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강헌..유전무죄,무전유죄

손비호200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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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강헌..유전무죄,무전유죄

1988년 10월 어느 일요일...올림픽이 끝난지 얼마 안되어서의 일이다.
12명의 미결수들이 집단으로 탈주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들은 서울로 잠입했으며 왜 탈주했는지 이유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었다.
언론에서는 방학동 산기슭에 다량의 장물을 손에 넣기 위하여 이들이 탈주를 벌였다는 말을 하기도 했고 그래서 위험을 무릅쓰고 서울로 잠입했다는 제법 설득력 있는 말을 해대기도 했었다.(나중에 알고보니 지강헌이 경찰을 혼란시키려고 뿌린 헛소문이었다)
이때 서울 시내는 물론 각 톨게이트와 국도까지 검문으로 인해서 꽉꽉 막히는 현상을 초래했고 길거리에서도 불심검문을 수시로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 사건이 끝난 뒤 범인들은 단 한번도 검문을 받지 않았다고 진술하여 경찰들에게 엿을 먹이기도 했다.
사건발생 9일후, 그들은 서울로 들어와 한 가정집에서 인질을 붙잡고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에 벌어지는데, 여기서 그들의 탈주 동기가 밝혀지게 되는 것이다.
지강헌의 이 탈주범들의 우두머리였는데, 시인이 되고 싶었고 국어교사 출신(이건 기억이 정확치 않다..)이였다는 사람이었다.
그들이 탈주한 동기는 가진자들은 죄를 짓고도 형무소에 오지 않고, 돈없는 사람들은 작은 죄로도 형무소에서 오랜기간 보내야 하면 지옥같은 대우를 받는 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 내용은 지강헌이 남긴 명언 유전무죄무전유죄(有錢無罪,無錢有罪)라는 말로 집약되었고 이 말은 그 이후에도 널리 쓰이게 되었다.
이들 중 몇명은 권총으로 자살하기도 했고 경찰에 투항하기도 했으며 일부는 경찰에 의해 사살되었다.
지강헌은 마지막에 자살을 기도하며 경찰에게 스콜피언즈의 홀리데이가 든 테잎을 건네 달라고 했고 그 노래를 들으며 깨진 유리창 파편으로 자신의 목을 찌른다. 이런 상태에서 경찰이 들이닥쳐 무방비 상태의 지강헌을 총으로 사살, 사건은 막을 내리게 된다.
이 사건을 통하여 한국 사회의 모순을 꼬집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과 79년 헤비메틀 밴드인 스콜피언즈가 발표한 홀리데이는 큰 눈길을 끌게 되었다...

이 사건 당시 나는 텔레비젼에서 생중계 해주던 이 인질극을 보며 큰 충격을 받았고 '마지막 시인'을 자처하며 '홀리데이를 틀어다오'를 외치던 지강헌의 모습이 잊혀지지를 않으며 아직도 생생히 기억에 남아있다.
나 뿐 아니라 이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은 무척 많을 것이며 특히 지강헌이 틀어달라고한 노래의 가사와 그의 심경이 일치하는 점 등을 보면서 '이건 영화야..'라고 생각한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