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이소영200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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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터널 선샤인'에서 염색한 머리가 너무나 잘어울린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케이트 윈슬렛의 여우주연상 받은 영화라기에 호기심이 일었다. 그런 그녀의 연기력의 진정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 랄프 파인즈의 눈빛 연기 못지 않은 그녀, 심연의 연기는 내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사람들은 산책로에 새롭게 나타난 그 여인을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라고 불렀다"

 

열차 두번째 칸에 몰래 탄 후, 첫번째 칸에서 일하고 있는 한나를 놀래 주려던 마이클에게 한나는 왜 자신이 있는 첫번째 칸에 타지 않고 두 번째 칸에 탔냐며 마이클을 나무란다. 한나는 직장 상사에게 근무실적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뛰어나다는 칭찬도 듣는다. 경비원은 수감자들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역할만 하는 사람이지 풀어주는 사람은 아니라고. 위의 세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한나는 융통성, 사회 능력이 없고, 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이다. 사전에 명시된 정의처럼 이건 이렇게 해야한다, 라고 생각하면 어떤 상황에서든지 그렇게만 해야한다고 판단하여 '경비원:수감자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사람'이라는 직책에 알맞게 자신의 본분을 다했을 뿐이라고 항변한다. 마이클이 두번째 칸에 탄 것이 자신을 피한 것이라 여기고, 열차에서 일했을 때처럼 수용소에서도 직업의 전문성을 지키며 일했다고 그녀 자신은 생각한다. 그녀는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에 갇혀 다른 사람에게 진정으로 마음을 열지 못했으며 글을 읽지 못한다는 노이로제에 사로잡혀 있었다. 마이클과 한나가 함께 자전거 여행을 떠났을 때 어린이 성가대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던 그녀의 아름다움과 순수함을 사랑했던 마이클은 감옥 수감중에 있으면서 뭘 깨우쳤냐는 물음에 글을 깨우쳤다고 퉁명스레 말하는 그녀를 이해하지 못한다. 감옥에 수감되면서까지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을 숨겼던 것은 한나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그러나 고의든, 직업의 본분을 다했던, 한나 자신의 말처럼 죽은 사람들은 되돌아 올 수 없다. 때문에 한나도 죄책감을 느꼈을 것이다.

처음엔 잠깐 스쳐가는 사랑이라, 그 순간에만 죽을 것 같은 사랑일 것이다, 라고 생각했던 마이클과 한나의 사랑에 대한 나의 평가는 빗나갔으며 그들의 사랑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채 흔들었다. 그녀가 사라진 후 그는 누구와도 진심으로 소통하지 못했고 사랑하지 못했다.

 

 

"이번에 보내준 것 고마워, 꼬마야. 정말 재밌더라"

 

the를 읽을 줄 알게 된 한나가 책의 한 페이지에 모든 the를 동그라미 치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장면에선 나도 그랬다. 그렇게 한 자 한 자 깨우쳐 알게 된 글로 맨 처름 마이클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중년의 신사가 된 그에게 여전히 꼬마라고 부르는 한나, 감옥에 수감된 그녀에게 책 낭독한 것을 테이프에 녹음해 보내주는 마이클. 두 사람은 변치않는 사랑을 보며 이런 것이 진정한 사랑인가, 하고 생각했다. 그에겐 그녀에게 책을 읽어준다는 것 자체가 애정표현이었으며 그녀의 순수한 감수성을 사랑한 것이었음과 동시에 그녀에 대한 그의 지속적인 사랑의 세레나데였던 것이다.

 

 

"나를 사랑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