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박이ㆍ 할아버지ㆍ 홍석천

이경빈200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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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박이ㆍ 할아버지ㆍ 홍석천

1. 사무실 앞에나와 담배 한 대를 태우던 어느 날, '초딩' 즘 되보이는 소년 세 명이 희안한 노래를 부르며 내 앞을 지나치고 있었다. 그들이 부르는 노랫말은 'A발, B발, C발~' 였는데, 이런 괴이한 가사를 'ABC' 노래의 음에 맞춰 부르더라. 어찌나 씁슬하던지... 그리고 그 무리에서 나와 눈이 마주친 한 녀석의 애드립은 내 가슴을 찢어놨다. 'A발, B발, C발, 빠박이~' (꺄르르)

대체 뭐가 좋다는 거냐!

 

2. 낮에 그 일로 담배 한 갑을 소비했다. 그래서 저녁 즈음에  담배사러 편의점에 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뭔 편의점에 사람이 이리 많은고... 나는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고, 내 앞에 있던 (아주 작은) 꼬마아이가 갑자기 몸을 뒤로 돌리더니 (키가 작아서인 듯) 내 얼굴을 찾는 듯했다. 자신보다 큰 거인의 허리와 가슴을 따라 시선을 높이다가 눈을 마주치고는 예의 바르게 말했다. "할아버지 먼저 하세요"

대체 누가 할아버지냐!

 

3. 충격의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취재 차 외부로 나갔다. 날씨는 좋고 꽃내음은 달콤하니 '샤방샤방'했다. 현장에 도착하여 담당자에게 따듯한 환영을 받아 기분이 좋았다. 와중에 그가 한 마디 했다. "배우 닮았어요".

그래서 나는, "오, 혹시 누구요?"

그러자 그는, "아~ 그분 있잖아요, 왜"

궁금했던 나는 그에게 누구 닮았냐고 물었는데, '모르면 약이오, 알면 병'이라는 말을 실감했다.

"머리도 시원하고 수염도 기르신게 홍석천 닮았어요"

아~눼, 알겠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