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랑의 시작은 그래요 어떤 이상적인 호감의 대상이 한번 내 눈을 망쳐놓은 이후로 자꾸 내눈은 그 사람을 찾기 위해 그사람 주변을 맴돌아요 한번 본게 다인데 내눈은 몹쓸 것으로 중독된 무엇처럼 그 한 사람으로 내 눈을 축축하게 만들지 않으면 눈이 바싹 말라비틀어질 것 같은거죠. 2. 사랑을 하면 마음이 엉키죠 하지만 그대로 놔두면돼요 마음이 엉키면 그게 바로 사랑이죠. 3. 사랑은 그런 의미에서 기차다. 함께 타지 않으면 같은 풍경을 나란히 볼 수 없는 것 나란히 표를 끊지 않으면 따로 앉을 수 밖에 없는 것 서로 마음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같은 역에서 내릴 수도 없는 것 4. 지금 당장 먹고싶은것이 레몬인지 오렌지인지 그걸 모르겠을때 맛이 조금 아쉬운데 소금을 넣어야할지설탕을 넣어야할지 모르겠을때 어젠 그게 분명히 좋았는데 오늘은 그게 정말로 싫을때 기껏 잘 달여놓기까지 한옷을 빨랫감이라고 생각하고 세탁기에 넣고 빨고있을때 이렇게 손을 쓸래야 쓸수없는 난감한 상황이 오면 떠나는거다. 5. 사랑의 열정이 그러했고 청춘의 열정이 그러했고 먼 곳을 향한 열정이 그러했듯 가지고있는자와 가지고 있지 않은자가 확연히 구분되는 그런것 이를테면 열정은 강하나를 사이에 두고 건넌자와 건너지않은 자로 비유되고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강물에 몸을 던져 물살을 타고 먼길을 떠난자와 아직 채 강물에 발을 담그지 않은자 그 둘로 비유된다 열정은 건너는 것이 아니라 몸을 맡겨 흐르는 것이다 6. 먼 훗날은 그냥 멀리에 있는 줄만 알았어요 근데 벌써 여기까지 와버렸잖아요 7. 떠나는 누군가를 붙잡기 위해 너무 오래 매달리다 보면내가 붙잡으려는 것이 누군가가 아니라, 대상이 아니라과연 내가 붙잡을 수 있는가, 없는가의 게임으로 발전한다.그리고 게임은 오기로 연장된다. 내가 버림받아서가 아니라 내가 잡을 수 없는 것들이 하나 둘 늘어간다는 사실에 참을 수 없어 더 이를 악물고 붙잡는다.사람들은 가질 수없는 것에 분노한다. 8. 차마 이별하기에 그 길엔 사람이 너무많았던가그 길을 너무 밝지 않았던가 비 온뒤라 길이 질척이지는 않았던가어려운 길이었던가잊지 못할 길이었는가 내가 먼저 발걸음을 뗀 길이었는가당신이 그 길 위에 서서 오래 내 뒷모습을 바라보고 섰던 길이었던가코끝으로 작약꽃 향이 아스라이 스치고 지나갔던가 아니 그냥 향수 였던가아니면 나무타는 냄새였던가정녕 안녕이라고 말한 길이었던가 헌데 왜 나는 그 길위에 다시 서서 당신을 부르는 걸까. 이병률, "끌림" 中
끌림
1.
사랑의 시작은 그래요
어떤 이상적인 호감의 대상이 한번 내 눈을 망쳐놓은 이후로
자꾸 내눈은 그 사람을 찾기 위해 그사람 주변을 맴돌아요
한번 본게 다인데
내눈은 몹쓸 것으로 중독된 무엇처럼
그 한 사람으로 내 눈을 축축하게 만들지 않으면
눈이 바싹 말라비틀어질 것 같은거죠.
2.
사랑을 하면 마음이 엉키죠
하지만 그대로 놔두면돼요
마음이 엉키면 그게 바로 사랑이죠.
3.
사랑은 그런 의미에서 기차다.
함께 타지 않으면 같은 풍경을 나란히 볼 수 없는 것
나란히 표를 끊지 않으면 따로 앉을 수 밖에 없는 것
서로 마음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같은 역에서 내릴 수도 없는 것
4.
지금 당장 먹고싶은것이 레몬인지 오렌지인지 그걸 모르겠을때
맛이 조금 아쉬운데 소금을 넣어야할지설탕을 넣어야할지 모르겠을때
어젠 그게 분명히 좋았는데 오늘은 그게 정말로 싫을때
기껏 잘 달여놓기까지 한옷을 빨랫감이라고 생각하고
세탁기에 넣고 빨고있을때
이렇게 손을 쓸래야 쓸수없는 난감한 상황이 오면 떠나는거다.
5.
사랑의 열정이 그러했고 청춘의 열정이 그러했고
먼 곳을 향한 열정이 그러했듯
가지고있는자와 가지고 있지 않은자가 확연히 구분되는 그런것
이를테면 열정은 강하나를 사이에 두고 건넌자와 건너지않은 자로 비유되고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강물에 몸을 던져 물살을 타고 먼길을 떠난자와
아직 채 강물에 발을 담그지 않은자
그 둘로 비유된다
열정은 건너는 것이 아니라 몸을 맡겨 흐르는 것이다
6.
먼 훗날은 그냥 멀리에 있는 줄만 알았어요
근데 벌써 여기까지 와버렸잖아요
7.
떠나는 누군가를 붙잡기 위해 너무 오래 매달리다 보면
내가 붙잡으려는 것이 누군가가 아니라, 대상이 아니라
과연 내가 붙잡을 수 있는가, 없는가의 게임으로 발전한다.
그리고 게임은 오기로 연장된다.
내가 버림받아서가 아니라 내가 잡을 수 없는 것들이
하나 둘 늘어간다는 사실에 참을 수 없어 더 이를 악물고 붙잡는다.
사람들은 가질 수없는 것에 분노한다.
8.
차마 이별하기에 그 길엔 사람이 너무많았던가
그 길을 너무 밝지 않았던가
비 온뒤라 길이 질척이지는 않았던가
어려운 길이었던가
잊지 못할 길이었는가
내가 먼저 발걸음을 뗀 길이었는가
당신이 그 길 위에 서서 오래 내 뒷모습을 바라보고 섰던 길이었던가
코끝으로 작약꽃 향이 아스라이 스치고 지나갔던가
아니 그냥 향수 였던가
아니면 나무타는 냄새였던가
정녕 안녕이라고 말한 길이었던가
헌데 왜 나는 그 길위에 다시 서서 당신을 부르는 걸까.
이병률, "끌림"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