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로켓 도박’에 냉정함 잃지 말아야

배규상2009.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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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로켓 도박’에 냉정함 잃지 말아야

 

북한이 기어이 로켓을 발사했다. 한·미 양국은 어제 “5일 오전 11시30분 함북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월 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포착된 지 2개월여 만이다. 북한의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조차 막판까지 자제를 촉구하는 등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끝내 ‘로켓 도박’을 택한 북한 당국의 무모한 행동에 깊은 유감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북한 핵·미사일을 둘러싼 한반도의 긴장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뤄진 로켓 발사는 설사 그것이 인공위성 발사란 명분을 갖췄다 해도 국제사회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다. 또한 일본의 과잉 반응이 시사하듯 동북아 군비경쟁을 초래함으로써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를 저해할 수 있다. 게다가 북한이 당면한 만성적 식량 위기와 경제난을 감안할 때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로켓 발사를 강행, 국제사회의 고립을 자초하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북한의 무리수는 대내·외적 정치효과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오는 9일 김정일 3기 체제 출범에 맞춰 경제·과학·군사적 ‘강성대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속셈이 강하다. 외화 수입원인 북한의 미사일 기술을 지구촌에 과시하는 측면도 있다. 그 셈법의 귀결은 조만간 재개될 버락 오바마 미 새 행정부와의 협상에서의 주도권 확보일 것이다. 지난해 12월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서 한·미·일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로부터도 엄격한 검증의정서 채택을 요구받은 북한으로선 다시 한번 벼랑끝 전술을 펼친 셈이다.

문제는 로켓 발사에 대한 북한과 국제사회의 대응이다. 미 국무부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718호 위반”이라고 규정했고 안보리는 오늘 비공개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중국·러시아 등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실효성 있는 대응책이 나올지는 의문이다. 북 외무성 대변인은 이미 “위성 발사에 대해 단 한 마디라도 비난하는 문건 같은 것을 내면 6자회담은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2006년 7월 미사일을 발사한 뒤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되자 같은 해 10월 핵실험을 강행한 전례를 되풀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와 국제사회의 지혜로운 대처가 절실하다. 냉정하고도 실효성 있는 대응이 요체다. 북·미 회담이나 6자회담 재개 등 현 긴장 상태를 대화 국면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한·미·일은 물론 국제사회의 면밀한 검토와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 과민한 대응은 바로 북한이 의도하는 바다. 정부는 정부대로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유연하고, 창의적인 접근으로 남북대화 복원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2009년 4월 6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