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안리 - 그 네번째 이야기

주동희2009.05.02
조회56
부산 광안리 - 그 네번째 이야기

 

부산이다.

 

추억이 묻혀있는 곳, 광안리 해수욕장...

 

구름 한 점 없던 파란 하늘,

 

뜨겁게 쏟아지던 태양, 에머랄드 빛 바다...

 

그리고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그녀는 소주병을 보면 그 소설이 생각난다고 했었다.

 

 

 

동아리 사람들과 광안리 모래사장에 텐트를 치고,

 

짙은 녹색 모기향에 불을 붙이고,

 

동그랗게 둘러앉아 '진실게임' 을 하며,

 

투명한 소주병을 비워가던 밤..

 

그 밤이..파도에 실려 온다.

 

그녀가 "여기 있는 사람 중에 좋아하는 사람 있어?"하고

 

진실게임의 주인공이 된 나에게 물어왔을 때,

 

난..붉어진 얼굴로 대답했었다. "아니..없어.."

 

 

새벽녘에 사람들이 사람들이 하나 둘씩 텐트로 들어가 잠이 들고,

 

바다 저 너머로 태양이 떠오를 때, 그녀가 내게 물었다.

 

"우리 가까이 가서 볼래?"

 

 

그리곤 내 손을 이끌고 바다 가까이로 걸어갔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너..진짜 우리 중에 좋아하는 사람..없어?"

 

"..없어.."

 

"그래?... 난 있는데..."

 

 

그 때..그녀는 그게 누구냐고 물어봐주기를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묻지 않고, 딴청을 부렸다.

 

그녀의 대답을 듣는 게 두려웠다.

 

그게 나여도, 내가 아니어도...두려웠다.

 

 

"..졸리다..넌 안 졸려?.."

 

"졸려..근데..너랑..해 뜨는 거...꼭 보고 싶었어.."

 

"봤으니니까..우리도 가서 자자.."

 

 

그 날 이후로, 그녀는 날 봐도 전처럼 환하게 웃지 않았다.

 

그리고 여름방학이 니자고

 

겨울방학이 시작되기 전, 연애를 시작했다.

 

'우리 중 한 사람'과

 

그 한 사람이 지금 막 횟집에 나타났다.

 

"먼 데까지 와줘서 고맙다.."

 

"결혼~ 축하해!!"

 

 

그 때, 그녀가 '우리 중에 좋아했던 사람' 은 누구였을까...

 

만약 그 때..내가 그렇게 비겁하게 도망치지 않았다면,

 

이 바닷가가 추억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을까...

 

그녀가 딱 한 잔만 하겠다며 소주잔을 채운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건배!!"

 

 

그녀의 웃음소리가 하얗게 부서진다.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만약에'..라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만약에'..는 미련 많은 사람들의 넋두리일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