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갖고 싶었던 책이었다.. 워낙 좋아하는 작가이고, 결혼하지 않은 30대의 두 형제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왔다. 책은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어쩜 참 슬프기조차 한 사건들마저도 웃음 지으며 읽고 말았다.
형제는 모두 여름을 좋아한다. 와~~ 나랑 똑같다. 여름 좋아하는 사람을 별로 본 적이 없는데, 첫 장부터 이들이 좋아졌다. 해가 지기 직전 조금은 시원한 여름 저녁의 바람이 불어와 얼굴을 간지럽히면 내 마음은 설레이기 시작한다. 갑자기 그 여름날의 느낌이 되살아난다.
형 아키노부는 양조 회사에 다닌다. 특별한 일이 없을 땐 일찍 귀가하여 프로야구 팀을 응원하는 것이 취미이다. 동생 테츠노부도 같은 팀을 응원하지만, 형만큼은 아니다. 가끔 형 대신 경기 스코어를 체크해 주어야 한다. 테츠노부는 초등학교에서 일한다. 교사는 아니지만, 형보다 시간이 자유롭다. 와~~ 이것도 나랑 비슷하다. 프로야구 시즌만 되면 중계 보느라 TV나 컴에 고개를 쳐박는 내 모습이 떠오른다. 이들이 자꾸 좋아진다.
형제는 독서의 날을 정해서 오로지 책만 읽는다든가 음악을 듣는다던가 저녁을 먹고 산책을 나간다던가 비디오 영화를 본다던가 직소퍼즐을 맞춘다던가 보드게임 같은 것을 즐긴다. 와~~ 이것도 내 취향이다.
그러난 이들이 남자라는 것이 문제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집 안에만 박혀서 남자들끼리 지내는 것을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들이 좋지만, 그건 그저 친구로서일 거 같다. 내 남자가 이런 모습이라면.. 글쎄~~~
변변한 연애 한 번 못해본 형제지만, 실연의 상처만큼은 누구 못지 않다. 아키노부는 실연하면 술을 마시거나 방에 틀어박혀 정통 재즈곡을 듣는다. 테츠노부는 실연을 하면 외곽으로 나가 신칸센을 보고 온다. 늘 혼자만의 사랑으로 끝나 버리는 슬픔이 있다. 그러나 1년전부터 더 이상 여자 꽁무니를 쫓지 않는다. 그리고 평화로워졌다.
수영을 못해도 물에 뜨는 비트 판이 있으니 문제없다. 자동차 운전면허가 없어도 여행을 갈 수 있고, 여자가 없어도 즐거운 일은 얼마든지 있다.(p.13)
테츠노부는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쿠즈하라 요리코가 아키노부의 이상형이라고 생각한다. 아키노부는 비디오 대여점의 알바생인 나오미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러나 35세인 아키노부에 비해 나오미는 20대 초반으로 너무 어리다. 저돌적인 성격의 테츠노부는 이들을 집으로 초대하기로 한다. 그래서 기묘한 카레 파티가 결성되고, 두 여자가 두 남자만의 공간으로 들어온다. 망설임 끝에 초대에 응한 두 여자는 생각보다 편안함을 느낀다.
마른 체형의 아키노부는 건강한 테니스 선수풍의 여성을 좋아하고, 통통한 체형의 테츠노부는 선이 가늘고 쓸쓸해 보이는 여자, 말수가 적고 목소리가 부드러운 여자를 좋아한다. 커피우유를 좋아하는 테츠노부는 가끔씩 인사불성이 되도록 술을 마시는 아키노부가 이해되지 않는다.
쿠즈하라 요리코는 막다른 사랑을 하고 있다. 같은 학교 유부남 선생과 사랑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예전처럼 사랑을 느낄 수 없다.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야 할 때가 왔다. 쿨하게 끝내주리라 생각한다.
나오미는 첫사랑 남자 친구가 있다. 이제 코타는 둘의 사랑을 마치 숙제를 치르는 듯이 귀찮게 여기는 듯 보인다. 이를 느낀 나오미도 점점 코타에게 쌀쌀맞게 대하고 만다. 코타는 그제서야 나오미가 얼마나 소중한 지를 깨닫고 여행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말한다.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어.’ 이 말 한마디에 여자는 또 무너지고 만다.
형제의 두 번째 파티는 불꽃놀이 파티이다. 나오미가 초대 전화에 유카타를 입고 온다고 하여 둘은 유카타를 맞추고 파티 준비를 한다. 나오미가 자신의 남자 친구와 동생 유미와 남자 친구까지 함께 오겠다고 한다. 이렇게 기묘한 파티는 또 열렸다. 다행인지 나오미의 남자 친구 코타는 나오미를 바람 맞히고 나타나지 않았다.
우유부단한 아키노부지만 용기를 내어 나오미에게 데이트를 신청한다. 거절을 당하고
더 이상 비디오를 빌리러 가지도 못하게 되고 말았지만, 용기를 내었던 것 만으로도 다행인 거 같다. 아키노부는 여자들은 하나같이 무섭고 감당하기 힘든 존재라는 생각을 더 하게 되었다.
아키노부는 회사에서도 인간 관계가 그리 넓지 못하다. 유일하게 친한 오오가키 겐타와 안자이 미요코와 가끔 술을 마신다. 둘이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겐타가 아내 사오리와 이혼을 하고 싶어 하지만, 사오리는 전혀 그럴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안 후, 아키노부는 어찌해야 할지 난감하다.
사오리는 남편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 예전 사진과 편지를 아키노부 편으로 보내려고 찾아온다. 그러나 집에 있던 테츠노부가 받게 되고, 테츠노부는 첫 눈에 사오리에게 반하게 된다. 부딪히고 보는 성격인 테츠노부는 전화와 이메일로 사오리에게 다가선다. 그러나 구멍난 가슴의 상처가 너무 커서인지 사오리는 테츠노부를 거절한다. 테츠노부는 신칸센을 보러 갔다.
유미는 테츠노부의 학교에 자주 찾아와서 시간을 보낸다. 그에게 호감을 보이지만, 그의 눈에 유미는 너무 어린 꼬마일 뿐이다.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세 번째 계획되었던 오뎅 파티는 어긋난 관계들과 함께 성사되지 못했다.
겉으로 보여지는 ‘볼품없는, 어쩐지 기분 나쁜, 집 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너저분한, 도대체 그 나이에 형제 둘이서만 사는 것도 이상하고, 몇 푼 아끼자고 매번 슈퍼마켓 저녁 할인을 기다렸다가 장을 보는, 애당초 범주 밖의, 있을 수 없는, 좋은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절대 연애 관계로는 발전할 수 없는……’(p.12) 마미야 형제지만, 그들의 집을 찾는 사람들은 그들에게서 위로를 받고 편안함을 느낀다. 그리고 자신의 상처를 위로 받고 가야 할 길을 찾아 나선다.
마미야 형제는 멋진 남자는 아니다. 그러나 따뜻함 마음을 가지고 일상 속에서 작은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줄 아는 평범한 향기가 있는 사람들이다. 연애는 잘 못할지라도 그들을 깊이 알게 된 사람들은 느낀다. 소박한 인간 관계 속에서 품어져 나오는 인간미를.. 나도 그들의 곁으로 달려가서 잠시 쉬었다 오고 싶어진다. 카레를 먹고 음악을 들으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을 것만 같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아키노부와 테츠노부의 삶이.. 그리고 궁금해진다.. 그들의 미래가..
마미야 형제(에쿠니 가오리)
펴낸날 2007년 2월 27일 초판 1쇄
2007년 3월 15일 초판 2쇄
지은이 에쿠니 가오리
옮긴이 신유희
펴낸곳 소담출판사
“앞으로도 둘이서 살자. 조용히. 지금처럼.”
이렇게 소설은 시작된다..
단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갖고 싶었던 책이었다.. 워낙 좋아하는 작가이고, 결혼하지 않은 30대의 두 형제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왔다. 책은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어쩜 참 슬프기조차 한 사건들마저도 웃음 지으며 읽고 말았다.
형제는 모두 여름을 좋아한다. 와~~ 나랑 똑같다. 여름 좋아하는 사람을 별로 본 적이 없는데, 첫 장부터 이들이 좋아졌다. 해가 지기 직전 조금은 시원한 여름 저녁의 바람이 불어와 얼굴을 간지럽히면 내 마음은 설레이기 시작한다. 갑자기 그 여름날의 느낌이 되살아난다.
형 아키노부는 양조 회사에 다닌다. 특별한 일이 없을 땐 일찍 귀가하여 프로야구 팀을 응원하는 것이 취미이다. 동생 테츠노부도 같은 팀을 응원하지만, 형만큼은 아니다. 가끔 형 대신 경기 스코어를 체크해 주어야 한다. 테츠노부는 초등학교에서 일한다. 교사는 아니지만, 형보다 시간이 자유롭다. 와~~ 이것도 나랑 비슷하다. 프로야구 시즌만 되면 중계 보느라 TV나 컴에 고개를 쳐박는 내 모습이 떠오른다. 이들이 자꾸 좋아진다.
형제는 독서의 날을 정해서 오로지 책만 읽는다든가 음악을 듣는다던가 저녁을 먹고 산책을 나간다던가 비디오 영화를 본다던가 직소퍼즐을 맞춘다던가 보드게임 같은 것을 즐긴다. 와~~ 이것도 내 취향이다.
그러난 이들이 남자라는 것이 문제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집 안에만 박혀서 남자들끼리 지내는 것을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들이 좋지만, 그건 그저 친구로서일 거 같다. 내 남자가 이런 모습이라면.. 글쎄~~~
변변한 연애 한 번 못해본 형제지만, 실연의 상처만큼은 누구 못지 않다. 아키노부는 실연하면 술을 마시거나 방에 틀어박혀 정통 재즈곡을 듣는다. 테츠노부는 실연을 하면 외곽으로 나가 신칸센을 보고 온다. 늘 혼자만의 사랑으로 끝나 버리는 슬픔이 있다. 그러나 1년전부터 더 이상 여자 꽁무니를 쫓지 않는다. 그리고 평화로워졌다.
수영을 못해도 물에 뜨는 비트 판이 있으니 문제없다. 자동차 운전면허가 없어도 여행을 갈 수 있고, 여자가 없어도 즐거운 일은 얼마든지 있다.(p.13)
테츠노부는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쿠즈하라 요리코가 아키노부의 이상형이라고 생각한다. 아키노부는 비디오 대여점의 알바생인 나오미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러나 35세인 아키노부에 비해 나오미는 20대 초반으로 너무 어리다. 저돌적인 성격의 테츠노부는 이들을 집으로 초대하기로 한다. 그래서 기묘한 카레 파티가 결성되고, 두 여자가 두 남자만의 공간으로 들어온다. 망설임 끝에 초대에 응한 두 여자는 생각보다 편안함을 느낀다.
마른 체형의 아키노부는 건강한 테니스 선수풍의 여성을 좋아하고, 통통한 체형의 테츠노부는 선이 가늘고 쓸쓸해 보이는 여자, 말수가 적고 목소리가 부드러운 여자를 좋아한다. 커피우유를 좋아하는 테츠노부는 가끔씩 인사불성이 되도록 술을 마시는 아키노부가 이해되지 않는다.
쿠즈하라 요리코는 막다른 사랑을 하고 있다. 같은 학교 유부남 선생과 사랑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예전처럼 사랑을 느낄 수 없다.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야 할 때가 왔다. 쿨하게 끝내주리라 생각한다.
나오미는 첫사랑 남자 친구가 있다. 이제 코타는 둘의 사랑을 마치 숙제를 치르는 듯이 귀찮게 여기는 듯 보인다. 이를 느낀 나오미도 점점 코타에게 쌀쌀맞게 대하고 만다. 코타는 그제서야 나오미가 얼마나 소중한 지를 깨닫고 여행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말한다.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어.’ 이 말 한마디에 여자는 또 무너지고 만다.
형제의 두 번째 파티는 불꽃놀이 파티이다. 나오미가 초대 전화에 유카타를 입고 온다고 하여 둘은 유카타를 맞추고 파티 준비를 한다. 나오미가 자신의 남자 친구와 동생 유미와 남자 친구까지 함께 오겠다고 한다. 이렇게 기묘한 파티는 또 열렸다. 다행인지 나오미의 남자 친구 코타는 나오미를 바람 맞히고 나타나지 않았다.
우유부단한 아키노부지만 용기를 내어 나오미에게 데이트를 신청한다. 거절을 당하고
더 이상 비디오를 빌리러 가지도 못하게 되고 말았지만, 용기를 내었던 것 만으로도 다행인 거 같다. 아키노부는 여자들은 하나같이 무섭고 감당하기 힘든 존재라는 생각을 더 하게 되었다.
아키노부는 회사에서도 인간 관계가 그리 넓지 못하다. 유일하게 친한 오오가키 겐타와 안자이 미요코와 가끔 술을 마신다. 둘이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겐타가 아내 사오리와 이혼을 하고 싶어 하지만, 사오리는 전혀 그럴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안 후, 아키노부는 어찌해야 할지 난감하다.
사오리는 남편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 예전 사진과 편지를 아키노부 편으로 보내려고 찾아온다. 그러나 집에 있던 테츠노부가 받게 되고, 테츠노부는 첫 눈에 사오리에게 반하게 된다. 부딪히고 보는 성격인 테츠노부는 전화와 이메일로 사오리에게 다가선다. 그러나 구멍난 가슴의 상처가 너무 커서인지 사오리는 테츠노부를 거절한다. 테츠노부는 신칸센을 보러 갔다.
유미는 테츠노부의 학교에 자주 찾아와서 시간을 보낸다. 그에게 호감을 보이지만, 그의 눈에 유미는 너무 어린 꼬마일 뿐이다.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세 번째 계획되었던 오뎅 파티는 어긋난 관계들과 함께 성사되지 못했다.
겉으로 보여지는 ‘볼품없는, 어쩐지 기분 나쁜, 집 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너저분한, 도대체 그 나이에 형제 둘이서만 사는 것도 이상하고, 몇 푼 아끼자고 매번 슈퍼마켓 저녁 할인을 기다렸다가 장을 보는, 애당초 범주 밖의, 있을 수 없는, 좋은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절대 연애 관계로는 발전할 수 없는……’(p.12) 마미야 형제지만, 그들의 집을 찾는 사람들은 그들에게서 위로를 받고 편안함을 느낀다. 그리고 자신의 상처를 위로 받고 가야 할 길을 찾아 나선다.
마미야 형제는 멋진 남자는 아니다. 그러나 따뜻함 마음을 가지고 일상 속에서 작은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줄 아는 평범한 향기가 있는 사람들이다. 연애는 잘 못할지라도 그들을 깊이 알게 된 사람들은 느낀다. 소박한 인간 관계 속에서 품어져 나오는 인간미를.. 나도 그들의 곁으로 달려가서 잠시 쉬었다 오고 싶어진다. 카레를 먹고 음악을 들으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을 것만 같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아키노부와 테츠노부의 삶이.. 그리고 궁금해진다.. 그들의 미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