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맑은 날-2

최용규2009.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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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는 갑자기 왜...”

“마지막으로 미현이는 봐야지.”

“예?”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벽골제에서 미현이를 마지막으로 보다니요?”

그 순간 나의 머리는 극도의 혼돈상태였다. 벽골제. 내 뇌리속에 깊숙이 각이되어있던 사촌동생의 죽음. 그리고 오열하던 가족들. 힘들어 하던 내모습등. 그런 나에게 어머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미현이가 이제 이 세상에 없단다. 내일 2시에 미현이를 보내야된다ㄴㄷ ㅏ......”

어머님은 끝까지 말을 못이으시고 결국은 그냥 끊고 마셨다.

나는 전화기속에서 뚜뚜뚜뚜 하는 신호음은 듣지도 못한채 몇분을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있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러다 순간 드는 생각이 있었다.

“하하 참 진짜 너무하시네. 진짜 너무한다. 그렇게 미현이가 나랑 헤어지고 싶었나 보지 이런 거짓말까지하고 은근히 열받네!”

나는 속으로 미현이를 욕하고 씩씩대며서 아무렇지 않게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엄마를 붙잡고 실컷 미현이 흉이나 보자는 심산으로 집으로 들어서면서 엄마를 불렀다.

“엄마~~!! 엄마 아버지 말씀이 맞네. 헤어지기를 정말 잘한거 같다. 참내 어이없어서.”

엄마는 갑작스런 나의 큰목소리에 시끄럽다고 하시면서 평소와 다름없이 욕을 하신다.

“상놈의 ㅅ ㅐ ㄲ ㅣ 온동네가 다 떠나가겠다. 뭐가 엄마 말이 맞아?”

“엄마가 미현이랑 헤어지라고 했잖아. 근데 진짜 엄마가 왜그랬는지 알겠다. 참내 어이 가 없어서. 오늘 미현이 어머님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뭐라고 했는지 알아?”

“뭐라고 그랬는데 발광이야? 동네 시끄럽게”

“진짜 미현이하고 헤어지게 하고 싶은가봐. 미현이가 죽었데 그래서 나보고 미현이 마지 막은 지켜보라고 내일 벽골제로 오라고 하시네. 웃기지? 헤어지길 잘했어. 아니 아무리 내가 싫어도 그렇지 어떻게 자기 딸을 죽은사람으로 만들 수가 있냐!”

그때 나는 봤다. 엄마의 표정을 순간적으로 나하고 눈을 피하시고 외면하는 엄마의 표정을. 아니 어쩌면 나는 알고있었는지도 모른다. 그저 애써 아니기를 바라면서 현실을 외면한건지도. 나는 엄마의 표정을 못본척하고 내 방으로 들어갔다.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방에들어서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리고 내가 느끼지도 못하는 새에 누물은 내얼굴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크게 소리를 내며 우는것도 아니었다. 그저 수도꼭지가 풀린 것처럼 하염없이 눈물은 내가 느끼지도 못하는 새에 세어나와서 나의 옷을 적시고 있었다. 그런 내 모습을 알아채셨을까? 어느새 엄마가 방에 들어와서 나를 끌어안았다.

“미안하다, 용규야. 엄마는 말할 수 가 없었어. 미현이 불쌍한건 알지만, 그애가 왜 그렇 게 하려고 하는지 알고 그게 누구때문지 알아서 말릴수가 없었어. 나도 모르게 미현이보 다는 내 자식이라고 너를 생각하게되서 미현이 하자는 데로 모르는척하고 말못했다. 미 현이가 제주도로 가는 이유도.”

나는 엄마가 미안하다고 하시는 말을 들으면서 그저 울 수밖에 없었다. 그때까지도 엄마와 미현이 어머니가 너무 심하게 우리둘을 갈라놓는다고 생각했다. 어쩜 이렇게 독하실 수 있지만 생각했다. 내가 인정할 수 없었으니까 미현이가 죽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