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드라이브의 백미, 무안 백수해안도로

이충근2009.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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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 MARGIN-BOTTOM: 5px; MARGIN-TOP: 6px } 서해 드라이브의 백미, 무안 백수해안도로
국도 77호선. 조금은 생소한 길이다. 흔히 ‘77번 국도’로 불리는 길은 지도를 펴놓으면 바닷가를 따라 가늘게 이어진다. 인천에서 출발한 길은 충남·전라남북도·경상남도를 거쳐 부산까지 총연장 897㎞에 이른다.

고속도로가 동맥이라면 이 길은 우리 국토의 속살을 파고드는 모세혈관같은 존재다. 길은 바닷가와 내륙을 끊임없이 오가며 달린다. 하지만 길이 섬에도 있는 까닭에 끊어지는 곳이 많다. 지방도로로 흩어져 있던 것을 국도로 승격, 77번 국도에 편입시킨 탓이다.

지난 2003년부터 연결 공사가 한창이지만 아직 돌아가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구불구불 하염없이 2차선으로 이어지지만 풍경 만큼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을 만큼 아름답다. 그중 전남 영광의 백수해안도로와 무안의 해제면·운남면을 잇는 길은 드라이브의 백미로 꼽힌다.
 
서해의 해안도로는 대부분 옆눈으로 바다를 볼 수 있다. 지대가 높지 않은 까닭이다. 그런데 백수해안도로는 다르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옆구리에 길을 만들었다. 산에서 큰 바위를 굴린다면 그대로 바다에 빠질 정도로 가파르다.

백수해안도로 드라이브는 굴비 산지로 잘 알려진 법성포 입구에서 시작한다. 콘크리트로 포장한 좁은 길은 법성포에서 마치 강처럼 이어지는 좁은 갯벌을 끼고 이어진다. 영광읍내를 가로지른 와탄천이 흘러들어 바닷물과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군민체육공원을 지나면 백수해안도로를 알리는 이정표와 함께 작은 마을을 만난다. 법성포 건너편으로 작은 해수욕장을 품은 모래미마을로 법성포에서 끊어졌던 77번 국도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길은 계속된 오르막이다. 게다가 얼마나 구불구불한지. 왼쪽은 가파른 능선이고, 오른쪽으로는 눈 아래 바닷물이 넘실댄다. 한적한 바닷가를 달린다는 상상을 여지없이 날려버린다. 운전에만 집중하기에도 버거울 지경이다.

서해 드라이브의 백미, 무안 백수해안도로
하지만 속도를 늦추니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넓어진다. 해안도로는 칠산정에 이르면 절정에 이른다. 멀리 상·하낙월도, 그리고 그 앞으로는 일산도·이산도·삼산도…. 칠산도까지 어머니 젖가슴처럼 봉긋 솟아있는 일곱개의 작은 섬들이 사열하듯 서 있다.  

군에서 ‘건강 365계단’이라 이름붙인 나무 데크를 따라 전망대 아래까지 내려가보면 해안도로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제법 거세게 불어오는 겨울바람이 날카롭지만 바람의 장단에 맞춰 파도가 갯바위와 연출하는 멋진 하모니는 추위도 녹일 만큼 장관이다.  

칠산정을 지나 5분 정도 가면 백암정이라는 정자에 이른다. 도로에서 봉긋 돌출된 작은 언덕에 서 있는 백암정에 오르면 해안쪽에 애를 업고 앉아있는 모습의 모자바위, 거북이가 기어오르는 듯한 형태를 갖춘 거북바위 등 재미있는 바위들을 감상할 수 있다.
길은 잠시 내륙쪽으로 접어들었다 하사리를 지나 백바위해수욕장을 거치면서 바닷가를 달린다. 백수해안도로와 달리 높지 않고, 다니는 차량도 많지 않아 썰렁한 느낌마저 감돈다. 설도항을 지난 길은 염산면 향화도선착장에서 다시 끊긴다.

서해 드라이브의 백미, 무안 백수해안도로
길은 함평만을 끼고 있는 무안군 해제면 도리포에서 다시 시작된다. 해제면과 운남면은 무안에서 바다를 향해 ‘Y’자 모양으로 갈라져 나온 작은 반도들이다. 이로 인해 도로 양쪽으로 바다를 조망하면서 달릴 수 있다. 영광의 백수해안도와 다른 점이다.

게다가 작은 야산까지 온통 밭으로 이어져 바다만 아니라면 강원도 고랭지 채소밭 사이를 달리는 느낌까지 든다. 겨울이 한창인 요즘 싹을 한뼘 정도 내민 마늘, 출하를 기다리는 겨울배추와 대파 등이 신선한 녹색을 뽐내며 푸른 바다와 어울려 이국적 분위기을 연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