.05
조회1,700

지난 2월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청회에서 제출하고 발표한 글입니다.

대운하추진보다 더 나쁜 MB최악

의 악법이 금산분리 완화라는

허위포장에 담긴

'재벌에게 은행주기'입니다.

이것과 미디어악법을 막아내지 못하면 한국은

영영 선진국이 되지 못합니다. 경제를 망칠 이런

악법을 애초에 지시한 청와대가 나라경제의

걸림돌입니다. 그걸 막아보겠다는

국회의원들을 비난할 일이

절대 아닙니다.

 

 

은행법및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         

 

2009. 2. 19

김태동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



Ⅰ. 한국의 3차 금융위기와 

    산업자본(재벌)

 




◇  1997년 외환금융위기, 2003년 신용카드 대란으로 인한 2차 금융위기에 이어 2008년 9월부터 3차 금융위기에 처해 있음.

- 1997년 1차 금융위기는 재벌의 과잉투자로 인한 경상수지 적자, 외채 누적, 은행 등 금융회사의 과잉대출, 리스크관리능력 부족, 은행감독원 등 감독기구의 부적절한 감독 등에 기인하였음. 당시 종합금융사, 보험회사, 증권회사 등 산업자본이 지배하는 많은 금융회사가 도산하고, 수십조 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되어 국민경제에 부담이 되었음. 

 

- 2003년 2차 금융위기는 삼성과 LG가 신용카드업이란 금융업에서 매출 1등 경쟁을 벌이고, 이것이 다른 재벌 카드사, 은행카드사 등에 파급되어 일어났으며, 이는 1차 위기를 같이 겪은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일어나지 않은 금융위기임. 신용카드업은 여신전문업으로 은행, 보험에 비해 경영리스크가 낮은 편인데도, 일부 재벌의 외형 경쟁과 금융감독 부재로 시스템위기로 발전하였으며, 수백만의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 등 소비자에 악영향을 주어 민간소비를 6분기 연속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았음. 

 

- 2008년 9월 미국발 범세계적 금융위기는 한국에 환율폭등 등 외환위기,수출 급감 등 실물위기와 함께, 금융위기로 확산되고 있음. 특히 많은 재벌 건설사들의 건설PF(Project Financing) 부실, 재벌 건설사들이 주도한 수도권의 부동산거품과 그 붕괴 조짐 등으로 큰 시스템위험 요인이 되고 있음. 일부 재벌의 건설사, 조선사 인수 경쟁도 해당 재벌의  유동성 부족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초래한 바 있음. 2007년까지 수년간 가계대출(부동산담보대출 포함)과 중소기업대출이 대폭 증가하여 과잉 유동성이 풀렸는데, 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적절한 금융감독으로 시스템리스크를 사전 억제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판단됨.

 

◇ 금융위원회 신설로 한국경제의 금융안정성은 원천적으로 저하됨.

 

- 한편 2008년 신설된 금융위원회는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정책을 담당하는데, 경기부양을 위한 금융정책에 주력하면서, 감독정책을 소홀히 하고  있음. 2008년 가을에는 예정된 정기검사를 경제위기 때문에 안 하겠다고 하여 국내외 투자가를 불안하게 하였음. 오히려 정기검사 외에도 더 많은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를 하여 그 결과에 따라 적기시정조치 (Prompt Corrective Action)를 취하여야 하는데, 규제유예, 감독유예를 선택함으로써 한국의 금융감독기능이 금융위원회 신설을 계기로 대폭  후퇴되었음이 표면화됨.

 

- 금융위원회는 난방기능(금융완화를 통한 경기부양)과 냉방기능(금융감독을 통한 금융안정)을 동시에 가진 세계에 유례없는 조직으로, 두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것은 난방과 냉방을 동시에 트는 것과 같아,  태생적으로 국민경제에 기여할 수 없는 조직임. 그러한 한계를 가진 위원회가 금융감독정책을 담당하는 한, 한국경제는 타국보다  금융위기에 더 취약한 제도적 결점을 안게 되었음. 

 


Ⅱ. 은행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

 

◇ 개정안 전체에 의한 의견

 

-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한국경제는 1997년 이후 3차에 걸쳐 금융위기를 겪게 되었으며, 각 위기시마다 재벌의 책임이 컸음. 그러한 재벌에게 은행을 소유, 지배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개정안은 금융안정을 해칠 것이 확실시되므로 개정안에 반대함.

 

- 금융감독기능은 오히려 과거보다 저하되었으며, 따라서 사전적 소유규제를 완화하고 사후에 감독기능 제고로 대체하겠다는 것은 금융위원회가 존속되는 한 전혀 실현가능성이 없으므로 반대함.

 

◇ 재벌의 은행 소유, 지배가 왜 금융안정을 해치는가?

 

- 어느 업종이든 경기순응성(Procyclicality)이 있음. 호경기에는 사업규모를 키우고, 불경기에는 시장의 경쟁에 따라 사업규모가 줄어 듬. 은행의 여신활동도 대표적인 경기순응형임. 재벌이 은행경영에 참여하는 경우, 그 재벌은행은 타 은행보다 호경기에 더 외형확대에 주력하여, 은행산업 전체의 경기순응성을 높일 것으로 판단됨. 이는 불과 수년전 카드대란때 이미 경험한 바 있음.

 

- 수십조원 규모의 신용카드산업의 경기순응성에 의해서도 나라경제가 심대한 타격을 받았는데, 1천조원이 넘는 은행산업의 경기순응성이 높아지면 금융위기의 가능성은 훨씬 더 큼. 

 

- 은행등 금융회사의 경기순응성과 금융안정의 상충관계는 국제결제은행(BIS)을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지적되었음. BIS는 자기자본기준을 제시하는 등 개별 은행의 재무건전성 유지에 노력하였으나, 그런 자기자본 규제가 불경기에 은행 여신의 과도한 축소를 초래하는 등 오히려 은행의 경기순응성을 키우고 금융시장 전체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으며, 2008년 이후 미국등 선진국 은행의 행태를 보더라도 바로 이런 BIS 우려가 현실경제에 나타난 것임.

 

- 지금 한국은 은행의 경기순응성을 줄여 금융안정성을 제고하는데 주력하여야 하며, 금융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법 개정을 추진하면 안  됨. 비금융기업이 과도하게 경기순응형 경영을 하면 시장규율(market discipline)에 의해 퇴출됨. 은행의 경기순응성 억제를 위해서는 시장규율외에, 적기시정조치의 신속한 발동 등 원칙에 따른 감독에 충실해야 함.

 

- 산업자본의 은행 주식소유한도를 높여, 자기자본비율에 미달한 은행의  자본확충을 용이하게 하고, 그렇게 하여 현 금융위기의 대응력을 높인다는 주장은  어느 나라에서도 거론되지 않는 방안임. 위에서 살펴본대로 거시적 금융안정성은 오히려 훼손되고, 금융위기가 빈발하고 심화하는 역효과가 예견됨.

 

◇ 은행 주식보유 한도 확대에 반대하는 10가지 이유 (금융불안 초래 외)

 

- 일반적으로 5% 이상 주식을 보유할 경우, 은행이든 일반회사든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됨. 따라서 10%로 비금융주력자(이하 재벌, 또는 산업자본)의 은행주식 보유한도를 높이는 것은 은행경   영에 큰 영향을 미치고 경우에 따라 최대주주가 될 수 있게 하는 제도  변경임.

 

1. 채무자가 채권자를 지배하는 격이어서 시장경제질서에 위배

 

- 은행은 비금융회사에 대출등 여신을 제공하는 채권자임. 그런데, 은행 등 금융회사로부터 차입채무가 있는 비금융기업(또는 이 비금융기업을 지배하고 있는 자)가 은행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게 된다는 것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지배하는 격이어서 시장경제질서에 위배됨. 

 

- 선진국에서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사례가 드문 이유도 이런 자연법적인 시장논리가 경제발전사에 구현된 것임. 불황에 채무기업이 원리금상환을 못할 때, 채권은행은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하여 채무기업의 지배주주가 될 수 있음. 이런 식으로 은행이 채무기업을 지배하는 것과 그  반대로 채무기업이 은행을 지배하는 것은 정반대의 관계인데, 똑같이 금산분리 완화 또는 은산분리완화로 칭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임.

 

2. 은행의 신용창조능력으로 재벌 폐해 전산업 확산 우려

 

- 은행은 예금-대출을 반복하여 한국은행의 본원통화 대비, 10여배의 파생통화를 창출하는 신용창조의 기능이 있으며, 그런 점에서 보험, 증권 등 여타 금융회사보다 큰 영향력을 거시경제에 미침.

 

- 재벌이 지배력을 행사하는 은행은  재벌의 관심분야에 대출을 집중하던가, 또는 견제할 분야에 대출을 억제함으로써, 국가경제의 산업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 그런 과정에서 나라경제의 지속적 성장보다는 재벌의 이해가 반영된 방향으로 산업구조와 경쟁구조가 왜곡되어 경제발전을 해칠 수 있음.

 

3. 비금융업에 주력하는 재벌에게 큰 피해주고 은행재벌에게 경제력집중

 

- LG, SK 등은 그동안 증권, 보험, 카드 등 비은행금융업에서도 손을 떼고, 일반지주회사로 전환한 재벌의 경우, 은행법이 개정되어 다른 재벌이 은행 경영에 지배력을 행사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경영에 크게 불리해짐. 투자재원의 조달은 물론 운영자금의 조달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됨. 그동안 지주회사 전환비용을 크게 지불하고 지배구조를 개선   한 재벌이 불리하게 된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문제

 

- 그들은 경쟁재벌의 영향력이 없는 은행만 상대할 수밖에 없음. 왜냐 하면 대출심사시 주요 경영정보가 은행에 제출되어야 하므로, 대출신청을  하지 않을 것임.

 

- 은행을 지배하는 재벌에게로 금융자원과 실물자원이 몰리는 경제력집중  우려됨.

 

4. 대다수 은행의 재벌 지배 예상

 

- 어느 한 재벌이 A은행을 지배하게 되는 경우, 다른 재벌들은 상대적 불리를 극복하기 위해 타은행의 지분소유를 늘리려 할 것임. 결국 해가 지남에 따라 대부분 민간은행이 재벌 영향하에 들어갈 것임.

 

- 과거 굴지의 재벌이 종합무역상사를 경쟁적으로 설립 경영한 예, 종금사를 모두 소유하였던 예, 현재 건설업 계열사를 모두 가진 예, 많은  재벌이 보험사와 증권사를 가지고 있는 현황 등에 비추어 충분히 예상됨.

 

- 10% 인수자금은 주가폭락시를 틈타면 그리 큰 규모가 아님. 일부 재벌간 공동지배 형태를 취할 수도 있음.

 

5. 중소기업과 독립 대기업에 최악의 상황

 

- 기업은행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재벌 영향하에 들어가면, 중소기업은 차입할 은행이 사라지게 됨

 

- 재벌은행에 대출신청을 하는 경우, 우량기업일수록 경영정보 노출에 의한 재벌인수 가능성이 높아져 사냥감이 될 것임. 경영 잘 하는 중소기업의 대기업화는 더욱 가능성이 낮아지고, 국민경제의 활력 저하가 예상됨.

 

6. 재벌은행의 실적부진과 사금고화 예상

- 삼성은 지배력이 없는 정부소유 우리은행에 대하여도 대규모 거래자라는 지위를 악용하여, 비자금관리, 금융실명제 위반 등에서 협조를 받았음. 그러한 재벌이 특정은행 인수에 참여하거나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은행이 계열사에 과다한 대출을 유리한 조건으로 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것임. 그렇게 되도록 인사에도 관여할 것임. 재벌이 총수 일가에 지배되고 있는 현실에서, 결국 은행의 총수 사금고화가 예견됨.

 

- 현재 후퇴한 금융감독능력으로는 이러한 사금고화를 사전에 막을 가능성은 거의 없음. 대주주인 모기업의 이해에 따라 은행의 자금이 첨단 금융기법 이용이나 우회지원 등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계열기업의 무리한 확장, 위험한 투자, 경영권 유지 등에 운용될 경우, 이런 사금고화에 따라 해당 재벌은행의 수익성은 저하될 것이며, 감독기구가 위법, 탈법행위를 밝혀내기는 어려움.

 

- 사전 적격성 심사를 실시하고 이사 선임권을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사금고화를 막는데 충분한 억제장치가 될 수 없음.


7. 재벌과 은행의 동반부실 가능성 높음. 산업자본을 위해서도 반대

- 설사 평상시 사금고화가 어느 선에서 억제된다 하더라도, 불황시 수개월짧은 기간에 거액의 여신공여가 재벌에 이루어져 사금고화의 급진전이 나타날 수 있음. 1997년 금융위기시 투자신탁등 비은행금융회사를 산업자본이 인수한 경우에도 그런 사례가 종종 있었음

  - 장기적으로 재벌계열사는 설비투자, M&A 등에 필요한 자금 조달의 용이함을 기화로 경영노력을 게을리 하고 은행과 함께 동반부실화할 가능성이 높음. 재벌의 장래를 위해서도 은행지배는 피해야 할 것임.


  - 1998년 재벌계열사의 상호지급보증을 축소, 철폐토록 하여, 계열사간 동반부실 가능성을 차단한 선례를 참고하여야 할 것임. 재벌의 은행지배는 상호지급보증보다 더 동반부실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한 제도임.


  - 사전 소유규제가 없는 선진국에서도 산업자본의 은행지배사례가 태무한 것은 바로 경제발전과정중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한 경우에는 시장에서 도태되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됨. 


8. 은행의 국제경쟁력은 약화될 것임.

  - 재벌과 은행의 동반부실이 전망되므로 은행의 대형화도 기대할 수 없음. 초기의 대형화가 더 큰 부실을 가져오고, 그러한 부실은행이 은행산업 전체에 부담이 되어 국내은행의 해외경쟁력은 더 약화될 것임. 


9. 우리지주, 산업은행의 민영화는 공모주 방식으로  


  - 이들 은행이 외국자본 소유지배로 되지 않게 하기 위해 4% 소유한도를 높이고, PEF의 금융주력자 기준을 완화한다는 논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됨.

  - POSCO(포항제철), 한국통신(KT) 등의 민영화 때처럼 공모주 방식으로 하면 됨. 은행에 꼭 50% 이상을 갖는 지배주주를 찾을 이유가 없음. 능력있는 경영자가 선임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함. 


  - 우리은행의 경우 경영권에 대한 프리미엄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가 있으나, 당장 받는 프리미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지배구조 개선임. 지배주주 없는 경영체제로 국민은행 등 잘 경영하고 있음. 


10. 은행의 경영지배구조가 개선된다는 찬성론자 주장에 반대함

 - 의미 있는 수준의 은행지분을 보유한 다양한 주주군이 형성됨으로써 주주간 또는 주주-이사회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하여 은행의 책임경영체제의 확립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찬성론자의 주장임. 


 - 재벌내 계열사가 독립경영을 하지 못하고, 계열사 CEO의 임기조차 보장 안 되는 현실에 비추어, 은행에 대한 재벌의 지배력 강화는 은행경영방식과 지배구조를 퇴보시킬 가능성이 더 큼.

 


◇ PEF에 대한 산업자본 판단 기준 완화: 반대와 그 이유


 - PEF는 투자대상도 투자자도 비공개되는 규제사각지대에 존재함. 그런 자본은 어떠한 경우에도 은행을 지배하지 않도록 하여야 함. 현행 10% 보유한도도 축소하여 4%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함. 


 - 재벌에 개정안대로 인센티브를 준다는 것은 은행산업의 이익을 희생하고 재벌의 이익을 우선하겠다는 발상으로, 위에서 개별 재벌의 경우와 똑같은  11가지 이유들로 반대함.


 - PEF의 경우도 국내 PEF와 외국 PEF사이에 차별을 둘 수 없는 바, 외국  PEF는 실제 자금을 댄 사람들이 공개되지 않음.  


 - 한국의 PEF가 단기간에 선진국 PEF 수준으로 발전할 수 없음. 단기이익을 노리는 PEF가 은행 지배를 용이하게 하는 것은 국내 PEF보다  외국 

 PEF에게 은행을 사냥감을 제공하는 것 밖에 안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