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구름과 바람

최영호200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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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한루의 봄)


                   [하늘과 구름과 바람]


오랜만에 근교 산에 올랐다.

집안에서만 짖어대던 강아지들 발걸음이 더 가볍다.


아파트 주변엔 산수유, 개나리가 피고, 목련이 터질 것 같지만

겨우내 낯설었던 산중, 아직 그늘이 차겁다.


높지 않은 산을 오르는데도 숨 가쁘고, 가슴 뛰어

스러져간 젊음이 아쉽다.


사람들, 저마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봄빛을 나눈다.

아래서는 아등바등 다투던 이들, 모르는 이에게 눈인사를 한다.


마당바위에 벌렁 누워 하늘을 본다.

흰구름 몇 개, 세월을 물고 두둥실 떠가고

황사 지나고 비 눈물 쏟아진 산줄기, 햇빛이 눈부시다.


나라 생각, 집안 생각, 앞날 생각을 하며 세월을 보내다

얼마 전 허망하게 생을 마친 친구 맑은 영혼을 생각하니 슬픔이 북받친다.

저멀리 산줄기 따라 햇볕 타고 온 바람, 아련한 추억을 일깨운다.


여보게, 친구

자네 거기 있는가?


하늘은 무심하고, 구름도 대답 없고

그대 주검이 있는 곳, 산줄기 따라 바람만 흐른다.


여보게, 친구, 잘 가게.....

부지런히 산에 올라 건강하게 오래 살겠다고 작심하지만


얼마나 남았는지

무엇을 위하여 어떻게 사는 것이 보람있는지

하늘에게, 구름에게, 산줄기에게 물어보기도 전

주인보다 더 세상 모르는 강아지 두 마리

그만 가자고 얼굴을 비벼댄다.


그래, 집에 가자

또 살아보자


흰구름 따라 흔들며 가는 산줄기

나도 마음을 흔들며 산을 내려온다.


또 살아야 하기에.....

다른 사람이 비빌 언덕이 되기 위하여....


친구여....

잘 가게나.....

(09. 3. 25. 최영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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