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체포는 언론자유 위기의 증거다

배규상2009.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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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체포는 언론자유 위기의 증거다

 

 

경찰이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YTN 노조 위원장 등 핵심 조합원 4명을 지난 일요일 아침 업무방해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회사의 고소·고발을 받은 이들이 조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금까지 조사에 성실히 응했다며 경찰 조치는 합법적 파업을 방해하기 위한 표적수사라고 주장하고 어제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양측 주장의 옳고 그름은 쉽게 판명된다. 우선 이번 노조의 단체행동은 지난 18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노사간 임·단협 조정 최종 결렬에 따른 합법적 파업이었다. 체포된 4명은 지금까지 4차례 이상 경찰 조사를 받았고 경찰과 협의해 오는 26일 출석하기로 일정을 잡은 상태였다. 이 정도면 누가 봐도 경찰이 회사 편에서 노동자의 정당한 파업권을 침해하려 했음이 분명해진다. 하지만 문제의 뿌리는 이보다 훨씬 깊다. 그 출발점은 이명박 정권이 방송 특보 출신을 사장에 앉히고 이를 거부하는 기자들이 해고당한 사태였다. 노조는 지난 8개월 동안 구본홍 낙하산 사장의 출근 저지 등 투쟁을 벌여왔다. 지난해 10월 구 사장은 노조위원장 등 6명을 해고하는 5공 이래 최대 언론 학살을 저질렀다. 이번 사태를 단순한 ‘민간 기업의 노사분규’ 와중에 빚어진 일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은 정권 차원의 구본홍 구하기 혐의가 짙은 까닭이다.

기자들이 일요일 아침에 가족들 앞에서 끌려가는 것은 민주사회에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데 언론 분야에서조차 독재 시절에나 가능했던 일들이 지금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가히 구시대의 데자뷔다. 보수파인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마저 “언론 자유의 기초는 기자의 자유”라며 “기자가 쉽게 체포·구금되는 곳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허물어지기 시작하고, 자유민주주의의 퇴락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 정권은 이렇게 방송장악에 물불을 안 가리면서 정권홍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정홍보 예산은 지난해 90억8000만원에서 올해 189억8000만원으로 2배 이상 늘렸다. 실정을 오로지 방송장악이 안 되고 홍보가 부족한 탓으로 돌리려는 것인가

 

 

 

2009년 3월 24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