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보여지는 모습만이 전부일까?

박지원2009.04.20
조회21,807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만이 전부일까?

비오는 오늘, 우산을 잃어버린 바람에 비를 맞으며 집에 돌아오는길에 비에 흠뻑 젖은 내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이 전부일까?"

예전에도 장례식장 복장에 대한 문제로 한번 했던 얘기였다

이는 결코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왜 갑자기 이런 것이 생각 났느냐 하는데에는 몇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과거 10대때에는 입어봤자 교복이고 또 사복또한 정말 어려보이는 복장이었기에 어떻게 입고 다녀야한다는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나이가 하나둘 더해지면서는 사춘기란 놈때문에 부모님 반대도 무릅쓰고 내가 좋아하는 옷도 입어보았고 현재는 정장을 추구하는 편이다

그런데 꼭 내가 정장을 추구하는 이유는 키,외모,덩치때문에 캐쥬얼이 안어울리기 때문만은 아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수많은 의미심장한 메세지가 담긴 눈빛들' 때문이다

 

최근 방학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을때, 난 정말 평범하다 못해 조금은 평범함에서 떨어지는 편한 옷들만 입고 가지고 왔었다

왜냐하면 나에게 있어 옷은 편한것이 제일이라는 생각이었으니까...

하지만 처음 택시를 탔을때 기사분께서는 "이 양반 택시요금 낼 돈이나 있으면서 택시를 탔느냐"하는 식의 말과 함께 내내 대놓고 내가 도망가지 않을까를 감시했었다

처음에 어이가 없고 화도 났었지만 이어지는 곳마다 그러한 발언과 감시들이 있었다

그래서 결국은 이 옷들은 집에서 입고 외출복을 따로 또 사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두고 옷을 사러 옷가게를 찾아나섰다

처음 들렀던 곳은 한국에서 꽤 유명한 양복전문점이었다

간단히 챙겨온 청바지에 와이셔츠 그리고 마이를 걸칠 생각이었기에 들른곳이었는데 들어서자마자 직원이 힐끔 쳐다보고는 상대조차 하지 않는것이었다

그러면서 전화로 계속 잡담을 하고 있었고

어차피 내가 좋아하는 색상이 까다로운것도 아니고 또 직원의 힘을 빌려야만 찾을수 있는것도 아니니 천천히 옷들을 훑어보았다

하지만 내가 찾는 검정색과 레드와인 와이셔츠는 없었다

결국 잡담중이던 직원에게 검정색과 레드와인 와이셔츠는 없냐는 질문을했고

짜증난다는듯이 날 훑어본 직원은 "검정색 와이셔츠는 매장에 없다"는 말만 간단하게 하고 다시 전화기를 붙잡고 잡담을 했다

그래서 나는 다시 "레드와인 색상은요?"라고 질문을 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이 가관이었다

"옷은 사실거에요?"라는 것이었다

순간 기가막히고 엄청나게 솟아오르는 화를 참지못해 얼굴에 열이 났음을 알수가 있었다

불쾌한 기분을 감추지 않고 쌩하고는 가게를 나갔고 이어 택시를 잡고 옷가게 많은 곳으로 가자고 했다

왜냐하면 내가 사는곳 주변의 옷가게는 그곳이 다였으니까...

그래서 결국은 바로 와이셔츠와 마이 코트까지 다 구매를 하였고 바로 가게에서 입고 나왔지만 그후로도 한동안은 기분나쁜 심정은 쉽게 감출수가 없었다

 

'왜 사람의 몸에 단지 걸쳐지고 있는 한조각 천에 그렇게 쉽게 사람을 단정짓는가'라는 불쾌감이 심히 나를 괴롭혔다

 

물론 그 직원도 다른 가게에서 내가 구매한 의류비용을 알게 되었다면 후회를 했겠지만, 구지 그 가게에 다시 들러 "아까 당신이 돈없어 보인다고 홀대하던 고객이다"라며 총구매가격이 적힌 카드명세서를 던져주고 싶은 마음까진 없었다

그 이후 나는 한국에서 외출할때마다 잠깐 집앞을 나가는것이라도 귀찮지만 꼭 차려입고 나가는 습관이 생겨버렸다

 

또다른 복장에 대한 에피소드를 말하자면 2009년 설을 쇠기위해 시골을 가야 했다

부모님께선 휴일이 시작되자마자 가셨고, 형과 나는 간만에 온 부모님집이었기에 동창들과의 약속이 있어 좀 더 늦게 출발을 해야만 했다

결국 하룻밤이 지나서 버스를 타고 가게 되었는데, 그 시간에 직행은 없었는지 다른 목적지 중간에 내려야 하는 버스를 타게 되었다

하지만 처음 표를 구매할당시 그런점을 몰랐고 탑승게이트에 갔는데 가려고 하는 목적지의 버스는 없는데 "순천"이라며 외치는 직원은 있는것이었다

이 상황에서 누구라도 질문을 햇을것이다

"저 버스 순천가나요?"라고

처음 질문했을때 직원이 비교적 공손하게 "네 순천갑니다"라고 대답을 했었고 뒤이어 형을 보았는데 형도 나와 같은 처지였던것 같았다

형도 나와 똑같은 질문을 했는데 그 직원은 짜증을 내는것이었는지 화를 냈던것이었는지 "저기 글씨 안보이냐"라고 반말로 대답을 하는것이었다

순간 형을 보고 잠깐 뒤에 있는 버스를 보았는데 조그맣게 '순천'이라고 써져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형을 보았는데 형의 복장이 눈에 들어왔다

난 당시 걸친 옷가격만해도 100만원을 웃돌았는데 형의 옷은 단조롭고 또 영락없는 학생의 옷이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나에게는 존댓말로 직원의 본분과 태도를 다하고 형에게는 반말과 건달같은 태도를 보일 필요는 없지 않는가?'라는 생각과 함께 직원을 향해 "저 새x가 미쳤나"라는 혼잣말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지금은 폭력도 욕도 생각치 못하는 나에게 있어 저 혼잣말은 정말 현재의 내 기분을 많이 대변해주었다

결국 난 부모님을 뵙고나서 "형 데리고 옷가게 가서 정장이나 그런옷들로 좀 사주시면 안되느냐"라고 부탁을 드렸다

결국 부모님이 무슨일이 있었느냐란 질문을 하셨고 참다참다 결국 이유를 말해줘야 될것 아니냔말에 그날 아침 있었던 에피소드를 말씀드렸다

 

속된말로 우리집 재산도 억인데다 '항상 사람이 넘치는 것도 문제이지만 모자라는 것보다는 낫다'라는 부모님덕에 항상 지갑에는 필요이상의 금액이 자리잡고 있다

한때 개념 없을때는 한달용돈으로 백만원도 넘게 써봤다

그런데 사람이 사람에게 보여지는 극히 일부분인 옷이란 놈을가지고 함부로 사람을 대한다던가 평가하는 그런 모습들에 눈물까지 나려고 했다

그러면서 또 그런 것들이 싫다고 옷을 차려입고 비맞은 생쥐꼴이 되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또한번 슬펐다

 

조금 화제를 돌려 다른 에피소드도 이야기해볼까 한다

나는 지금까지 많은 인생을 살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생일선물을 주거나 받아본적은 초딩시절 외에는 한번도 없었다

어릴때는 부모님이 생일파티를 열어서 친구들을 초대하시니 당연히 그랬고 중학생이 되어서는 공부에 쫓겨 내 생일이란 놈도 제대로 기억을 못했었다

그렇게 바쁜 중학생 시절을 보내고 나에게는 남들보다 빠른 자유가 찾아왔는데 그러면서 점점 주변친구들에게 생일초대도 받게 되었고 생일파티에도 가보게 되었다

그런데 난 생일 선물보다는 정말 축하한다는 메세지를 전하고 싶어서 갔던것이었고, 그 이후로는 누구도 생일에 나를 초대하는 일도 없었다

물론 지금까지도 진행되고 있다

나는 가끔씩 친구들이 내 생일을 기억하고 있다면 챙겨주는데 생일선물에 관한것은 서로 말하지 않는다

왜?

나는 선물보다는 눈물나게 고마운 축하한다는 진심이 듣고 싶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물질적인 것이라도 사람의 진심이 담긴 마음을 대신할수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여전히 선물이라는 단지 보여지는 물질적인 것에만 환장하는 사람들은 이해할수도 없고 또 이해하려 노력하지도 않는다

 

과거 장례식 복장 논란이 있었을때 생일선물을 비유로 비슷한 논지의 말을 했다

결국은?

호응보단 욕을 배로 먹었던것 같다

 

'한번이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겉으로 보여지는 물질적인 것보다는 진심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까'라는 슬픈 느낌이 들었다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소중한 사람의 진심보다 값어치 있을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더욱더 각박해지는 세상에서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감정보다는 물질적인 것에 목말라하고 그 사이에서 생겨나는 행복보다는 성공에 메말라 하는 것같아 안타까울 뿐이었다

사람의 진심은 물질적인것 마저도 살수 있지만, 물질적인 것은 사람의 진심조차 살수 없다는걸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