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연애 조언을 해주기에 그대로 했더니 오히려 남자가 도망가버렸어요. 나중에 친구에게 도대체 왜 그런 말을 했냐며 다 책임지라고 따졌더니 친구 왈.
“이보게, 그러지 말고 연애 조언은 좀 가려서 듣지 그러나”라네요.
언제나 내 편이 되는 친구가 연애할 때는 독이 되기도 한다. 영화 의 드루 배리모어는 친구를 생각한답시고 유부남에게 관심이 생긴 스칼렛 요한슨에게 “그가 진짜 너의 사랑이면 어떻게 하냐”며 불륜을 조장한다. 그래서 결과는? 한 가정 제대로 파괴하고, 스칼렛 또한 상처를 받게 된다. 친구를 생각해서 한 연애 조언이 결국 친구를 막장으로 몰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사람은 사랑에 빠지면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서게 되고, 논리적인 영역을 담당하는 우반구의 후측 대상피질과 편도체, 전전두피질 일부의 활동이 감소돼 옳지 않은 선택을 하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 친구가 잘못된 조언을 해대니 문제가 시작되는 것. 김양래 휴 정신과 김양래 원장은 보통 여자들이 조언할 때는 자신의 입장과 가치관을 투영해서 말한다고 한다. 따라서 조언을 받는 사람은 그녀들의 인격과 현재 상황을 잘 파악해서 말을 가려 들어야 하는데, 친한 친구 사이에서는 그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비이성적 연애 조언을 듣고 따르게 되는 것이라고.
을 쓴 조윤주 작가는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친구끼리 연애 상담하는 것을 듣다 보면 ‘저건 충고가 아니라 친구가 안되라고 기원하는 저주군!’이라고 생각될 때가 많다고 한다. 물론 친구의 진심을 의심해서는 안되겠지만, 친구 중엔 당신에게 질투와 시기심을 가진 채로 우정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그녀가 현재 연애 조언을 제대로 해주지 못할 상황에 처했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게다가 자기 연애사가 좋지 않으면 친구의 연애 문제를 삐딱하게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친구의 조언 때문에 두 명의 남자와 모두 멀어진 입장이 되고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 여자들이 친구에게 잘못된 연애 조언을 하는 진짜 심리는 무엇이고, 그녀들의 조언을 어디까지 믿고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그래서 이 답을 조윤주 작가와 김양래 원장, 다각적 심리 실험을 통해 알아봤다.
CASE 1
절대 먼저 연락하지 마. 남자는 마음에 드는 여자한테 반드시 연락해. 만약 네가 연락해서 잘되면, 그건 사귈 때도 문제가 될 거야. 제 친구는 소개팅 후 남자에게 먼저 연락할까 고민하는 제게 이렇게 말했어요. -최○○(28세, 공무원)
친구의 진심은? 조윤주 작가는 이렇게 조언하는 여자들의 상당수가 자신이 적극적으로 남자에게 먼저 연락했다가 ‘으윽, 내가 이런 꼴을 당하려고 먼저 연락했었던가!’의 기분을 느껴본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그것도 아니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라는 류의 연애 조언을 신봉하는 사람이거나. 물론 ‘남자에게 절대 먼저 연락하지 마라! 남자는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는 어떤 일이 있어도 연락한다’는 연애 조언이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절대 다수(!)의 남자들이 마음에 드는 여자에겐 무슨 일이 있어도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모든 연애 상담이 그렇듯 ‘반드시 그렇다’라고 일반화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여자가 먼저 연락하거나 고백해서 잘된 커플 또한 주변에 많이 있지 않나? 더구나 요즘 젊은 남자들은 대체로 귀하게 자라 연약하다. 상대가 마음에 들어도 자기는 먼저 대시하지 않고 간을 보는 고양이과의 남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같은 데이트 규칙을 철썩같이 믿는 친구의 말을 꼭 들을 필요가 있을까? 그녀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당신도 똑같이 생각하라는 법은 절대로 없다.
이럴 때 당신은? 친구의 조언에 흔들렸다는 건 이미 당신이 그 남자에게 마음이 가 있다는 걸 전제하고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남자한테 연락할까 말까 고민하는 여자는 없으니까. 그럼 한번 찔러봐라. 친구 말을 왜 듣나? 또 거절당해서 창피하면 좀 어떤가. 당신만 얘기 안하면 아무도 모를 텐데. 그에게 연락하지 말라는 친구의 말에 “알겠어. 그렇겠지?” 정도로 대답하고 그냥 무시하라. 당신 친구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의 신봉자다. 그런 사람에게 연애의 룰에도 ‘예외’가 있다고 설명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경험해봤으면 알 거다. 어차피 당신 마음이고, 당신 인생이다. 그 남자한테 연락하고 싶다면 하라. 당신 마음은 미친 듯이 달려 나가고 싶은데, 친구가 “그건 아니야”라고 얘기한다고 멈춰버리면 도대체 당신에게 주체성이라는 게 있는지 의심스럽다. 그리고 만약 그 남자한테 연락해 단칼에 ‘까였’더라도 친구한테는 말하지 마라. 자기 말 안 들어서 그렇게 됐다고 몇 년은 얘기할 테니까. 연락해서 잘되었더라도 친구에게는 둘이 만나게 된 사연을 일단 숨기는 게 낫다. 왜냐고? 당신 친구가 그랬잖나, “네가 연락해서 잘되면 그건 사귈 때도 문제가 될 거야”라고.
CASE 2
그렇게 사귈 거면 헤어지는 게 낫지 않니? 제 친구는 3년간 친구처럼 지내는 우리 커플에게 이렇게 얘기했어요. - 최○○(27세, 디자이너)
친구의 진심은? 이렇게 말한 친구는 자신도 열렬히 사랑을 하다 식어본 경험이 있거나, 아니면 그런 사랑만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로맨티스트일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사랑엔 정답이 없다. 누군가는 불같이 사랑하면서 기쁨을 느끼지만, 누군가는 미지근하게 안정적인 사랑을 유지하며 기쁨을 느낄 수 있다. 헤어질 이유도 없는데, 사랑이 뜨겁지 않다고 해서 ‘그와 넌 맞지 않아’라고 얘기하는 건 그녀의 좁은 소견, 혹은 좁은 마음 때문이다. 김양래 원장은 여자들이 남자에 비해 세심한 부분까지 서로 이야기하면서 공유하는 것은 이를 통해 상대에게 이해받고 관심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라며, 이런 마음이 확장되면 동성 친구의 남자친구에게도 질투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친구가 마음 깊은 곳에서 당신의 연애가 안되길 바라는 이상한 질투심이 있으면 이렇게 조언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럴 때 당신은? 친구가 얘기하기 전부터 당신 스스로도 지금 만나고 있는 남자와 연애 감정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것에 불안함을 느꼈을지 모른다. 가슴에 손을 얹고 잘 생각해보라. 정말 그런 것인지 아닌지. 그래도 잘 모르겠다고? 그렇다면 내일 당장 남친과 헤어진다고 가정해보라. 참을 수 없이 불안함과 외로움이 느껴진다면 그와 계속 사귀는 것이 맞고, 오히려 홀가분한 느낌이 든다면 친구의 조언을 받아들여도 좋다. 하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다면 친구의 조언은 무시하라. 불처럼 활활 타오르는 사랑만 사랑이 아니다. 남자친구와 3년간 만났다는 것은 서로 잘 맞는다는 증거 아닌가? 활활 타오르지 않는다고 사랑이 식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열정적인 사랑이 안정적인 애정으로 바뀌었을 수 있으니까. 친구가 앞으로 이런 조언을 수시로 한다 해도 ‘네가 모르는 깊은 정이 우리 사이에는 있거든’이라고 생각하시길.
CASE 3
괜찮을 거야. 어차피 남자친구는 모르잖아. 그리고 명확히 말해 새 남자와 사귀는 것도 아니고, 그저 밥만 몇 번 먹었을 뿐 아냐? 아직 결혼한 것도 아니니까 즐기렴. 제 친구는 남친을 두고 바람을 피우려는 제게 이렇게 얘기했어요. -박○○(25세, 대학원생)
친구의 진심은? 상황 자체만 보면 도덕적으로 나쁜 일이다. 스킨십의 여부와 상관없이 남친에게 죄책감을 가질 정도니까. 보통 당신을 생각하는 친구라면 이럴 때 ‘바람피우지 마’를 주제로 설교를 퍼부을 거다. 하지만 이 친구는 당신의 편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이미 벌어진 일이고, 말려봤자 안될 것 같으니까 친구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주고 싶었을 거란 얘기. 하지만 이쯤에서 여자들의 심리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여자들은 대체로 다른 여자들의 바람에 관대하지 않다고 조윤주 작가는 얘기한다. 당신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 이 친구가 돌아서서 뒷담화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아니면 자신 역시 바람을 피워봤거나, 당신의 남친이 마땅치 않거나, 혹은 당신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을 때도 친구는 이렇게 조언한다.
이럴 때 당신은? 조언해준 친구의 진심을 잘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만약 조언한 친구가 바람을 피워본 경험이 있거나 현재 당신의 남친을 그리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면, 그녀의 조언은 무시하도록 한다. 당신 상황을 그리 객관적으로 봐줄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신이 어떻게 되든 ‘네 마음대로 하렴’이라고 얘기한 친구는 너무 자주 만나지 마라. 그야말로 당신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친구니까. 죄책감을 느꼈다는 것은 이미 당신이 답을 알고 있다는 증거다. 남자친구든 새 남자든 둘 중 하나는 정리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하고, 친구에게 털어놓으면서 죄책감을 벗어버리려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자. 얘기했듯이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분명히 한 번쯤은 다른 곳에 가서 당신을 ‘씹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CASE 4
그 남자랑 헤어지지 마. 얼마 만에 만난 남자니? 그 정도로 괜찮은 남자 만나기가 쉬운 줄 알아? 제 친구는 성격 차이로 남친과 헤어지려는 제게 이렇게 얘기했어요. -이○○(32세, 컴퓨터프로그래머)
친구의 진심은? 친구가 당신을 무지하게 저평가하고 있다. 어쩌면 평소에 만나면서도 당신을 모든 면에서 ‘깔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만약 당신을 저평가하는 게 아니라면 그녀는 솔로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내지 않았나 싶다. 남자를 사귀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니까. 전자는 나쁜 친구, 후자는 불쌍한 친구 되시겠다.
이럴 때 당신은? 조윤주 작가는 이럴 때 “그렇게 괜찮은 남자이면 내가 헤어지겠다고 하겠니?” 정도로 대답하고 더 이상 말을 길게 섞지 말라고 조언한다. 자신을 무시하는 친구 면전에서 화를 내봤자 당신 인격에만 흠이 갈 뿐이다. 그리고 웬만하면 그 친구와는 길게 사귀지 말라고. 바쁜데 뭐 하러 이런 친구를 만나나?
CASE 5
좀 기다려봐. 어쩌면 그의 가족에게 시급한 문제가 생겼을지도 모르잖아. 제 친구는 일주일이나 잠수 탄 남친 때문에 걱정하는 제게 이렇게 얘기했어요. -지○○(22세, 대학생)
친구의 진심은? 이런 조언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실질적인 조언이기 때문이다. 초조한 당신의 마음을 달래는 데 친구의 이런 말보다 더 도움이 되는 게 어디 있겠나?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당신을 보고 친구는 이 말밖에 할 수가 없었을 거다. 이 사람은 진실한 친구다. 하지만 반면 어떤 친구는 당신이 너무 귀찮아 이렇게 말했을 수도 있다. “전화 걸어봐. 아니면 집에 가보든지”라고 말하면 당신이 전화 안 받는다고 징징거리고, 찾아갔더니 없다고 징징거릴 게 뻔하니까 애초에 간단하게 입 막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
이럴 때 당신은? 이건 친구가 진상이 아니라 당신이 진상이다. 연락이 안되는 남친을 친구가 어쩌겠는가? 자세한 내용을 알기 전까진 그저 친구한테 걱정된다고 한마디만 하고, 더 이상 얘기하지 마라. 같이 걱정해서 해결될 일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함께 걱정해주고, 함께 욕해주고, 차분히 기다려보자는 것 외에 친구가 뭘 해줄 수 있겠나? 그것도 한 번이면 족하지, 3일간 연락 안된다고 3일 내내 친구를 괴롭히면 안된다. 친구도 사생활이 있잖아! 고민하고 걱정할 시간에 남친과 연락할 방법을 찾아보시라. 알겠지?
CASE 6
그가 널 두고 바람을 피울 리가 없잖아! 제 친구는 남친이 바람피우는 것 같아 걱정하는 제게 이렇게 얘기했어요. -정○○(30세, 마케팅 디렉터)
친구의 진심은? 조윤주 작가는 “이 세상에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일은 거의 없다”고 얘기한다. 친구가 신도 아니고, 어떻게 100% 그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을까? 친구를 안정시키겠다고 바람의 정황이 확실한데도 그걸 무시하라는 친구는 현실 인식이 부족하거나, 당신을 (비상식적으로) 숭배하고 있을 수 있다. 하나 더. 그 친구는 당신에게 기본적으로 경쟁심을 느끼고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당신의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연애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만약 그녀가 누군가와 사귀고 있는 상태라면, 당신의 상황을 보고 마음속으로는 ‘내 남친은 안 그런데’라며 우월감을 느끼고 있을지도.
이럴 때 당신은? 바람의 정황이 확실한데 믿지 말라고 하는 친구는 현실 인식이 부족한 것이니 패스. 문제는 두세 번째의 경우다. 평소에 당신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는 그 친구는 ‘남자들이 너를 두고 바람피울 리가 없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다. 당신이 육감적으로 느낀 남친의 바람기가 정말인지 아닌지를 친구에게 물어본 것인데, 그녀는 엉뚱한 소리만 하고 있으니 남친의 바람과 관련된 조언은 다른 친구에게 상담하시라. 만약 마지막 경우처럼 질투심 때문에 당신의 연애가 망가지는 것을 속으로 즐기는 친구라면 그냥 버려라. 두고두고 피곤한 스타일이면서 언제 뒤통수칠지 모르니까.
The Worst Love Advice A Friend Gave Me 친구의 조언 때문에 간만의 연애를 망친, 사연 많은 여자들의 시원 솔직 고백이다.
“제가 남친을 막 사귈 무렵, 친구 한 명이 주도권을 잡으려면 초반이 중요하다고 말하더군요. 그러면서 사귀자마자 튕기듯이 헤어지고, 한 일주일 후 몸이 달아 있는 그에게 다시 만나주겠다고 하라는 거예요. 남자가 더 좋아해야 연애가 오래가는데, 저희 커플 같은 경우는 제가 오랜 기간 그를 짝사랑하다 먼저 들이댔기 때문에 자존감이 너무 없다면서요. 한편으로 생각하니 일리가 있는 것 같아 친구 말대로 했죠. 그런데 그 이후로 저 완전히 차인 거 있죠? 남친이 저처럼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 제일 싫다면서 헤어지자고 했거든요. 막 사귀기 시작했을 때도 제가 더 좋아하는 상황이라 무조건 오빠한테 잘해도 모자랄 판이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봐도 제가 친구의 말도 안되는 주도권 얘기에 왜 이성을 잃었는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그 이후로는 친구 말이 아무리 맞는 것 같아도 무조건 안 듣게 됐다니까요.” -이○○(24세, 대학생)
“제 친구 중 한 명은 주사가 심한 남친 때문에 마음고생을 꽤 했었어요. 어느 날 그 친구와 놀고 있는데 제 남친이 술을 좀 마시고 전화해서 귀엽게 굴더군요. 그런데 친구가 갑자기 오버해서는 술 마시고 전화하는 남자는 매너에 문제가 있다는 둥, 그런 남자는 나중에 술 마시고 때릴 거라는 둥 별 시답지도 않은 얘기를 계속했는데, 몇 시간쯤 들으니까 맞는 말같이 느껴지는 거예요. 그래서 남친한테 또 전화가 걸려오기에 ‘나를 무시하는 거냐? 왜 술 마시고 자꾸 전화질이냐?’라며 못된 말을 했어요. 다음 날 남친이 그러더군요. 맥주 두 잔 마시고 여친한테 전화도 못하냐며 자기가 무슨 스토커냐고! 게다가 친구들한테 여자친구 자랑한다고 두 번째는 영상통화로 걸어서 남친의 친구들이 제가 고질라처럼 화내는 모습을 다 봤다나요? 친구가 헛소리해서 그랬다고 말하며 미안하다고 남친한테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었다니까요.” -김○○(28세, 학원 강사)
“제가 원래 남자를 잘 못 봐요. 항상 나쁜 남자한테 당했거든요. 그걸 아는 친구가 마음에 드는 남자가 생기면 곧바로 자기한테 보여달라더군요. 괜찮은지 별로인지 확인해주겠다며! 그러다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가 있었는데 정말 완벽했어요. 직업도, 나이도, 생김새도, 학벌도, 재산도! 그래서 전 친구한테 소개시켜 주며 그가 어떠냐고 물어봤죠. 친구는 그 남자가 너무 완벽해 보인다며, 뒤가 구릴 거라고 자꾸 흉을 보는 거예요. 급기야는 연락하지 말라더군요.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 제 친구가 그에게 작업을 걸어 결국 둘이 사귄다는 거예요. 엄마한테 울면서 얘기했더니, ‘원래 친한 친구가 남자를 뺏는 법이지’라며 혀를 쯧쯧 차셨어요. 친구도 남자도 모두 잃어버린 저, 너무 불쌍하지 않나요?” -이○○(27세, 회사원)
“2년 전에 어떤 남자와 데이트를 하게 되었는데, 술을 마시다 보니 어느새 그 남자의 집에 가게 되었어요. 저도 그가 마음에 들어 같이 밤을 보내도 괜찮겠단 생각을 했죠. 그런데 이 남자, 제 몸에 손도 안 대고 잘 놀더니 아침에 집에 데려다주더군요. 저는 아무 일 없었던 게 이상해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그가 게이 아니면 저한테 관심이 없는 거라며 한 번 더 밤에 만나보라더군요. 하지만 그날도 마찬가지로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고 다시 집으로 고이 돌려보냈어요. 전 확신을 갖고 그를 더 이상 만나지 않았죠. 그러다 최근 일 때문에 그를 다시 만나게 됐어요. 그래서 예전 얘기를 꺼내며 그때 정말 나한테 관심이 없었냐고 물었더니, 아니라는 거예요. 당시 비뇨기에 문제가 생겨서 병원을 다닐 때라 진도를 나갈 수 없었다더군요! 그 이후로 연락하려 했는데 제가 너무 매몰차게 돌아서서 연락을 못했대요. 그때 친구 조언만 아니었다면, 그동안 외롭게 지내지 않았을 텐데 정말 아쉬웠다니까요.” -임○○(가명, 29세, 프리랜서 작곡가)
리얼 분석! 친구의 연애 조언 들어야 할까?
친구가 연애 조언을 해주기에 그대로 했더니 오히려 남자가 도망가버렸어요. 나중에 친구에게 도대체 왜 그런 말을 했냐며 다 책임지라고 따졌더니 친구 왈.
“이보게, 그러지 말고 연애 조언은 좀 가려서 듣지 그러나”라네요.
언제나 내 편이 되는 친구가 연애할 때는 독이 되기도 한다. 영화 의 드루 배리모어는 친구를 생각한답시고 유부남에게 관심이 생긴 스칼렛 요한슨에게 “그가 진짜 너의 사랑이면 어떻게 하냐”며 불륜을 조장한다. 그래서 결과는? 한 가정 제대로 파괴하고, 스칼렛 또한 상처를 받게 된다. 친구를 생각해서 한 연애 조언이 결국 친구를 막장으로 몰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사람은 사랑에 빠지면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서게 되고, 논리적인 영역을 담당하는 우반구의 후측 대상피질과 편도체, 전전두피질 일부의 활동이 감소돼 옳지 않은 선택을 하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 친구가 잘못된 조언을 해대니 문제가 시작되는 것. 김양래 휴 정신과 김양래 원장은 보통 여자들이 조언할 때는 자신의 입장과 가치관을 투영해서 말한다고 한다. 따라서 조언을 받는 사람은 그녀들의 인격과 현재 상황을 잘 파악해서 말을 가려 들어야 하는데, 친한 친구 사이에서는 그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비이성적 연애 조언을 듣고 따르게 되는 것이라고.
을 쓴 조윤주 작가는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친구끼리 연애 상담하는 것을 듣다 보면 ‘저건 충고가 아니라 친구가 안되라고 기원하는 저주군!’이라고 생각될 때가 많다고 한다. 물론 친구의 진심을 의심해서는 안되겠지만, 친구 중엔 당신에게 질투와 시기심을 가진 채로 우정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그녀가 현재 연애 조언을 제대로 해주지 못할 상황에 처했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게다가 자기 연애사가 좋지 않으면 친구의 연애 문제를 삐딱하게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친구의 조언 때문에 두 명의 남자와 모두 멀어진 입장이 되고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 여자들이 친구에게 잘못된 연애 조언을 하는 진짜 심리는 무엇이고, 그녀들의 조언을 어디까지 믿고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그래서 이 답을 조윤주 작가와 김양래 원장, 다각적 심리 실험을 통해 알아봤다.
CASE 1
절대 먼저 연락하지 마. 남자는 마음에 드는 여자한테 반드시 연락해. 만약 네가 연락해서 잘되면, 그건 사귈 때도 문제가 될 거야.
제 친구는 소개팅 후 남자에게 먼저 연락할까 고민하는 제게 이렇게 말했어요. -최○○(28세, 공무원)
친구의 진심은?
조윤주 작가는 이렇게 조언하는 여자들의 상당수가 자신이 적극적으로 남자에게 먼저 연락했다가 ‘으윽, 내가 이런 꼴을 당하려고 먼저 연락했었던가!’의 기분을 느껴본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그것도 아니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라는 류의 연애 조언을 신봉하는 사람이거나. 물론 ‘남자에게 절대 먼저 연락하지 마라! 남자는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는 어떤 일이 있어도 연락한다’는 연애 조언이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절대 다수(!)의 남자들이 마음에 드는 여자에겐 무슨 일이 있어도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모든 연애 상담이 그렇듯 ‘반드시 그렇다’라고 일반화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여자가 먼저 연락하거나 고백해서 잘된 커플 또한 주변에 많이 있지 않나? 더구나 요즘 젊은 남자들은 대체로 귀하게 자라 연약하다. 상대가 마음에 들어도 자기는 먼저 대시하지 않고 간을 보는 고양이과의 남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같은 데이트 규칙을 철썩같이 믿는 친구의 말을 꼭 들을 필요가 있을까? 그녀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당신도 똑같이 생각하라는 법은 절대로 없다.
이럴 때 당신은?
친구의 조언에 흔들렸다는 건 이미 당신이 그 남자에게 마음이 가 있다는 걸 전제하고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남자한테 연락할까 말까 고민하는 여자는 없으니까. 그럼 한번 찔러봐라. 친구 말을 왜 듣나? 또 거절당해서 창피하면 좀 어떤가. 당신만 얘기 안하면 아무도 모를 텐데. 그에게 연락하지 말라는 친구의 말에 “알겠어. 그렇겠지?” 정도로 대답하고 그냥 무시하라. 당신 친구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의 신봉자다. 그런 사람에게 연애의 룰에도 ‘예외’가 있다고 설명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경험해봤으면 알 거다. 어차피 당신 마음이고, 당신 인생이다. 그 남자한테 연락하고 싶다면 하라. 당신 마음은 미친 듯이 달려 나가고 싶은데, 친구가 “그건 아니야”라고 얘기한다고 멈춰버리면 도대체 당신에게 주체성이라는 게 있는지 의심스럽다. 그리고 만약 그 남자한테 연락해 단칼에 ‘까였’더라도 친구한테는 말하지 마라.
자기 말 안 들어서 그렇게 됐다고 몇 년은 얘기할 테니까. 연락해서 잘되었더라도 친구에게는 둘이 만나게 된 사연을 일단 숨기는 게 낫다. 왜냐고? 당신 친구가 그랬잖나, “네가 연락해서 잘되면 그건 사귈 때도 문제가 될 거야”라고.
CASE 2
그렇게 사귈 거면 헤어지는 게 낫지 않니?
제 친구는 3년간 친구처럼 지내는 우리 커플에게 이렇게 얘기했어요. - 최○○(27세, 디자이너)
친구의 진심은?
이렇게 말한 친구는 자신도 열렬히 사랑을 하다 식어본 경험이 있거나, 아니면 그런 사랑만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로맨티스트일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사랑엔 정답이 없다. 누군가는 불같이 사랑하면서 기쁨을 느끼지만, 누군가는 미지근하게 안정적인 사랑을 유지하며 기쁨을 느낄 수 있다. 헤어질 이유도 없는데, 사랑이 뜨겁지 않다고 해서 ‘그와 넌 맞지 않아’라고 얘기하는 건 그녀의 좁은 소견, 혹은 좁은 마음 때문이다. 김양래 원장은 여자들이 남자에 비해 세심한 부분까지 서로 이야기하면서 공유하는 것은 이를 통해 상대에게 이해받고 관심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라며, 이런 마음이 확장되면 동성 친구의 남자친구에게도 질투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친구가 마음 깊은 곳에서 당신의 연애가 안되길 바라는 이상한 질투심이 있으면 이렇게 조언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럴 때 당신은?
친구가 얘기하기 전부터 당신 스스로도 지금 만나고 있는 남자와 연애 감정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것에 불안함을 느꼈을지 모른다. 가슴에 손을 얹고 잘 생각해보라. 정말 그런 것인지 아닌지. 그래도 잘 모르겠다고? 그렇다면 내일 당장 남친과 헤어진다고 가정해보라. 참을 수 없이 불안함과 외로움이 느껴진다면 그와 계속 사귀는 것이 맞고, 오히려 홀가분한 느낌이 든다면 친구의 조언을 받아들여도 좋다. 하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다면 친구의 조언은 무시하라. 불처럼 활활 타오르는 사랑만 사랑이 아니다. 남자친구와 3년간 만났다는 것은 서로 잘 맞는다는 증거 아닌가?
활활 타오르지 않는다고 사랑이 식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열정적인 사랑이 안정적인 애정으로 바뀌었을 수 있으니까. 친구가 앞으로 이런 조언을 수시로 한다 해도 ‘네가 모르는 깊은 정이 우리 사이에는 있거든’이라고 생각하시길.
CASE 3
괜찮을 거야. 어차피 남자친구는 모르잖아. 그리고 명확히 말해 새 남자와 사귀는 것도 아니고, 그저 밥만 몇 번 먹었을 뿐 아냐? 아직 결혼한 것도 아니니까 즐기렴.
제 친구는 남친을 두고 바람을 피우려는 제게 이렇게 얘기했어요. -박○○(25세, 대학원생)
친구의 진심은?
상황 자체만 보면 도덕적으로 나쁜 일이다. 스킨십의 여부와 상관없이 남친에게 죄책감을 가질 정도니까. 보통 당신을 생각하는 친구라면 이럴 때 ‘바람피우지 마’를 주제로 설교를 퍼부을 거다. 하지만 이 친구는 당신의 편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이미 벌어진 일이고, 말려봤자 안될 것 같으니까 친구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주고 싶었을 거란 얘기. 하지만 이쯤에서 여자들의 심리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여자들은 대체로 다른 여자들의 바람에 관대하지 않다고 조윤주 작가는 얘기한다. 당신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 이 친구가 돌아서서 뒷담화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아니면 자신 역시 바람을 피워봤거나, 당신의 남친이 마땅치 않거나, 혹은 당신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을 때도 친구는 이렇게 조언한다.
이럴 때 당신은?
조언해준 친구의 진심을 잘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만약 조언한 친구가 바람을 피워본 경험이 있거나 현재 당신의 남친을 그리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면, 그녀의 조언은 무시하도록 한다. 당신 상황을 그리 객관적으로 봐줄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신이 어떻게 되든 ‘네 마음대로 하렴’이라고 얘기한 친구는 너무 자주 만나지 마라. 그야말로 당신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친구니까. 죄책감을 느꼈다는 것은 이미 당신이 답을 알고 있다는 증거다. 남자친구든 새 남자든 둘 중 하나는 정리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하고, 친구에게 털어놓으면서 죄책감을 벗어버리려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자. 얘기했듯이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분명히 한 번쯤은 다른 곳에 가서 당신을 ‘씹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CASE 4
그 남자랑 헤어지지 마. 얼마 만에 만난 남자니? 그 정도로 괜찮은 남자 만나기가 쉬운 줄 알아?
제 친구는 성격 차이로 남친과 헤어지려는 제게 이렇게 얘기했어요. -이○○(32세, 컴퓨터프로그래머)
친구의 진심은?
친구가 당신을 무지하게 저평가하고 있다. 어쩌면 평소에 만나면서도 당신을 모든 면에서 ‘깔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만약 당신을 저평가하는 게 아니라면 그녀는 솔로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내지 않았나 싶다. 남자를 사귀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니까. 전자는 나쁜 친구, 후자는 불쌍한 친구 되시겠다.
이럴 때 당신은?
조윤주 작가는 이럴 때 “그렇게 괜찮은 남자이면 내가 헤어지겠다고 하겠니?” 정도로 대답하고 더 이상 말을 길게 섞지 말라고 조언한다. 자신을 무시하는 친구 면전에서 화를 내봤자 당신 인격에만 흠이 갈 뿐이다. 그리고 웬만하면 그 친구와는 길게 사귀지 말라고. 바쁜데 뭐 하러 이런 친구를 만나나?
CASE 5
좀 기다려봐. 어쩌면 그의 가족에게 시급한 문제가 생겼을지도 모르잖아.
제 친구는 일주일이나 잠수 탄 남친 때문에 걱정하는 제게 이렇게 얘기했어요. -지○○(22세, 대학생)
친구의 진심은?
이런 조언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실질적인 조언이기 때문이다. 초조한 당신의 마음을 달래는 데 친구의 이런 말보다 더 도움이 되는 게 어디 있겠나?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당신을 보고 친구는 이 말밖에 할 수가 없었을 거다. 이 사람은 진실한 친구다. 하지만 반면 어떤 친구는 당신이 너무 귀찮아 이렇게 말했을 수도 있다. “전화 걸어봐. 아니면 집에 가보든지”라고 말하면 당신이 전화 안 받는다고 징징거리고, 찾아갔더니 없다고 징징거릴 게 뻔하니까 애초에 간단하게 입 막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
이럴 때 당신은?
이건 친구가 진상이 아니라 당신이 진상이다. 연락이 안되는 남친을 친구가 어쩌겠는가? 자세한 내용을 알기 전까진 그저 친구한테 걱정된다고 한마디만 하고, 더 이상 얘기하지 마라. 같이 걱정해서 해결될 일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함께 걱정해주고, 함께 욕해주고, 차분히 기다려보자는 것 외에 친구가 뭘 해줄 수 있겠나? 그것도 한 번이면 족하지, 3일간 연락 안된다고 3일 내내 친구를 괴롭히면 안된다. 친구도 사생활이 있잖아! 고민하고 걱정할 시간에 남친과 연락할 방법을 찾아보시라. 알겠지?
CASE 6
그가 널 두고 바람을 피울 리가 없잖아!
제 친구는 남친이 바람피우는 것 같아 걱정하는 제게 이렇게 얘기했어요. -정○○(30세, 마케팅 디렉터)
친구의 진심은?
조윤주 작가는 “이 세상에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일은 거의 없다”고 얘기한다. 친구가 신도 아니고, 어떻게 100% 그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을까? 친구를 안정시키겠다고 바람의 정황이 확실한데도 그걸 무시하라는 친구는 현실 인식이 부족하거나, 당신을 (비상식적으로) 숭배하고 있을 수 있다. 하나 더. 그 친구는 당신에게 기본적으로 경쟁심을 느끼고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당신의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연애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만약 그녀가 누군가와 사귀고 있는 상태라면, 당신의 상황을 보고 마음속으로는 ‘내 남친은 안 그런데’라며 우월감을 느끼고 있을지도.
이럴 때 당신은?
바람의 정황이 확실한데 믿지 말라고 하는 친구는 현실 인식이 부족한 것이니 패스. 문제는 두세 번째의 경우다. 평소에 당신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는 그 친구는 ‘남자들이 너를 두고 바람피울 리가 없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다. 당신이 육감적으로 느낀 남친의 바람기가 정말인지 아닌지를 친구에게 물어본 것인데, 그녀는 엉뚱한 소리만 하고 있으니 남친의 바람과 관련된 조언은 다른 친구에게 상담하시라. 만약 마지막 경우처럼 질투심 때문에 당신의 연애가 망가지는 것을 속으로 즐기는 친구라면 그냥 버려라. 두고두고 피곤한 스타일이면서 언제 뒤통수칠지 모르니까.
The Worst Love Advice A Friend Gave Me
친구의 조언 때문에 간만의 연애를 망친, 사연 많은 여자들의 시원 솔직 고백이다.
“제가 남친을 막 사귈 무렵, 친구 한 명이 주도권을 잡으려면 초반이 중요하다고 말하더군요. 그러면서 사귀자마자 튕기듯이 헤어지고, 한 일주일 후 몸이 달아 있는 그에게 다시 만나주겠다고 하라는 거예요. 남자가 더 좋아해야 연애가 오래가는데, 저희 커플 같은 경우는 제가 오랜 기간 그를 짝사랑하다 먼저 들이댔기 때문에 자존감이 너무 없다면서요. 한편으로 생각하니 일리가 있는 것 같아 친구 말대로 했죠. 그런데 그 이후로 저 완전히 차인 거 있죠? 남친이 저처럼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 제일 싫다면서 헤어지자고 했거든요. 막 사귀기 시작했을 때도 제가 더 좋아하는 상황이라 무조건 오빠한테 잘해도 모자랄 판이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봐도 제가 친구의 말도 안되는 주도권 얘기에 왜 이성을 잃었는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그 이후로는 친구 말이 아무리 맞는 것 같아도 무조건 안 듣게 됐다니까요.” -이○○(24세, 대학생)
“제 친구 중 한 명은 주사가 심한 남친 때문에 마음고생을 꽤 했었어요. 어느 날 그 친구와 놀고 있는데 제 남친이 술을 좀 마시고 전화해서 귀엽게 굴더군요. 그런데 친구가 갑자기 오버해서는 술 마시고 전화하는 남자는 매너에 문제가 있다는 둥, 그런 남자는 나중에 술 마시고 때릴 거라는 둥 별 시답지도 않은 얘기를 계속했는데, 몇 시간쯤 들으니까 맞는 말같이 느껴지는 거예요. 그래서 남친한테 또 전화가 걸려오기에 ‘나를 무시하는 거냐? 왜 술 마시고 자꾸 전화질이냐?’라며 못된 말을 했어요. 다음 날 남친이 그러더군요. 맥주 두 잔 마시고 여친한테 전화도 못하냐며 자기가 무슨 스토커냐고! 게다가 친구들한테 여자친구 자랑한다고 두 번째는 영상통화로 걸어서 남친의 친구들이 제가 고질라처럼 화내는 모습을 다 봤다나요? 친구가 헛소리해서 그랬다고 말하며 미안하다고 남친한테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었다니까요.” -김○○(28세, 학원 강사)
“제가 원래 남자를 잘 못 봐요. 항상 나쁜 남자한테 당했거든요. 그걸 아는 친구가 마음에 드는 남자가 생기면 곧바로 자기한테 보여달라더군요. 괜찮은지 별로인지 확인해주겠다며! 그러다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가 있었는데 정말 완벽했어요. 직업도, 나이도, 생김새도, 학벌도, 재산도! 그래서 전 친구한테 소개시켜 주며 그가 어떠냐고 물어봤죠. 친구는 그 남자가 너무 완벽해 보인다며, 뒤가 구릴 거라고 자꾸 흉을 보는 거예요. 급기야는 연락하지 말라더군요.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 제 친구가 그에게 작업을 걸어 결국 둘이 사귄다는 거예요. 엄마한테 울면서 얘기했더니, ‘원래 친한 친구가 남자를 뺏는 법이지’라며 혀를 쯧쯧 차셨어요. 친구도 남자도 모두 잃어버린 저, 너무 불쌍하지 않나요?” -이○○(27세, 회사원)
“2년 전에 어떤 남자와 데이트를 하게 되었는데, 술을 마시다 보니 어느새 그 남자의 집에 가게 되었어요. 저도 그가 마음에 들어 같이 밤을 보내도 괜찮겠단 생각을 했죠. 그런데 이 남자, 제 몸에 손도 안 대고 잘 놀더니 아침에 집에 데려다주더군요. 저는 아무 일 없었던 게 이상해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그가 게이 아니면 저한테 관심이 없는 거라며 한 번 더 밤에 만나보라더군요. 하지만 그날도 마찬가지로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고 다시 집으로 고이 돌려보냈어요. 전 확신을 갖고 그를 더 이상 만나지 않았죠. 그러다 최근 일 때문에 그를 다시 만나게 됐어요. 그래서 예전 얘기를 꺼내며 그때 정말 나한테 관심이 없었냐고 물었더니, 아니라는 거예요. 당시 비뇨기에 문제가 생겨서 병원을 다닐 때라 진도를 나갈 수 없었다더군요! 그 이후로 연락하려 했는데 제가 너무 매몰차게 돌아서서 연락을 못했대요. 그때 친구 조언만 아니었다면, 그동안 외롭게 지내지 않았을 텐데 정말 아쉬웠다니까요.” -임○○(가명, 29세, 프리랜서 작곡가)
출처 : 코스모폴리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