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럴때 정말로 질투가 난다.

김창규2009.04.13
조회83
나는 이럴때 정말로 질투가 난다.

나는 생각한다.

 

 

 

어디까지 생각하냐고 묻는다면

어느정도 스스로 체계가 잡혀서

글로써 내 생각을 증명할 수 있을때까지 생각한다.

 

 

 

끝까지 생각한다는 건 여간 힘든일이 아니므로

우선 내가 할 수 있는건 이 정도다.

 

 

 

이 과정이 그렇게 대단한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쉽지만은 않다.

 

 

 

내 마음속에서

스스로에게 어떤 하나의 질문을 던지면

보통 그 질문에 따른 100여개 정도의 생각이 뒤따른다

 

 

 

우선 그 중 쓸데 없는 것을 제한다.

 

 

 

그리고 그 중 걸러진 10여개의 생각들은

또 각각의 생각들과 또다른 질문들을 만들어 내기 마련이다.

 

 

 

이런것을 일일이 뒤쫓아서 모두 해결한다면

좋겠지만

나는 그 정도로 폭발적인 뉴런의 흐름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상당 부분이 소모적인 일이라 그러한 생각과 질문 또한 걸러낸다.

 

 

 

이쯤 되면 보통 1개의 질문에

7가지 정도의 생각(또는 가능성)과

각각의 세부적인 생각 한 두가지,

그리고 질문의 의미를 보다 확장시키는

두 세개의 질문이 남게 된다 

 

 

 

여기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해 낸다. 

 

그리고

 

반드시 필요한 것과

없어도 되는 것... 그런것들을 구분해 낸다.

 

 

 

이 과정은 조금 힘들다.

필요 없어서 버리는 생각들은

아까운 마음이 조금 들긴 하지만,

버리고 난 다음에는 곧 잊혀지기 마련인데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버릴때는

능력부족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여간 아깝지가 않다.

 

 

 

어쨋든 이렇게 거르고 거르고, 버리고 버리고 나면

결국 3,4가지의 생각이 남는다.

 

 

 

나는 이것을 응축하고 압축하고 표현한다.

 

 

 

보통 이때부터 펜이 필요하다.

여러가지를 적어서 다듬고 다듬으면

그리고 또 생각하고 생각하면 

내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이 어느정도 글로써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어렴풋한 해답을 몇일간 붙잡고 있으면

어느정도 수긍이가는 해답으로 서서히 다듬어 진다.

 

마치 도자기를 만들때 오랜 시간 불 속에 넣어두고는

적절할 때에 끄집어 내야하는 그런 과정에 비유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보통 10개중에

하나는 마음에 든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그 하나가

10개 정도 모이면

그 중 하나는 '아!'라고 탄성이 나올정도로

해답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그럴때는 나도 모르게 뿌듯하다.

 

 

 

 

 

 

 

하지만... ....

 

 

 

 

 

 

 

 

그런 과정을 거쳐 나온 나의 해답을

나는 조만간 누군가의 책에서 발견한다.

 

 

 

그 사람은 아주 유명한 철학자였던 적도 있고

별 팔리지 않는 소설가가 쓴 책의 주인공이 읆조리던 대사 였던 적도 있다.

역시나 여러가지 경우가 존재했다.

 

 

 

나는 이럴때 정말로 질투가 난다.

정말로 울고 싶다.

내가 한 것이 아무것도 아닌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이런 과정은

내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겠지만

그래도 왠지 억울하다

 

 

 

나는 이럴 때 이상하게 질투를 느낀다.

가슴이 아플정도로.

오늘은 쇼펜하우어에게서 위로를 얻어야 겠다.

 

 

 

 

 

art by 오세영

note by 죽지 않는 돌고래 /05.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