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산 구두

윤유선2009.04.11
조회82

1.

 새로 구두을 샀다.

 

요리 보고 저리 보고

보는 것만도 기분이 좋다.

 

날씨 좋은 날

새 구두를 신고 거리를 나선다.

신고 걷는 것만도 신이 난다.

 

사람들에게 여기저기 자랑하고,

행여 더러워지거나 흠이 날까,

애지중지.

집에 와서도 여기저기 살펴보며,

물티슈로 닦아 더러운 것들을 털어내며,

애지중지.

 

내일은 신고 어디를 갈까?

내일은 무얼 입고 같이 신을까?

생각만 해도 두근두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새 구두.

 

2.

내가 좋아한 만큼.

자주 자주 신어주고,

그리고 그렇게 점 점 닳아간다.

뒷굽은 닳아 또각 또각 소리가 나고,

여기 저기 흠집도 생기고,

지워지지 않는 때도 타고,

반짝이던 보석도 빛이 바래고,

 

그래도 그냥

늘 신던거니깐,

편하니깐,

뒷 굽을 고치고 고치고

또 신고 신고

그렇지만 이미 생겨버린 흠집도 때도 바랜 버린 보석 빛도

모두 그대로이다.

 

더이상 새 구두가 처음처럼

너무 너무 좋지가 않다.

그저 늘 신던거니깐

그저 그렇게 편할 뿐.

 

더이상 신지 못 할 정도가 되어버린

새 것이었던 나의 구두는

추한 몰골로 아무렇게나

신발장에 구겨져

내 기억에서 희미해지고

버려질 날을 기다린다.

 

신발장 구석에 쳐박힌

새 것이었던 나의 구두는

어느 날 발견되고,

버려야지 생각하지만,

지난 날 예쁘게 신고 거리를 거닐던

그 때를 추억하며,,

다시 나중에 버려야지 하고

신발장 구석에 다시 쳐박힌다.

 

그렇게

버려야지 버려야지,,하면서

그러나 옛 추억,

너무나도 예쁘고

마냥 신기만 해도, 보기만 해도 좋았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 계속 미련을 두고 버리지 못한 채

다시 신발장 구석으로 쳐박힌다.

 

그리고 그렇게 그렇게

언젠가 결국 버려지겠지.

또 다른 새로운 구두를 살 테니깐.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새로운 구두가 곱게 싸여 신발장에 자리할 때,

새 것이었던 나의 구두는

아마도 눈물 흘리고 있을거야.

행복했던 과거의 순간과

그 순간을 잊지 못하는 그리움과 미련 때문에.

 

3.

울지마. 울지마.

그렇게 그렇고 그런 새 구두 이야기.

 

그리고 그렇게 그렇고 그런 우리네 LOVE STORY.

 

그거 알아?

구두 대신 너의 사랑을 넣어봐!

 

어쩜 이렇게 닮았을까?

구두의 사랑 이야기, 당신의 사랑 이야기

어쩜 이렇게 닮았을까?

구두와 사람은 다른데,,

 

울지마. 울지마.

 

구두랑 당신과는 다르니깐,,

 

울지마. 울지마.

 

어쩜 이렇게 닮았을까?

어쩜 이렇게 구두처럼 대하는걸까?

 

구두와 사람은 다른데 말이지.

 

4.

추억과 그리움 뿐인 슬픈 두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