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죄짓고 편하게 살순 없나봅니다ㅠㅠ

엄마참어2006.08.18
조회203

12일 외가집을 갔습니다.

마당 앞 밭 비닐하우스에서, 뽀송뽀송하게 말르고 있는 꼬츄를 본 여여사께서(여여사..저희 어머니 입니다)

외숙모께 꼬츄를 좀 샀으면 한다고 말하자 외숙모께서는 안파신답니다. 이미 예약이 다 되있다고 합니다. 그동네 다 꼬츄농사 짓는데 무슨 예약이 되있다는건지.(매년 그래놓고 후에 보면 처치곤란이였으면서...) 

여여사 께서는 그럼 직접 따서 가겠다고 하자. 그것도 안되신답니다. 친척끼리 꽁짜로도 나눠먹는데. 그냥 달라는 것도 아니고. 사겠다는데 좀 너무하다 생각했습니다. 

여여사..꼬츄 살라고 가져갔던 돈..외할머니 용돈으로..고스란히 드립니다..조금..이상합니다... 

(할머니들 용돈드려도 안쓰시고 손주들 주시고 그러자나여 그래서 옷이나 간식 이런걸로 사드리고 용돈은 많이 안드리거든요) 

여여사.꼬츄에 대한 배신감도 느끼고 괴씸하기도 했는지 표정이 영...그리고 잠시후 기발한 무언가가 떠올른듯 이모와 속닥속닥... 

귓속말의 내용은 이랬습니다... 

비닐하우스에 널려있는 고츄를 훔치자는 거였습니다.맞습니다.할머니의 용돈...꼬츄값이였습니다...ㅡ.ㅡ;; 

모...거의...다 말른 상태라...부피도 많이 줄고...했으니...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15일 새벽 검정 옷으로 무장을 하고...검정 차를 섭외해서(저희 차가 흰색이라.ㅋ)가자는 완전 범죄를 구성한후. 

15일 새벽 때가 왔습니다...(긴장긴장) 

살곰살곰.비닐하우스로 들어갔는데.심장은 콩딱콩딱...다리는 부들부들...그 와중에 여여사 한마디 하십니다. '쏘주나 한잔 마시고 올껄...그럼 이렇게 떨리진 않아쓸텐데...'후회를 하며... 

꼬츄를 걷기 시작.ㅋ 개가 짓기 시작합니다...그 멍청하기 멍청하던 개가...엄마와 이모는 일딴...후퇴를 하고...개를 진정시킨 후 다시 진입... 

자루에 담을 시간조차 촉박한 상황이라...망(꼬츄 널때 ...사용하는 검정망)채 뚤뚤말아...어깨에 번쩍...

 

아뿔싸!!

아뿔싸!!

아뿔싸!!
 
계획에 미미한 실수가 있었던 것입니다...12일 널려있던 꼬츄는 다 말라서 걷구...새로딴 물꼬츄가 널려이떤 것이였습니다...(무겁죠 ㅡ.ㅡ) 

끙끙!!끙끙!!ㅋ 차 트렁크 도착 오미터전...갑자기...꼬츄가 우르르르 ㅡ.ㅡ완전 범죄를 위해 차 라이트도 안켜있습니다...시골이 라...가로등도 귀합니다... 

흙인지 꼬츄인지...무조건 주서담고...잽싸게 싣고...붕붕~~~

망 채로 걷은거라 부피가 상당하더군요...울 여여사 차 뒷자석에 꼬츄와 한몸이 되어...아니...꼬츄에 뭍혀 있습니다 ㅡ.ㅡ 

예쁘게 싣고 제대루 타고 가자니...싫다고 하십니다...빨리 동네를 벗어나자고 하십니다...

 

매운 꼬츄를 만진건 까맣게 잊고 그 손 으로 흘러내리는 땀을 닦고서는ㅋㅋ얼굴이 화끈거려 괴로워 하십니다...세수하고 가자니...무조건 벗어나자고 하십니다...참 못할 짓입니다.ㅋ...떨리긴 떨리셨나봅니다...

 

그렇게 인천까지 왔습니다...ㅎㅎ 

자꾸 꿈에 나타난다고 하십니다...사람이 죄짓고 편하게 살순 없나봅니다... 

여여사..그래도 아침마다 조금씩 말라가는 꼬츄를 보며 대견해 하십니다...못말리는 어머니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