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도 이 벽을 쉽게 넘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2003년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한국에서 부닥치는 각종 스트레스와 싸워야 했다는 것이다.
공항에 도착해서 받은 한국의 첫인상은 어떠했나요?
"솔직히 어떻게 이런 데서 살 수 있을지 걱정이 됐어요. 공기가 너무 나빴어요. 대구 공기가 서울보다 엄청 좋죠. 하지만 대구에서는 서양인이 많지 않아 저를 보는 시선이 고민거리였어요. 문화의 차이도 엄청났구요. 한국말도 못하고, 일은 해야 하니 엄청난 스트레스였죠. 그러니까 자동으로 병에 걸린 거죠. 다른 외국인들도 비슷해요."
극복한 비결이 있습니까?
"한국 친구들이 '고통을 참으면 어느 순간 시원해진다' 그런 말을 많이 해줬죠. 침이나 부항이나 이런 거 하면 처음에는 고통스럽지만 점점 시원해지잖아요. 그래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생각하면서 참았죠. 그랬더니 어느 순간 고통에서 벗어나고 한국 사회를 깊게 이해하는 계기가 왔어요. 저나 한국 사람이나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 깨달았고, 지금은 대구처럼 편한 곳이 없어요."
한국 사회를 너무 잘 이해해서일까? 캐서린의 한국 사회 비판은 신랄했다. 영어강사로 유치원생부터 회사원까지 가르쳐봤던 그는 자신이 개띠여서 공격적이라면서 한국 사회에 대한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한국이 영어에 미쳐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교육열이 높은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공부를 안 하면 인생 성공할 수 없다 이렇게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죠. 토익 토플 공부하는 것은 인정하면서 미술 음악 공부는 인정 안 하죠. 배고팠던 시대의 추억이라고나 할까요. 지금 한국은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진짜 부자예요. 그런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돈 걱정을 해요."
그런 걸 보면 답답하겠어요?
"한국 친구들 보면 무조건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데도 맞선 보고 결혼을 한다고 하죠. 다 쌍꺼풀 수술을 해요. 저는 무조건 말려요. 나중에 쌍꺼풀이 없는 게 유행하면 다시 수술할 건가요? 부자 나라지만 텅 비어 있는 삶이죠. 자기가 행복해야지 왜 남들의 눈치 보고 남들하고 비교하면서 사는지 이해가 안 돼요. 로봇처럼 살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매일 술 먹고 아픈 기억을 지워버리려고 하죠. 슬퍼요. 정말."
한국 청소년들은 어떤가요?
"애들을 과외하면서 느낀 건데, 아버지가 없어요. 집안에서 아버지가 갖는 교육적 위치는 커요. 허용과 금지의 기준이 뭔지, 어른들과 애정 표현을 어떻게 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죠. 그런데 한국 아이들에겐 아버지가 없어요. 밤에도 회사에 있죠. 그래서 아이들이 콤플렉스가 생기는 거예요. 자기가 가진 걸 못 보고 계속 밖에서 욕망을 갈구하죠. 그걸 물건과 음식으로 풀고, 집에 안 가고 거리에서 배회해요. 비만과 범죄가 늘죠. 가족이 흔들리면 나라가 흔들리는 거죠.
서양은 그렇지 않습니까?
"서양도 1950년대까지는 일만 했어요. 남자들이 집에 안 가고, 술 마시고, 이혼율 높아지고, 결국 가정의 해체가 왔죠. 그래서 반성하고 5시에 칼퇴근을 시킨 거예요. 한국도 회식 같은 거 하면 안 돼요. 하려면 가족들 다 데리고 가야죠. 한국이 서양의 전철을 밟을지 극복하는 방향으로 갈지 갈림길에 서 있는 거죠. 늦기 전에 가정을 지키도록 한국 사회가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이런 부분에서 방송이 엄청 중요하죠. 엄청난 영향력이 있으니까요."
요즘 가족 해체를 다루는 '막장 드라마'를 혹시 보나요?
"아뇨. 저는 집에 텔레비전이 없어요."
한국을 비판하는 말이 보도되면 악플에 시달릴지도 모릅니다.
"저는 서양인이니까 악플이 덜 한 편이죠. 일본 사람이나 중국 사람이 이렇게 말하면 아마 난리가 날 거예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중국인 은동령씨가 미수다에서 '단오는 원래 중국에서 온 축제다'라고 말했다가 정말 끔찍한 악플에 시달렸어요. 일본 사람의 말 한마디에도 그렇죠. 은동령씨는 멜라민 파동 때 택시기사에게 '중국 사람들은 바퀴벌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서양인에게는 관대하면서 왜 같은 동양인들을 무시하는지 모르겠어요. 한국은 좀더 개방적이어야 합니다."
미수다 케서린이 한국에게 주는 쓴 약.
공부·돈에 목매고 '과시'를 행복이라 착각
일본에 겉과 속 다르다지만 한국도 같아
캐서린도 이 벽을 쉽게 넘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2003년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한국에서 부닥치는 각종 스트레스와 싸워야 했다는 것이다.
공항에 도착해서 받은 한국의 첫인상은 어떠했나요?
"솔직히 어떻게 이런 데서 살 수 있을지 걱정이 됐어요. 공기가 너무 나빴어요. 대구 공기가 서울보다 엄청 좋죠. 하지만 대구에서는 서양인이 많지 않아 저를 보는 시선이 고민거리였어요. 문화의 차이도 엄청났구요. 한국말도 못하고, 일은 해야 하니 엄청난 스트레스였죠. 그러니까 자동으로 병에 걸린 거죠. 다른 외국인들도 비슷해요."
극복한 비결이 있습니까?
"한국 친구들이 '고통을 참으면 어느 순간 시원해진다' 그런 말을 많이 해줬죠. 침이나 부항이나 이런 거 하면 처음에는 고통스럽지만 점점 시원해지잖아요. 그래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생각하면서 참았죠. 그랬더니 어느 순간 고통에서 벗어나고 한국 사회를 깊게 이해하는 계기가 왔어요. 저나 한국 사람이나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 깨달았고, 지금은 대구처럼 편한 곳이 없어요."
한국 사회를 너무 잘 이해해서일까? 캐서린의 한국 사회 비판은 신랄했다. 영어강사로 유치원생부터 회사원까지 가르쳐봤던 그는 자신이 개띠여서 공격적이라면서 한국 사회에 대한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한국이 영어에 미쳐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교육열이 높은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공부를 안 하면 인생 성공할 수 없다 이렇게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죠. 토익 토플 공부하는 것은 인정하면서 미술 음악 공부는 인정 안 하죠. 배고팠던 시대의 추억이라고나 할까요. 지금 한국은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진짜 부자예요. 그런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돈 걱정을 해요."
그런 걸 보면 답답하겠어요?
"한국 친구들 보면 무조건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데도 맞선 보고 결혼을 한다고 하죠. 다 쌍꺼풀 수술을 해요. 저는 무조건 말려요. 나중에 쌍꺼풀이 없는 게 유행하면 다시 수술할 건가요? 부자 나라지만 텅 비어 있는 삶이죠. 자기가 행복해야지 왜 남들의 눈치 보고 남들하고 비교하면서 사는지 이해가 안 돼요. 로봇처럼 살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매일 술 먹고 아픈 기억을 지워버리려고 하죠. 슬퍼요. 정말."
한국 청소년들은 어떤가요?
"애들을 과외하면서 느낀 건데, 아버지가 없어요. 집안에서 아버지가 갖는 교육적 위치는 커요. 허용과 금지의 기준이 뭔지, 어른들과 애정 표현을 어떻게 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죠. 그런데 한국 아이들에겐 아버지가 없어요. 밤에도 회사에 있죠. 그래서 아이들이 콤플렉스가 생기는 거예요. 자기가 가진 걸 못 보고 계속 밖에서 욕망을 갈구하죠. 그걸 물건과 음식으로 풀고, 집에 안 가고 거리에서 배회해요. 비만과 범죄가 늘죠. 가족이 흔들리면 나라가 흔들리는 거죠.
서양은 그렇지 않습니까?
"서양도 1950년대까지는 일만 했어요. 남자들이 집에 안 가고, 술 마시고, 이혼율 높아지고, 결국 가정의 해체가 왔죠. 그래서 반성하고 5시에 칼퇴근을 시킨 거예요. 한국도 회식 같은 거 하면 안 돼요. 하려면 가족들 다 데리고 가야죠. 한국이 서양의 전철을 밟을지 극복하는 방향으로 갈지 갈림길에 서 있는 거죠. 늦기 전에 가정을 지키도록 한국 사회가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이런 부분에서 방송이 엄청 중요하죠. 엄청난 영향력이 있으니까요."
요즘 가족 해체를 다루는 '막장 드라마'를 혹시 보나요?
"아뇨. 저는 집에 텔레비전이 없어요."
한국을 비판하는 말이 보도되면 악플에 시달릴지도 모릅니다.
"저는 서양인이니까 악플이 덜 한 편이죠. 일본 사람이나 중국 사람이 이렇게 말하면 아마 난리가 날 거예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중국인 은동령씨가 미수다에서 '단오는 원래 중국에서 온 축제다'라고 말했다가 정말 끔찍한 악플에 시달렸어요. 일본 사람의 말 한마디에도 그렇죠. 은동령씨는 멜라민 파동 때 택시기사에게 '중국 사람들은 바퀴벌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서양인에게는 관대하면서 왜 같은 동양인들을 무시하는지 모르겠어요. 한국은 좀더 개방적이어야 합니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쓴 약을 줘도 이젠 소용없는 지경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