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폭파범, 김현희가 영웅인가?

정희찬2009.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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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폭파범, 김현희가 영웅인가?


1987년, 북한당국의 지시로 대한항공(KAL) 588기를 폭파하여, 민간인 승객 95명과 승무원 20명 등 총 115명을 숨지게 했던 범인 김현희씨(47세)가 은둔 12년 만에 다시 나타났다. 그녀는 이 사건으로 1990년 사형 판결이 확정되었으나, 그 후 보름 만에 정치적?목적으로 특별 사면된다.


그녀는 특면 사면된 뒤, 책 집필과 강연을 하기 시작했으나, 1997년 한국인 남자와 결혼하고, 그해 5월 강원도 용평에서 전국공안검사들을 대상로 강연을 마지막으로 공식 활동을 중단했다. 그런데 그녀가 지난 11일 부산에 갑자기 출현한 이유는 무엇일까? 명분상으로는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 )(김현씨의 일본어 교사)씨의 가족을 만나기 위한 인도적 차원에서였다.


김씨가 다구치씨의 가족을 만나기 위해 면담장에 도착하자, 출발에서 도착까지 특급경호를 받았다고 한다. 수많은 취재진들은 말할 것도 없고, 현 정부의 특별한 배려?로 건물 외곽에 사복차림의 경찰기동대 100명이 2열로 늘어섰고, 그녀는 경찰특공대원 3명의 근접호위를 받으며 면담장으로 들어섰다고 한다.


면담장에서도 다구치씨의 가족이 먼저 와서 기다렸고, 떠날 때에도 김씨가 자리를 먼저 떠난 뒤에야 취재진을 포함한 모든 참석자들이 이동이 허용되었다고 한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라면, 죽은 사람도 무덤에서 끄집어낸다고 하지만, 무고한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이미 사형판결을 받은 사람을 기막히게 살려내어, 특급대접을 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만약 인도적 차원이었다면,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은밀히 김씨와 다구치씨의 가족을 만나게 할 수 없었을까? 취재진과 수 백 명의 경찰을 동원하며 요란법석을 떨어가면서 살인자 김씨를 영웅 대접을 하는 저의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물론 본인이 이런 얄팍한 정치적 상술(商術)을 몰라서, 의문점을 던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라면, 이 땅에 소중한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피 흘려 산화하신 6.25전쟁의 희생자 및 4.19혁명의 희생자, 5.18광주민주화항쟁 희생자와 무고한 KAL기 희생자들의 시체라도 전시품으로 꺼내어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드는 파렴치한 정치인들의 술책으로, 그 유가족들과 국민들을 갖고 놀고 있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것이다. 


사형제도에 찬성하지 않는 본인은 다시 김씨를 사형시키자는 주장이 아니다. 다만, 그녀를 정치적 목적으로 끄집어내었다, 집어넣는 꼬락서니를 보니, ‘살아 있는 사람도 저렇게 요리처럼 잘 이용해 먹는데, 죽은 사람들은 오죽할까?’라는 씁쓸한 생각이 들어서 한 말씀 남기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누가 정의이고 애국자인지 한 평생 믿었던, 자신의 신념도 되돌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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