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_중경삼림(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1994)

임양락2009.05.06
조회109

중경삼림이라는 영화는 워낙 유명해서 중국영화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한두자씩 인용하는 그런 영화였다. 그런데 난 중경삼림을 얼마전 처음보았다. 이래뵈도 영화에 대한 편식이 심한 터라 조금만 느낌이 안좋거나 그닥 그때 땡기지 않으면 세기의 명작도 마다하는데 불쌍하게도 중경삼림이 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서 불쌍한 건 나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경삼림(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1994)
 

중경삼림이라는 영화는 굉장한 시대적 감각이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미 십수년도 더 된 이야기하는 건 별로(사실 귀찮아서)라서 넘어가고 어째건 이름이 그냥 흘려듣기에 좀 무림틱하다고 할까?
대놓고 그냥 옛날 배경에 전설적으로 날라다니는 건 좋아도 현대적인 곳에서 그런 건 별로라는 주의라서 보지 않는게 첫번째 이유이다. 중경삼림의 배경인 청킹빌딩은 홍콩에 갔을 때 내가 자는 곳 근처라서 그리고 손에 든 가이드북에서 유명하다고 하니깐 가보긴 했다.


<청킹 빌딩> <영화> _중경삼림(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1994)


중동인 형님 한분이 나를 보며 "시계! 시계! 진짜같아! 싸! 진짜싸!" 연발한 기억이 선명하다. 돈이 있었다면 그 진짜같다는 시계하나 사서 정말 진짜같은지 확인하고 싶었지만 가뜩이나 환율때문에 빠듯한 시기였다.
청킹빌딩에 갔을 때 분위기 참 좋았다. 소액을 잘 바꿀수 있는 환전소도 많았고 상품들도 저렴했다. 그냥 이 빌딩안에서는 막살아도 될 꺼 같다는 분위기가 몸을 휘감는다. 물론 그럼 안된다. 범죄다.

<영화> _중경삼림(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1994)


임청하의 작품으로는 동방불패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저 때려부수고 날라다니는 영화였다고 기억하는 분도 계시지만 나에게는 꽤 시사하는 바가 많았던 영화라...조금 딴지 걸자면 미의 기준은 정말 시대에 따라 변하는 거라고 생각된다.

 

<영화> _중경삼림(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1994)


금성무 안녕! 일본배우중에 좋아하는 금성무상. 중국배우라고 오해를 받을 때가 많지만 일본인이다. 나도 얼마전에 스윗레인보면서 알게되었다. 어쩐지 일본어를 너무 잘하신다 싶었어. 좀 촐싹거리는 거 같으면서도 깊은 연기를 많이 한다.

<영화> _중경삼림(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1994)


이 분이야. 무간도에서 눈빛연기 보여주시다 한번 노출을 해주신 양조위님. 금성무나 양조위 모두 늙어도 아니 늙을 수록 깊어지는 연기자 같다. 양조위는 이때도 분위기있다. 그것도 많이.

<영화> _중경삼림(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1994)


저 인형은 가필드였던가? 음.

<영화> _중경삼림(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1994)


실연과 사랑의 시작. 그리고 상실적인 배경으로 다가오는 중경삼림. 마음 한구석이 쓸어내려간다고나 할까. 좀더 일찍보았으면 더욱 진한 영화가 됐을 것 같다. 어떤 한줄평에서 10대때, 20대때, 30대때 볼때마다 느낌이 틀린 영화라고 했었는데 그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점점 실연과 사랑에 대한 의견은 세월이 지나남에 따라 바뀌는 법이니까.

<영화> _중경삼림(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1994)

 

막연히 끌어당기는 영화같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 예전영화를 볼 때 느끼는 촌스러움도 거의 없고 촬영할때 사용했던 각도나 움직임도 시선을 잡기에 충분한거 같다. 보는 내내 한번도 쉬지않고 본 영화는 극장에서 아니면 꽤 드문데 중경삼림이 그런 영화였다.

실연은 아프다. 하지만 곧 다른 사랑도 시작된다. 새로운 사랑이 실연을 치유해준다는 고전적인 메세지와 그것들을 바라보는 관점들. 그리고 여러가지 설명하기 힘든 매력들이 있는 영화.

이것이 중경삼림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