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없음

안남경2009.04.18
조회51
제목없음

오늘은 사랑했던 그 사람을 우연히 다시 만났습니다 

잘 닦여진 테이블을 앞에 두고 우린 그렇게 앉아있었습니다

잘 닦여진 테이블을 보니 헤어진 이후로

그대 기억들을 끝없이 지우고 닦아내며...

결국은 죄 없는 눈물만 닦아내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런데 이젠 기억속에서 그대가 말끔히 닦여진 모양입니다...

그 사람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마음이 편안한 건 처음입니다..

예전의 그 떨림도 두근거림도...이젠 없습니다 

늘 테이블을 두고 앉을 때 우린 나란히 앉았습니다

하지만 마주 앉은 오늘은 그대의 얼굴이 보이네요

차라리.. 나란히 앉을걸 그랬습니다...

이젠 그댈 바라 볼 권한이 내겐 없습니다... 

그래요, 전 다른 사람이 생겼습니다

나를 너무도 사랑해 주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하지만...난 그를 사랑하지 않아요

늘 생각한답니다..

당신만큼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또 있을지를... 

이렇게 마주앉은 우리의 모습이

이제 더이상 사랑을 말할 수 없는 우리가 왠지 서글퍼 졌습니다 

그런 말이 있지요...

전생에서 천번을 만나야 이승에서 한 번의 인연을 가질 수 있다는...

그 말대로라면 우린 정말 꼭 이루어져야 할 사람들이었는데

전생에 천 번을 만나고도 이렇게 이루어지지 않는걸 보니

우린 아마도 전생에서 천번을 다 채우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른 아침에 담배를 피우면 생각나는 사람,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실때면 꼭 한번은 떠올라주는 사람이

지금 내 앞에 있는데...

아직도 내가 술에 취하면 나의 등을 두들겨 줘야할 사람은..

당신이여만 할 것 같은데..

이제 이 사람이 내 사랑이 아닌게 너무나 서글픕니다... 

아마도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전생에서 다 채우지 못한 천번을 다 채울때까지... 그때까지

내가 몇번이고 다시 태어나야겠습니다..

...

그리고 그 천번째가 되는 세상에서는

꼭 우리 행복하길 정말 그러길... 

그땐... 이런 서글픈 재회 하지 말고 꼭 행복하기로 해요... 

사랑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