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여러 경로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우리의 파병 의사를 타진해오면서 정부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한·미 동맹을 외교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다. 정부가 어제 재정지원과 민간재건팀(PRT) 파견 규모를 대폭 늘린 것은 정부의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정부의 고민 이유는 간단하다. 대미 관계를 생각하면 파병 요청을 외면하기 어렵고 여론을 생각하면 파병하지 말아야 한다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가 전임 부시 행정부와 달리 아프가니스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정부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미국은 한국 정부의 입장을 알고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알아서 해 달라”고만 밝히고 있다.
정부는 현재 미국이 공식 파병 요청을 하면 아프가니스탄의 수요, 다른 국가들의 지원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파병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의 판단 요소에 중요한 사항이 빠져 있다. 해외 파병에 대한 우리의 원칙이다. 정부가 고민하는 것은 다분히 원칙부재에서 비롯했다. 정부는 먼저 파병 문제에 대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다른 나라의 요청이 있다고 해서 우리가 아무 전쟁에나 병력을 파견할 수 없는 일 아닌가.
아프간 전쟁은 9·11 사태에 대한 미국의 보복으로 시작된 전쟁이다.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갈수록 현지인들의 삶은 황폐해지고 있으며 전쟁은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상태다. 우리로서는 파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미국의 공식 요청에 앞서 미리 파병 불가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한·미 동맹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다. 자칫 정상회담과 맞물려 파병을 결정한다면 한·미 쇠고기 협상의 재판(再版)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쇠고기 협상을 타결했다가 엄청난 역풍을 맞은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아프간 파병 문제 미리 선을 그어야
아프간 파병 문제 미리 선을 그어야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여러 경로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우리의 파병 의사를 타진해오면서 정부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한·미 동맹을 외교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다. 정부가 어제 재정지원과 민간재건팀(PRT) 파견 규모를 대폭 늘린 것은 정부의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정부의 고민 이유는 간단하다. 대미 관계를 생각하면 파병 요청을 외면하기 어렵고 여론을 생각하면 파병하지 말아야 한다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가 전임 부시 행정부와 달리 아프가니스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정부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미국은 한국 정부의 입장을 알고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알아서 해 달라”고만 밝히고 있다.
정부는 현재 미국이 공식 파병 요청을 하면 아프가니스탄의 수요, 다른 국가들의 지원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파병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의 판단 요소에 중요한 사항이 빠져 있다. 해외 파병에 대한 우리의 원칙이다. 정부가 고민하는 것은 다분히 원칙부재에서 비롯했다. 정부는 먼저 파병 문제에 대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다른 나라의 요청이 있다고 해서 우리가 아무 전쟁에나 병력을 파견할 수 없는 일 아닌가.
아프간 전쟁은 9·11 사태에 대한 미국의 보복으로 시작된 전쟁이다.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갈수록 현지인들의 삶은 황폐해지고 있으며 전쟁은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상태다. 우리로서는 파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미국의 공식 요청에 앞서 미리 파병 불가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한·미 동맹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다. 자칫 정상회담과 맞물려 파병을 결정한다면 한·미 쇠고기 협상의 재판(再版)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쇠고기 협상을 타결했다가 엄청난 역풍을 맞은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2009년 5월 7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