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E냐 DIET냐…

김민아200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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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냐 DIET냐… 그녀들의 배고픈 ‘春鬪’ 가 시작됐다

# 그녀들이 숟가락 내려놓게 되는 사연들

-쇼윈도에 걸린 티셔츠가 예뻐서 들어간 보세 옷가게. 같은 걸로 66을 달라고 했더니 점원이 하는 말. “이거 프리 사이즈예요.” 하지만 아무리 봐도 이건 ‘절대44’. 언제부터 대한민국 표준이 44가 된 거야? (박모 씨ㆍ23세ㆍ대학생)

-유행하는 박스형 시폰 원피스를 하나 장만했다. 발걸음 가볍게 올라탄 버스. 원피스보다 더 샤방한 여대생이 힐끔힐끔 배를 보더니 자리를 양보한다. 쓴 웃음 지으며 괜찮다고 했지만 속으론 이렇게 외쳤다. “나 아직 시집도 안갔거든!” (김모 씨ㆍ26세ㆍ취업준비생)

-모처럼의 데이트. 한참을 걷는데, 오늘따라 분위기(?) 잡는 남자친구. 요즘 부쩍 살이 올라 고민인데 허리를 감싼 그가 갑자기 하는 말. “자기야 살 좀 빼야겠다” (윤모 씨ㆍ28세ㆍ회사원)

-백화점엔 온통 산뜻한 봄옷 물결. 얇아지고 짧아졌다. 화사한 색상에 꽃밭에라도 온듯 취해있다 문득 깨어보니 저주받은 내 하체. 아직도 짧은 치마는 내게 그림의 떡?(황모 씨ㆍ26세ㆍ회사원)

-소개팅에선 절대 보기 힘들다는 훈남을 만났다. 외모 착하고 능력 있고 매너 좋고…. 식사를 마치고 헤어지자마자 이 훈남 고개가 돌아간다. 쭉쭉 빵빵 거리의 미녀에게로. (조모 씨ㆍ27세ㆍ회사원)





DIE냐 DIET냐…

이런저런 사연을 뒤로하고, 그녀들의 바람은 단 하나. 올봄엔 정말 살 빼고 싶다! 아니, 단순히 살을 뺀다는 차원을 넘어 ‘날씬’하고 싶다. 겨우내 움츠렸던 날씨가 풀리고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아름답고 싶다’는 여성들의 욕망은 한층 더 높아진다. 인터넷에 ‘다이어트’라고만 쳐도 수십, 수백의 식이요법, 운동 동영상들이 검색된다. 게다가 요즘엔 ‘붐’이라고 불어도 좋을 만큼 체형성형, 즉 시술을 이용한 비만치료센터들이 급속도로 생겨나고 있다. 이렇게 넘치는 정보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것 탓인지도) 해마다 여성들의 다이어트 성공률은 지극히 낮다. 그래서 무한반복이자 무한도전이 되고 마는 그것. 그녀들의 봄 다이어트를 쫓아가본다.



# 다이어트 정보의 홍수, 정답은 있다, 없다?





DIE냐 DIET냐…살이 찌고 빠지는 기본원리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안 먹고 많이 움직이면 빠진다’는 것은 온 인류가 아는 상식. 오랜만에 몰라보게 날씬해진 모습으로 브라운관에 등장한 연예인들의 한결같은 대답도 (믿거나 말거나) “적게 먹고, 운동했어요”뿐. 최근 출산 후 17㎏을 감량했다는 방송인 박경림도 4분의 1로 먹는 양을 줄여서 성공했단다.

이 기본상식을 바탕으로 등장하는 것이 갖가지 식이요법. 한때는 포도나 사과 등 한 가지만 먹는 원 푸드 다이어트가 상당히 인기였다. 달걀과 블랙커피 등 음식을 몇 개 이하로 제한하는 덴마크 다이어트도 여기에 속한다. 원푸드 다이어트는 초반 열풍과는 달리 체력저하, 빈혈 증상 등 요즘엔 건강을 해친다며 인기가 시들하지만 최근 할리우드 스타들이 애용한다는 할리우드 쿠키 다이어트(섬유질이 많고 설탕과 우유함량을 줄인 오트밀과 마른 과일로 만든 ‘맛없는 쿠키’만을 먹는 것)까지 등장하는 등 그 종류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식이요법 다이어트는 보통 유행을 타는데, 작년에는 반식 다이어트(식사량을 반으로 줄여 위와 섭취량을 모두 줄이는 방법)가, 올해는 두유 미네랄주스(다양한 유기농 채소와 과일을 갈아 유기농 두유에 섞어서 마신다)와 검은콩 다이어트(아침 대신 삶은 검은콩이나 두부를 먹고, 점심은 낮은 GI수치의 음식을 충분히, 저녁은 조금 먹고 힘든 운동 대신 가볍게 걷기)가 주목을 받는 듯하다. 70만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다음카페, 성공 다이어트/비만과의 전쟁’의 운영자이자 다이어트 카운셀러인 오은석 씨는 “손쉬운 다이어트로 느껴지는 것에 사람들은 눈길이 가는 것 같다. 그러나 다이어트 성공자들도 5년 안에 95%가 요요가 온다는 연구결과를 고려하면 일시적인 식사법을 통한 다이어트란 바른 다이어트가 아니라는 게 명백하다. 매일 특정 음식들만 먹고 살 수 없어 결국 살을 빼고 다시 원래의 식사로 돌아와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처음부터 현재의 식사를 건강하게 개선하는 게 옳다”고 말한다.

웰빙 바람과 함께 건강까지 생각한 다이어트 개념이 확산되면서는 원푸드보다는 조금 번거롭지만 유로피안 오가닉 다이어트, 지중해식 저열량 다이어트 법도 등장했다. 이는 최소량의 올리브 오일만 사용해서 굽거나 찌는 방식으로 음식을 해 먹는 것으로 최소한의 조리법만을 이용해 살을 찌게 하는 다른 첨가물들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다. 또 가장 최근에는 구석기 다이어트라고 해서 채집과 수렵에 의존했던 구석기 시대의 식사법도 인기다. 탄수화물 덩어리인 쌀밥을 줄이고 채소, 견과류를 중심으로 식사를 하고 가끔 가벼운 육류섭취도 가능하다. 작정하고 하나에 몰입하는 것이 아닌 생활습관으로서 식습관을 바꾸는 방법인 것이다.

하지만 먹고 싶은 것 못 먹는 것만큼 괴로운 게 또 있을까. 직장인 조모(28ㆍ비서) 씨는 “한 때 바나나 다이어트를 한 적이 있는데, 기력이 없어지고 현기증이 났다. 것도 그렇고 제일 나쁜 건 먹고 싶은 것을 못 먹으니 우울증이 생기더라.” 식사량을 많이 줄이기 힘든 사람들은 대신 더 많이 움직이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조깅, 수영, 에어로빅, 요가 등 단순히 살을 빼는 차원이 아니더라도 건강한 체력 단련으로 늘 인기 있는 종목들에 체중감량을 목적으로 변형된 것들이 아쿠아 에어로빅, 핫 요가 등이 있다. 물속에서 혹은 뜨거운 바닥에서 운동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그냥 할 때보다 몇 배로 힘이 들고 땀이 홍수같이 쏟아진다. 밥 굶는 것만큼이나 괴로운 것은 마찬가지.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현대의학 혹은 한의학의 도움이다. 수년 전 모 개그우먼의 드라마틱한 다이어트 성공이 운동이 아니라 바로 의술이었다는 것에서 화제가 되었던 지방흡입술. 다이어터들 사이에서 살을 빼는 데 가장 확실하다고 인정되는 이 방법은 확실한 만큼 많은 비용을 요구한다. 비용적 부담과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최근엔 좀더 간편한 주사요법이나 레이저를 이용해 지방분해를 돕는 시술이 인기다. 처음엔 안전성 문제에 시비가 많았으나 나날이 진보한 기술 덕에 이젠 가벼운 마음으로 들러 상담과 치료를 받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더군다나 이 현대의학은 부위별로 살을 ‘골라 빼주는 재미’도 주니 단순한 살 빼기에서 ‘아름다움 몸’ 만들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안성맞춤인 셈이다.


# 해마다 반복되는 다이어트-그래서, 그녀들 살 빠졌대?





DIE냐 DIET냐…식이요법, 운동, 약물, 시술 등 방법은 다양하지만 딱히 이것이 제일 좋다고 할 만한 것도, 이것은 절대 안된다고 할 만한 것도 없다는 게 다이어트를 경험한 대부분의 여성의 공통적 이야기. 그만큼 체질과 성격, 그리고 목적에 따라서 선호하는 방법도, 효과를 보는 방법도 전부 다르다.


외국계 보험회사에 다니는 박모(28) 씨는 덴마크 다이어트를 하다가 열흘째 쓰러진 경험이 있다. 식사량과 식단이 바뀌면서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 살이 빠지긴 했다. 열흘 만에 4㎏ 감량. 하지만 쓰러지고 난 뒤 이 건 아니다 싶어서 식단을 원래대로 돌리고 지방흡입 시술을 고려했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상담 때 시술비용을 듣고는 입이 ‘쩍’ 벌어졌다. 또 부작용 사례, 혹은 마취 등으로 인한 사망사고까지 무시무시한 루머들에 공포감이 생겨 포기했다. “움직이는 것을 워낙 싫어해 운동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덴마크 다이어트 때보다 체력관리를 하면서 요즘 새롭게 유행한다는 검은콩 다이어트를 시작하려고 한다.”

직장 2년차 김모(27ㆍ은행원) 씨. 대학교 때 미국 어학연수에서 10㎏이 쪘다. 귀국하자마자 옥주현 요가 테이프로 살 빼기에 돌입했다. 그러기를 3개월.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듯했으나 입사를 하게 되면서 잦은 회식으로 다시 5㎏이 쪘다. 입사 초엔 피곤해서 운동 대신 생식 다이어트를 했다. “처음에는 몸도 가벼워지고, 피부도 좋아지는 것 같았는데 금방 물려서 한 달만에 그만뒀다.

역시 운동으로 빼는 게 느리긴 해도 여러 모로 나에겐 맞는 것 같다”며 최근 기계로 하체관리를 해주며 핫요가를 병행하는 몸매관리센터에 등록했단다. “꾸준히만 하면 어떻게든 살은 빠지는 것 같다. 다만 그 꾸준히가 너무 힘들기 때문에 일부러 비싼 돈을 지불하고 등록했다. 사실 이 돈이면 조금 더 보태서 지방흡입도 받을 수 있지만, 좀 더 건강하게 살을 빼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 시간, 노력, 돈-아름다움에는 대가가 따른다





DIE냐 DIET냐…

어떤 방법이든지 살을 빼는 데는 시간, 노력 그리고 금전적 부담이라는 대가가 따른다. 결국 그 대가들 중 내가 가장 아깝지 않게 쓸 수 있는 것 혹은 즐겁게 견뎌낼 수 있는 것을 취사선택하고 꾸준히 추진해 나가는 것이 관건인 셈이다.

대부분의 여성이 다이어트 중도포기, 혹은 요요현상이라는 실패 아닌 실패를 반복하는 것에 대해 다이어트 카운셀러 오은석 씨는 “강하게 동기 부여를 하고, 실천가능한 작은 시도부터 해보라”고 권한다. 다이어트를 하다가 곧장 포기를 하는 이유는 스스로 다이어트에 대한 강한 동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란다. 자신이 왜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지, 하고 난 후 얻는 것은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한 후 합리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가시적으로 기록하라고 조언하다.

그는 또한 “매일 먹던 커피를 녹차로 바꾼다든지, 매끼 밥을 한 스푼 남긴다든지…. 이런 작은 퍼즐들이 모이면 생활 자체가 날씬한 이들의 모습을 닮아가 결국은 시간이 살을 빼준다”고 이야기한다. 즉, 그가 말하는 성공적 살빼기 방법은 ‘생활 밀착형’ 다이어트. 식생활을 포함한 모든 생활 습관을 근원부터 바꾸는 것이다. 오랜 카운셀링 경험을 바탕으로 다이어트 책도 곧 발간 예정인 그는 “살을 뺀다는 것은 단순히 외모의 개선, 건강 향상 이상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삶의 변화를 안겨준다. 그 이익을 많이 알게 될수록 동기는 굳건해지고 실패의 유혹에도 더 강한 내성이 생긴다. 방법이 바르지 못한 성급한 다이어트로의 접근은 자칫 ‘악마의 수렁(요요 사이클)’에 빠지게 할 수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고 지적했다. 

“살을 빼지 못해 오는 스트레스와 갖가지 사회적인 제약들로 인한 마음의 벽을 치료하는 것으로 절대 소홀 할 수 없는 여성의 소중한 욕구”라며 “단기간에 효과를 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생활습관 등의 원인파악이 선행돼야 하고,  또한 살을 빼겠다는 자신의 의지 못지않게 친구나 가족 등의 도움으로 지속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실패를 줄이는 길”


# 다가오는 여름, 핫팬츠로 거리를 활보할 그녀들을 위해

곧 4월이다. 여름은 멀지 않았다. 결심은 빠를수록 좋고 다이어트는 꾸준할수록 좋다. 예쁜 옷, 남자친구, 건강, 직업상의 이유. 그것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다만 다이어트를 꾸준히 지탱해 줄 강력한 동기와 용기를 가져보자. 해마다 거듭되는 다이어트 실패기는 지겹다. 만났다 헤어지기를 몇 번씩, 요요현상과도 이젠 완전히 결별하자. 유행처럼 왔다가 떠나는 특정한 식이요법이나 운동방법에도 휩쓸리지 말자. 내게 맞는 방법, 내가 즐거운 방법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나만의 ‘정석 다이어트’ 법을 만들자. 인고(?)의 시간을 거쳐 올여름 새롭게 핫팬츠 대열에 낄 새로운 그녀들을 기대하고,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