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외국인’ 이중국적 허용 문제 있다

배규상2009.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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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외국인’ 이중국적 허용 문제 있다

 

 

정부가 해외의 우수 인력 유치를 위해 이들에게 이중국적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이중국적제는 효과가 의심스러울뿐 아니라 국민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가 충분한 검토 없이 이중국적제 도입을 서두르는 것 같아 유감스럽다.

이른바 ‘엘리트 외국인’ 이중국적 허용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실효성이다. 정부는 과학·경제·문화·체육 등 각 분야에서 뛰어난 외국인들에게 원 국적 취소 없이 우리 국적을 허용하면 응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들조차 인정하다시피 세계적 우수 인력이 국적 문제 때문에 한국행을 기피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방향을 잘못 잡았다.

우수인력의 판단 기준도 문제다. 정부는 심의기구를 구성해 우수 인력인 엘리트를 판정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기준 마련이 말처럼 쉽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 힘 있는 사람들이 병역기피, 조세회피 수단 등으로 이 제도를 악용할 소지가 있는 셈이다. 그럴 경우 이중국적자는 1등 국민, 단일국적자는 2등 국민으로 분류되는 현상마저 나타날 수 있다.

또 미국 등 일부 국가는 이중국적을 허용하지만 중국·일본 등은 단일국적제를 유지하고 있다. 출신 국가의 국적제도 때문에 특정국가 출신들에게만 국적을 허용해야 한다면 불공평하다. 특히 현실적으로 이중국적 허용 대상자가 주로 우리 동포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는 간단치 않다.

정부가 해외 우수 인력 유치를 원한다면 국적 문제가 아니라 이들이 한국에 오지 않으려는 원인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 원인은 바로 우리 사회 환경에 있다. 최근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사회 곳곳에 외국인들이 생활하기에 불편한 구석이 남아 있다. 외국인들에게 차별적인 우리 사회 제도를 고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시급한 해외 우수 인력 유치방안이다. 정부가 국적제도 개선을 고민한다면 해외 우수 인력유치 차원이 아니라 선천적으로 이중국적자인 다문화 가정 자녀나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외국 국적을 가진 해외입양아들의 국적문제부터 검토하는 것이 정도(正道)다.

 

 

 

2009년 3월 28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