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양에게 바란다

임상혁200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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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문근영에 이어서 (이제 20대로 접어든)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 양이 명실상부 '국민 여동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각종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정상을 휩쓸고, 현저한 점수 차로

세계 1위의 타이틀을 거머쥘 뿐 아니라, 연예인 못지 않은 끼와

능력으로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요즘 보기 쉽지 않은 인물이다.

자신의 특집 프로그램에서 가수 못지않게 노래를 부르기도하고,

최근에는 급기야 '김연아 에어컨'이 한정판매되고 있다. 국민

여동생을 넘어, 김태희, 전지현을 제친 CF퀸으로도 등극하는 등,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김연아 양을 지켜보면서 드는

걱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바보가 아닌 이상, 자신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을 김연아 양은,

그의 스케이팅 연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얌전하기만 한 성격이

아니라 충분히 나서고 설칠 줄도 아는 성격이다. 자신의 호재를

최대한 누리고 향유하는 모습이 역력한 김연아 양이 겪지 않을까

염려스러운 점이 하나 있다.

   호사다마(好事多魔). 좋은 일이 심히 많으면 그곳에는 마(魔)가

낀다고 하였다. 나는 이 말을 믿는다.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여태

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사례를 보아 왔다. 미신 같은 이야기처럼

떨어지는 나뭇잎을 조심하라거나 돌부리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말하자면, '절제'를 할 때가 왔다는 뜻.

 

   가수 유승준이(이제는 다들 'Steve 유'라고 부른다) 왕성한

활동을 하던 시절, 그에게는 이렇다 할 안티(anti)가 없었다. 운동

잘 하고, 노래 잘 하고, 춤도 잘 추고, 무엇보다 안티가 생길 만할

정도로 꼬투리 잡을 만한 짓을 한 적이 없다. 방송을 통해 소위

'싸가지 없는' 말을 한 적도 없고,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키지도

않았다. 그래서 '유승준 싫다'는 사람은 (공식적으로는)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병역 문제가 터지는 순간, 폭탄

속의 뇌관이 터지듯이, 잠재되어 있던 안티팬들이 궐기하였다.

병역 문제 때문에 생긴 문제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유승준을

몰아낸 주요 세력(?)들은 남성들이었다. 물론 이 가운데는 병역을

이행한 남성의 비율이 가장 컸다. 공히 밝혀진 사실은 아니지만,

본인은 이들이 폭발을 못하고 있던 숨겨진 안티였으리라 생각한다.

아무 문제 없는 공인을 시기하는 안티들은 누군가를 증오할 줄도

알지만, 누군가를 증오하는 자신을 돌아볼 줄도 안다. 딱히 비난할

거리가 없는 유승준을 보고 "나 쟤 싫다."며 나설 수는 없는 일이다.

이 때문에 죄없이 착한 유승준의 안티들이 양성된 것이다. (당연히

이들을 양성한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시기'와 '질투'이다) 수많은

남성들이 남자 연예인을 욕할 수 있을 가장 정당한 트집거리는

단연 '군대'이다. 유승준이 군대를 정상적으로 다녀왔다면, '병역

의무를 다 하는 건실한 청년'이라는 수식어와, 더 많은 범국민적

사랑과 격려가 따르는 동시에, 잠재적 안티도 늘어났을 것이고,

물론 이 잠재적인 안티들은 유승준을 비방할 만한 ('군대'보다 더

큰 이슈가 나타나기를 기약없이 기다렸을 것이다.

   김연아 선수로 돌아와 보자. 김연아 양은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

표면적으로 욕 먹을 짓도 좀처럼 하지 않는다. 그냥 착하디 착하고,

밝고 해맑기까지 한 '국민 여동생'이다. 문제는 '국민 자매(?)' 혹은

'국민 언니'가 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김연아 양은, 수많은 잠재적인 여성 안티들을 몰고 다닐 것이다.

심지어는 이미 상당히 존재할 것이라 확신한다. 남자와 여자 중에

선천적(혹은 본능적)으로 누가 더 질투심이 강한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김연아 양 또래의 젊고 어린 여성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시기와 질투심을 활발히 표현한다. 남자보다는 확실히 많이

나타난다. 남성들은 그나마 자존심 때문에 유승준을 두고 해꽂이

하지 못하고 참았기 때문에, 유승준의 병역 문제가 터졌을 당시

사람들도 적잖이 놀랐을 정도로 그 비난의 목소리가 컸던 것이다.

그러나 여자들은 잘 안 참는다. 인터넷의 힘(?) 덕분에 참을 이유가

그나마도 없어진다. 물론 본인이 말하는 이 여성들의 대부분은

여자 연예인에 대한 안티 활동을 활발히 하는 특정 부류의 여성을

말하지만, 이들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가 없다.

    쉽게 말해서 '너무 잘 나가니까' 안티가 늘어날 수 있다. 이것은

김연아 양이 잘못을 하든 안 하든 상관이 없다. 잘못이 없더라도

질투할 사람은 어련히 알아서 질투와 시기를 일삼을 것이다. 후에

조금이라도 실력이 떨어져서 순위권에 들지 못한다든가 해도, 그를

향한 비난은 격렬해질 위험이 있다. 남성들은 이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웬만해서 감싸주려 하겠지만, 주의해야 할 것은 

여자들의 입김이 상당할 것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김연아 양이

방송 활동을 활발히 하게 되어, 인기가 아주 많은 남자 연예인과

스캔들이라도 나게 되는 때에는, 본인이 염려 ㅡ 약간은 '예상' ㅡ

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를 특히 걱정하는 이유는 김연아

양이 운동 외 다른 활동을 자제하거나 거절하는 모습을 아직까지는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잠재적 여성 안티들은 '아니 뗀

굴뚝에 연기 나랴.' 하는 논리로 김연아 양을 공격하게 된다.

 

   김연아 양을 위해, '언젠가는 절제해야 한다는 것을 꼭 명심해

두라.'는 말을 그에게 진심어리게 전하고 싶다. 본인이 앞서 걱정

했던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이용대 선수는 방송활동을 생각보다

덜 했다.  그런데 김연아 양은 (본인의 의지인지 부모의 의지인지

알 수 없지만) 아직 그럴 기미가 안 보인다. '나는 스포츠 선수'라는

마인드가 항상 깔려 있는 것 같이 느껴져 심히 걱정하지는 않으나,

조금이나마 그에게 염려와 노파심을 표한다.

 

  그가 안티 없는 완벽한 '제2대 국민 여동생'으로 남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