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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호2009.03.24
조회71

 

 "거짓말을 하는  어린이는 하늘 나라에 갈 수 없단다."

어렸을 적, 교회의 목사님이 하셨던 말씀이 생각 난다.

때론 나의 이익을 위해서,

떄론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지금의 나와는 다르게

어린 시절 난 무척이나 순수 했었던지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지금까지 해온 거짓말 때문에

하늘 나라에 갈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무던히도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렇게 째째하지 않으신 하나님이 선의의 거짓말 정도는 봐주실꺼라는

[21세기 최전호의 선의의 거짓말 가용론]을 발표한 나는 이번 여행을 위해서 선의의 거짓말을 하기로 결심했다.

 

"엄마, 이번에 한 6개월 정도 밖에 나갔다 올꺼에요. 외국에서 자원봉사도 좀 하고 그럴꺼 같아요."

 

"또나가니? 일년의 반은 아주 외국에서 사는구나. 몇명이서 가는데?"

 

두근....

두근......두근.....

 

"세명이요. 다들 같이 가는 거라서 안전해요. 안전한 나라만 갈꺼구요."

 

"그래? 그럼 가기 전에 같이 가는 그 친구들 연락처좀 적어놓고 가라."

 

"네."

 

아...난 이제 가상의 친구 3명을 만들어야 한다.

매번의 여행이 낯선 곳으로 혼자 떠난 여행이었지만,

또한 매번의 여행이 믿을만한 친구들과 안전한 나라에의 여행으로 둔갑해야 하는건 참 슬픈일이다.

우리 엄마는 20년을 넘게 키워온 아들에 대해서 모르는게 너무 많으시다.

엄마 아들은 세계 어디에다 떨쳐나도 살아돌아 올 수 있는 강한 생명력을 지녔다는 것.

배낭 여행에 있어서는 이제 초보는 벗어 났다는 것.

마지막으로 거짓말을 너무나도 태연스럽게 잘 한다는 것.

매번의 여행에서 부모님을 속여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죄송스러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나는 혼자만의 여행을 포기 할 수가 없다.

이녀석은 그 어떤 여인의 유혹보다도 강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누군가와 함께 떠나는 여행은 2인 3각과도 같다.

서로의 호흡이 잘 맞지 않으면 넘어지기 쉽고, 호흡이 잘 맞다 하더라도 결코 혼자 달리는 사람보다는 빠를 수 없는.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그리고 사실 나에게는 2명의 친구가 함꼐한다.

똘추와 백작.

사실 똘추와 백작 이 두명은 내 안에 존재하는 다른 내 모습이다.

무모하리만큼 도전하고, 일단 저질러 놓고 해결은 항상 뒷전인 똘추의 무식한 열정,

항상 이성적으로 그리고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조금은 차가운 백작의 차분함.

어쩌면 여행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이 두가지가 아닌가 싶다.

도전하는 열정과,

물러날줄 아는 냉정함.

이 두가지는 떄론 나에게 많은것을 보고 느끼게 할 것이며, 때론 여러가지 위험을 피하게 해 줄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 내 안의 이 두 모습은 무던히도 싸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싸움이 결국 하나 하나 흩어져 있는 내 여행의 편린들을 잘 맞춰줄것을 잘 알기에 전혀 비 생산적이지 않다.

 

작은 30리터의 가방과 카메라 가방.

그리고 30통 남짓의 필름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낯선 타지에서 회상할 한국의 추억들.

시간은 어김없이 다가왔고 나는 하나 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여러 번의 여행을 통해서 저는 더욱 성숙되었어요.

이제 인생이 무엇인지 알겠어요.

라는...거창한건 사실 확실히 잘 모르겠고

일단, 배낭을 싸는 요령만큼은 확실히 생긴것 같다.

여행의 횟수를 거듭할 수록 가벼워지는 짐은 부족한 불안감보다 부족하지만 그래도 든든함을 허락한다.

무언가의 경험은 사람을 그렇게 성장시키는가 보다.

처음 여행을 할 때에는 이것 저것 다 필요할 것 같아서 챙기다 보면 결국 배낭이 닫히지 않는 사태가 발생

했는데 이제는 항상 나화 할께한 30L배낭 하나면 충분하다.

다른 여행자들은 내 짐을 보며 짐이 겨우 그것 밖에 되지 않느냐며 놀라기도 한다.

사실 요령은 간단하다.

 

1. 여행에서 5번이상 쓸 물건이 아니면 가지가지 않는다.

여기서 절대!! 한국에서의 생활을 생각하면 안된다. 한국에서처럼 편하게 살고 싶다면 차라리 잘 짜여진 여행사의 호텔팩 프로그램들을 이용하길 바란다.

배낭여행의 다른이름은 육체적인 고통이란걸 알고있는가?(정신적으론....나름 풍요로워진다....정말이다.-_-)

 

2.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현지에서 직접 구입한다.

사실 대부분의 것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국에서 파는 것은 대부분 다른 나라에서도 구할 수 있다.

나는 이집트에서 는 파리채를 발견했으며 시리아에서는 효자손을 발견하기도 했다.

 

3.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한 점인데 감각에 무뎌지면 된다.

의.식.주 만 해결된다면 나머지 것들은 있어도 그만 없으면 약간 불편할 뿐이다.

가끔 여자 여행자분들은 여기에서 남녀의 생리적인 차이를 설명하며 여자가 필요한것은 의.식.주 외에도

대략 3백만개는 된다는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논리를 펼치곤 하기는데...난 잘 모르겠다.

 

이렇게 여행에 필요한 것이 그리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항상 가지고 가지 못해서 아쉬운 것들이 있다.

 

1. 냉장고

여름에 거기에다 더운 열대지방을 여행할때는 정말 이게 간절히 절실히 그립다.

차가운 물을 사도. 과일을 사도. 금방 따뜻해져버리니...

그대...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콜라를 마셔봤는가?

 

2. 전자레인지

한국에 있을때는 잘 몰랐는데 외국에 나가보니 전자레인지로 해먹을수 있는게 참으로 많다.

간편하고 저렴한 냉동식품.

위생상태가 심히 의심되는 음식들.

전자레인지면 충분하지 않은가?

 

3. 아버지의 신용카드

여행은 특히, 나의 여행은 항상 돈과의 싸움이다.

하나의 물건을 사더라도 음식을 먹더라도 더 깍아야만 했고, 숙소의 상태보다는 항상 가격이 중요했다.

멀리 돌아가더라도 택시는 절대 타지 않는다.

하지만 나도 언젠가는 별5개짜리 따뜻한 물이 펑펑나오는 호텔에서 자고 싶고

웨이터가 물을 따라주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두툼한 스테이크에 와인을 한잔 하고 싶기도하며

길을 모를때 지도를 보며 헤메기 보다는 택시를 타고 싶다.

 

하지만 역시 여행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내 몸뚱이와 여권 그리고 열정 이것 뿐이다.

 

6개월동안 나의 모든것을 토해 낼 것이고 또 많은것을 얻어 오리라 다짐하고 공항에 도착했다.

이제는 익숙한 하지만 여전히 떨리는 입국심사장을 빠져나와 26번 게이트 앞에 앉았다.

출국전 많은 생각들을 한다.

떠나기 싫음과 떠나고 싶음.

항상 무언가와의 헤어짐에 익숙치 않은 나이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헤이짐 당함에 익숙치 않다.

항상 누군가에게 소중한 무언가가 되괴 싶고 정작 누군가 기대어 온다면 부담감에 이내 밀쳐내 버리는

참 알수없는 변덕쟁이가 바로 나이다.

이번에도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들이 머리를 어지럽힌다.

나는 여행자일까?

아니면 방랑자 일까?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은 분명 방랑자가 아니라 여행자 일 것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는 물리적은 장소에 해당하고, 정신적으로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은 여행자 일까? 방랑자 일까?

이번 여행에서는 이 질문에 답을 내고 싶다.

 26번 GATE앞에서 나는 대한민국과 그리고 타성에 젖은 내 모습과 잠시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