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 만삼천 원

이소영2009.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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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 만삼천 원

- 축의금 만삼천 원 -



약 10 여년전 자신의 결혼식에
절친한 친구가 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데,


아기를 등에 업은 친구의 아내가
대신 참석하여 눈물을 글썽이면서
축의금 만 삼천원과 편지 1통을 건네 주었다.


친구가 보낸 편지에는

 

친구야!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지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 장사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용서해 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우리 아기가 오늘밤 분유를 굶어야 한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만 삼천원 이다.
하지만 슬프지 않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개 밥그릇에 떠있는 별이
돈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를 들려 보낸다.
지난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가서 먹어라.

친구여~
이 좋은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 해다오.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

해남에서 친구가...    
 

 

 

 

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하나를 꺼냈다.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
다 떨어진 신발을 신은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 할 텐데 ...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가
가슴 아파 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 버렸다.
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가운데 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