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짚신을 거부하는 이유

김종서성형외과의원200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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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짚신을 거부하는 이유


사람들은 솔로를 보면 저마다 위로의 말을 던지곤 한다.
“짚신도 짝이 있다잖아.”
그 말을 믿고 목놓아 기다리다 보면 운 좋게도(?) 정말 짚신이 나타나기도 한다. 백마 탄 왕자와는 거리가 멀지만 딱 나만한 사람이기에 이 사람이 내 짝이구나 싶다.

글/ 젝시라이터 임기양



그녀가 짚신을 거부하는 이유
저..정말, 당신이 내 짝?


아직은 짚신을 거부하고 싶다!

하지만…마음 한 구석 밀려오는 부족함은 어쩔 수 없다. 사실 내 수준에 이 정도면 됐지, 내 짚신이려니 하지만 이 초라해 보이는 짚신 대신 때깔 나는 명품구두를 신고 싶은 그 마음, 누가 알랴.
그러나 이런 속내를 함부로 드러내기도 힘들다. 외로웠던 나날에 간만에 날아온 짚신 한 짝을 보면서 사람들은, “이제야 네 짝을 만난 거네! 축하해~”라며 난리들이다. 저마다 잘 어울린다며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하기도 한다. 물론 자신의 짝이 아님을 다행으로 여기면서 말이다. 이럴 때면 당사자는 씁쓸한 여운 때문에 가슴 한 구석이 아릿하다. ‘결국 내 운명은 이 정도?’

신데렐라나 캔디급은 아니더라도 조금은 이상형에 가까운 남자를 만나기를 바랬는데 결국 현실에 타협하는 기분. 그래서 등 떠밀려 내 짝이라는 짚신을 울며 겨자 먹기로 신어야 하는 그 심정.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일이다. 그나마 운 좋은 누군가는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짚신을 떡 하니 꿰차기도 한다. 물론 그녀 역시 레벨이 맞기 때문에 구한 짝이긴 하지만.


끼리끼리 운명은 No~

사람들은 뭐가 그리 불만이냐고, 이제야 제 짝을 만났는데 왜 불평이냐고 할 지도 모른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렇게 맞는 사람을 만나기도 힘든 판에 뭐가 또 아쉬워서 그러는지 당사자 스스로도 답답한 노릇이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사람에겐 기대치가 있다. 그 기대치마저 포기해야 할 때는 현실을 잘 알아서도, 내 주제를 알아서도 아니다. 단지 현실과 타협하는 것!
내 인생은 드라마도, 영화도, 그 어떤 판타지도 아니므로 이상형만 줄기차게 기다리다보면 엔딩이 가까워져 온다. 그러니 적당한 내 ‘짝’에 눈을 돌리고 그나마 그 짚신이 마지막 신발이길 바라며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이럴 때 사람들의 “짚신도 제 짝이 있다더니~”라는 말들은 위로가 아닌 비아냥으로밖에 들리질 않는다. ‘그래, 끼리끼리 만나니 잘 만났다고 하겠지.’ 남들은 짚신들의 만남에 운명이라 하겠지만, 정작 당사자는 이 운명을 저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녀들의 등을 떠밀지 마시오!

만약 짚신을 내 손으로 벗어 버린다면 사람들은 또 말할 지 모른다. 제 복을 제가 찬다고. 그 짚신이 정말 내 운명에 최고의 복이었다고 치자. 하지만 그런 복을 거부했다면 그 복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조금은 더 기다리고픈 마음, 그냥 타협하고 싶지 않은 마음, 사랑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는 그 마음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자신은 B급이라 해도 동급으로 만나 끼리끼리 살 바엔 차라리 오르지 못할 나무일지언정 A급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여자 마음이다. 등 떠밀리듯이 짚신을 만나서 훗날 허하고 부족한 심정 되씹을 바에야 차라리 언감생심이라도 더 나은 짝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니, 짚신도 제 짝이 있다며 솔로인 ‘그녀들’에게 강요하지는 말자. 아무리 제 짝이라 들이밀어도 당사자가 싫다면 항우장사도 못 말리는 범. 아직 현실과 타협할 마음이 없는 그녀들을 그냥 지켜봐 주자. 언젠가는 현실로 돌아와 짚신을 만나든, 아니면 소원대로 명품구두를 신든 그건 당사자가 겪어낼 몫이므로.

* 사진출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