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한루의 봄) [하늘과 구름과 바람] 오랜만에 근교 산에 올랐다. 집안에서만 짖어대던 강아지들 발걸음이 더 가볍다. 아파트 주변엔 산수유, 개나리가 피고, 목련이 터질 것 같지만 겨우내 낯설었던 산중, 아직 그늘이 차겁다. 높지 않은 산을 오르는데도 숨 가쁘고, 가슴 뛰어 스러져간 젊음이 아쉽다. 사람들, 저마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봄빛을 나눈다. 아래서는 아등바등 다투던 이들, 모르는 이에게 눈인사를 한다. 마당바위에 벌렁 누워 하늘을 본다. 흰구름 몇 개, 세월을 물고 두둥실 떠가고 황사 지나고 비 눈물 쏟아진 산줄기, 햇빛이 눈부시다. 나라 생각, 집안 생각, 앞날 생각을 하며 세월을 보내다 얼마 전 허망하게 생을 마친 친구 맑은 영혼을 생각하니 슬픔이 북받친다. 저멀리 산줄기 따라 햇볕 타고 온 바람, 아련한 추억을 일깨운다. 여보게, 친구 자네 거기 있는가? 하늘은 무심하고, 구름도 대답 없고 그대 주검이 있는 곳, 산줄기 따라 바람만 흐른다. 여보게, 친구, 잘 가게..... 부지런히 산에 올라 건강하게 오래 살겠다고 작심하지만 얼마나 남았는지 무엇을 위하여 어떻게 사는 것이 보람있는지 하늘에게, 구름에게, 산줄기에게 물어보기도 전 주인보다 더 세상 모르는 강아지 두 마리 그만 가자고 얼굴을 비벼댄다. 그래, 집에 가자 또 살아보자 흰구름 따라 흔들며 가는 산줄기 나도 마음을 흔들며 산을 내려온다. 또 살아야 하기에..... 다른 사람이 비빌 언덕이 되기 위하여.... 친구여.... 잘 가게나..... (09. 3. 25. 최영호변호사) -------------------
하늘과 구름과 바람
(광한루의 봄)
[하늘과 구름과 바람]
오랜만에 근교 산에 올랐다.
집안에서만 짖어대던 강아지들 발걸음이 더 가볍다.
아파트 주변엔 산수유, 개나리가 피고, 목련이 터질 것 같지만
겨우내 낯설었던 산중, 아직 그늘이 차겁다.
높지 않은 산을 오르는데도 숨 가쁘고, 가슴 뛰어
스러져간 젊음이 아쉽다.
사람들, 저마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봄빛을 나눈다.
아래서는 아등바등 다투던 이들, 모르는 이에게 눈인사를 한다.
마당바위에 벌렁 누워 하늘을 본다.
흰구름 몇 개, 세월을 물고 두둥실 떠가고
황사 지나고 비 눈물 쏟아진 산줄기, 햇빛이 눈부시다.
나라 생각, 집안 생각, 앞날 생각을 하며 세월을 보내다
얼마 전 허망하게 생을 마친 친구 맑은 영혼을 생각하니 슬픔이 북받친다.
저멀리 산줄기 따라 햇볕 타고 온 바람, 아련한 추억을 일깨운다.
여보게, 친구
자네 거기 있는가?
하늘은 무심하고, 구름도 대답 없고
그대 주검이 있는 곳, 산줄기 따라 바람만 흐른다.
여보게, 친구, 잘 가게.....
부지런히 산에 올라 건강하게 오래 살겠다고 작심하지만
얼마나 남았는지
무엇을 위하여 어떻게 사는 것이 보람있는지
하늘에게, 구름에게, 산줄기에게 물어보기도 전
주인보다 더 세상 모르는 강아지 두 마리
그만 가자고 얼굴을 비벼댄다.
그래, 집에 가자
또 살아보자
흰구름 따라 흔들며 가는 산줄기
나도 마음을 흔들며 산을 내려온다.
또 살아야 하기에.....
다른 사람이 비빌 언덕이 되기 위하여....
친구여....
잘 가게나.....
(09. 3. 25. 최영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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