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르네상스’ 사업에서 얻는 교훈

배규상200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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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르네상스’ 사업에서 얻는 교훈

 

 

정부가 엊그제 경인운하 기공식을 갖고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 운하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인운하 대신 ‘경인 아라뱃길’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경인운하는 사실상 ‘한반도 대운하’로 여겨지는 ‘4대강 살리기’의 선도작업 성격을 띤다. 정부는 자연, 환경, 문화를 살리는 방향으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해 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은 하천생태계를 살리는 방향과는 거리가 멀다. 강을 살리기 위해서는 하천 스스로 생태계로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정부의 구상은 이와 동떨어져 있다. 하천 생태계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대신 강을 굴착해 나오는 돌과 모래로 제방을 쌓고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길을 내는 인공구조물을 만들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은 미래 생태하천 조성을 위한 하나의 좋은 예를 보여 주었다. 서울시는 암사생태공원을 환경친화적인 수변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강을 둘러싼 콘크리트 호안을 걷어냈다. 가팔랐던 호안이 사라지고 완만한 언덕이 생기면서 시민들이 한강물에 손을 담글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으며 다양한 풀들도 생태공간 속으로 들어왔다. 또 콘크리트 호안을 걷어내면서 흙을 남겨놓고 사석으로 보완하자 물새가 날 수 있는 섬도 생겼다. 겨울에는 철새도래지가 돼 철새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강이 숨쉴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주면서 생태적 기능을 되살린 것이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어제 ‘한국 녹색뉴딜의 중심에 있는 콘크리트’ 기사에서 “한국은 ‘녹색’에 관한 일관된 정의가 없다. 때문에 강둑에 콘크리트를 까는 것과 같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녹색뉴딜로 분류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삽’과 ‘콘크리트’의 환상에서 벗어나 강을 시민에게 돌려준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교훈을 곰곰이 되새겨 볼 때다.

 

 

2009년 5월 8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