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에 대해

김은령200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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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늦은 시간 사무실에 청각 장애인 피해자가 왔다.

몹시 힘든 표정과 몸짓!

그러나 수화를 전혀 못하는 나

공책과 볼펜을 챙겨서 피해자와 상담을 시도해 본다.

대충의 이유는 알 수 있었으나 정확하게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어  답답 마음이 앞선다.

대충 알아들은 내용으로 대충 치료받게 하고 다음날 수화 통역사가 오면 경찰 조사를 받기로 하고 귀가를 시킨다.

 

다음날

수화 통역사가 와서 같이 상담과 조사를 한다.

그때 까지도 별 생각이 없었다.

 

며칠 뒤

피해자는 가해자가 자신이 신고한 것에 대해 보복을 할 까봐 두렵다고 한다.

난 의례적으로 그럴경우엔 112에 신고하라고 했다.

 

아차!!

청각장애인이다.

 

그럼 112에 문자 서비스도 되니 문자를 보내라고 한다.

그러면서

내 휴대폰으로 문자를 넣어 보여 줬다.

 

"도와주세요! 저는 청각장애인 입니다. 여기는 ㅇㅇ동 ㅇㅇ번지 입니다. 지금 저는 어떤 사람이 저를 ㅇㅇ하려고 하는 상황입니다. "

 

이런!!!

 

전화로 112 누루기도 쉽지 않을 급박한 상황에서

 

어느 누가 한가하게 문자를 넣고 있겠는가???

 

현실성이 없는 대처법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질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그동안 나는 피해자를 위해서 일한다는 보람!자부심으로 살았다.

그런데 또 내가 인지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차별의 축을 발견했다

건청인인 나는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문제들!

그러고 나서 돌아보니 우리 사회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배려는 거의 없어 보인다.

 

혼자사는 청각장애인이 자장면 한그릇 시켜 먹으려면 옆집 사람에게 부탁을 하거나 알고 지내는 건청인에게 문자로 부탁하거나

그것도 안되면 직접 가야 한다.

건청인들이 1분이면 할 수 있는 자장면 시키기가 그들에겐 너무나도 많은 노력고 수고를 요한다.

 

병원에는 수화통역사가 없다.

그래서 필담으로 대충 알아듣고 진료하게 된다.

청각장애인들 중에 의사가 필담으로 하는 전문용어를 정확하게 알아듣는 이가 많이 않다고 한다.

 

우리 사회 청각장애인들은 건청인들이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것들로 인해 힘들고 차별을 받고 있다.

 

나도 아직 이런 면에 있어서 민감하지 못한 편이긴 하지만

이번에 느끼고 배운것이 많다.

우리 모두가 이런 다름에 대해 조금만 더 생각해 본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