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 (00/02/19)] 한국 정치의 문제점

남기훈200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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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원론으로 정치 현상을 분석하는 공공선택론(Public Choice)에서는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안 쓰고 다수지배주의(Majority Ruling)라는 표현을 쓴다. 제임스 뷰캐난(Buchanan)이 고든 털롴(Tullock)과 함께 창립했고 노벨 경제학상도 받은 공공선택론은 51명이 49명을 지배하는 현 다수지배주의 체제에서 민주주의는 존재할 수 없고 정치는 제도적으로 무조건 부패한다고 주장한다. 이 이론은 다음과 같다.

 

   한강 변을 따라 동에서 서로 집 사이가 100m 씩 떨어진 10 가구의 마을이 있고 제일 동쪽에 있는 집을 1번 그 다음 2번 따라서 제일 서 쪽에 있는 집을 10번으로 치자. 이 마을 주민은 제일 가까운 가게에서 물건을 사며 현재 가게는 3번 집에 있다고 치자.

 

   새로 가게를 지을 경우 몇 번 집으로 들어가야 최고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 정답은 7번이나 8번이 아닌 현존하고 있는 3번 가게 바로 옆 4번이다. 4번에 가게를 만들면 1,2,3 가구는 3번 가게로 가나 나머지 4,5,6,7,8,9,10 가구는 새 4번 가게가 3번 가게보다 가까우니 그리로 가게 된다. 그러나 8번에 가게를 지을 경우 보다 사람들이 걷는 거리는 훨씬 더 멀다.

 

   즉 8번에 가게를 지면 1,2,3,4,5 가구는 3번 가게로 6,7,8,910 가구는 8번 가게로 가 걷는 거리가 단축이 되나 주민의 복지가 아닌 수익의 최고화가 목적인 가게이니 4번으로 들어간다.

 

   각 가구를 유권자로 또 가게를 정당으로 바꾸고 동쪽을 진보나 좌익 선호 서쪽을 보수나 우익 선호로 바꾸면 뷰캐난 정치 모델이 형성 된다. 정당은 국민의 복지 최대화가 아닌 정권 창출만이 존재 목적이기에 상대정당 보다만 유권자에게 정책이 더 근접하면 되니 가게가 위치를 잡는 것과 같은 전략을 쓰게 된다. 미국 경우 민주당이 3번에 정책을 피면 공화당은 4번에 정책으로 나서며 유권자 의지와는 관계 없는 정책이 펴지게 된다. 이 당이나 저 당이나 거의 비슷한 정책 얘기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다수지배주의에서는 51명이 49명 재산을 몰수해 나누어 갖자는 법안을 통과 시키면 그 것 또한 합법적 국가 운영이다. 따라서 개인이나 집단은 이 51명 그룹에 들어가려 하니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가 바꿔 가며 편을 짜게 되고 이를 중복 연립(Overlapping Coalition)이라 한다. 이는 망국병이 아니다. 투표를 통한 다수지배주의 체제에서는 당연히 벌어지는 현상이며 박정희 전대통령 때부터 본격적인 투표 싸움이 시작되어 그 때 처음 이 지역분쟁이 생긴 것처럼 보일 뿐이다.

 

   다수지배주의에서 제도적으로 벌어지는 부패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정치가와 정치제도에 대한 허상과 기대가 없고 정확한 규칙이 있어야 하며 정치가들이 이를 어길 경우 가차없이 보복을 하여야 한다.

 

   권투 선수는 링에서 주먹을 휘둘러 폭력을 써야 하고 군인은 전쟁시 살인을 해야 하듯 정당의 존재 이유는 민주주의나 국민의 복지 최대화가 아니라 정권 탈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정당이나 정치인이 국민을 위해 일을 하기 바라는 어리석음은 권투 선수가 폭력을 안 쓰기나 군인이 살인을 안 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비논리적이다.

 

   허나 서구에서는 이 다수지배주의 정치를 오래 하다 보니 권투 선수는 발로 상대방을 못 차듯 정확한 정치게임의 규칙이 있는데 한국은 이게 없어 늘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서구에서는 세 가지 직업을 갖은 사람은 절대로 정치를 못 하는 불문율이 있다. 판사, 감사위원, 그리고 기자 이다. 판사가 정치를 하게 되면 후에 정치 기반을 닦기 위해 특수 정당에 유리하거나 자기 인기 관리를 위해 판결이 내려질 수도 있다고 일반 사람이 볼 수 있기에 법조계의 중립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판사 특히 고등법원 판사나 대법원 판사가 정치를 하려면 법조계에서 난리가 나며 법조계 전체에서 나서서 그 정치 지망생 판사를 매장 시켜 버린다.

 

   정부 즉 정권을 장악한 정당을 상대로 감사를 해야 하는 감사위원이나 기자도 마찬가지이다. 정계에 기자들이 진출하면 후배 기자가 취재를 할 때 자기가 정치를 하기 위해 특수 정당에 유리하게 기사를 쓸 수 있다고 일반이 보기에 정계에 진출하는 기자도 언론이 살기 위해 언론계에서 매장 시켜 버린다.  

 

   정당을 감시 해야 하는 판사나 기자가 정치판에 뛰어들어가니 언론문건 사태부터 각종 비리 사고까지 문제가 안 생길 수가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서구에서는 부패한 정치가를 파멸을 시켜버리는데 한국은 이들을 다시 선출해주는 습관이나 사회현상이 있으니 정치권에서는 마음 놓고 부정 부패를 할 수 있다.

 

   자기자신 이익의 최대화를 추구하는 유권자는 이성적이며 논리적으로 본인들에게 최대의 이익을 줄 수 있는 정치 후보자를 지지하나 정책을 통해 국가 즉 전사회에 집단적인 이익을 줄 수 있는 후보자 보다는 자기 자신이나 주위의 사람들에게 개인적인 이익을 줄 수 있는 후보를 원하는 게 한국의 사회계약이며 관습이다.

 

   즉 한국 문화에서는 아는 사람이 정치를 해야만 자기자신이나 자기자신 주위의 사람이 경제적 도움 또는 사회적 특혜를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니 학연, 지연, 혈연 등 인연이 있거나 아는 사람을 지지하게 되며 정치가들에게는 부정이나 부패를 조장시키는 결과를 갖고 온다.

 

   따라서 한국의 정치권 부패는 다수지배주의의 제도적인 문제와 더불어 모든 유권자의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행동의 이유로 벌어지는 현상에 불과하며 유권자가 투표 성향을 바꾸기 전에는 부정 부패가 사라지기 어렵다. 이 글은 내 개인의 의견을 서술한 글로 내가 경제고문으로 있는 어떤 정부나 기업의 의견이 아님을 밝힌다.

백광열(캐나다 전 캐나다 수상 폴 마틴의 재경부장관시절 경제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