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스타일링

김종서성형외과의원200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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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표가 깜빡 잠든 사이 반지를 빼버리고 싶은 적이 있나? 목을 갑갑하게 감싸는 소이정의 스카프를 내다버리고 싶은 적은? 의 F4가 항상 옷을 잘 입는 건 아니다. 자, 나라면 이렇게 입히겠다.   꽃보다 스타일링 ● 한연구 스타일리스트
솔직히 말하자면 난에 열광하는 사람은 아니다. 텔레비전을 틀면 매일 연속 방송뿐이던데 한 편을 제대로 못 본 것이 말이 되느냐 하겠지만 내게는 가능한 일이다. 이나 처럼 전 국민이 열광한 드라마들과는 늘 연이 닿지 않는 편이었다. 그런 내가 F4의 스타일을 평가한다는 건 윤종신의 심각한 노래처럼 언밸런스하고 우스운 꼴인 것 같기에 스타일리스트로서 내가 만약 그들의 스타일에 대해 컨설팅 상담을 받았다면 어찌했을까를 생각해봤다. 옷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가격 대비 질’은 중요한 화두지만, 재벌가의 아들들에게 돈은 그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주위를 덜 인식하게 하는 존재일 거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명품 로드숍에서 만날 수 있는 겉멋 활짝 핀 10대처럼 어른 놀이하듯 롱 코트와 셔츠, 스카프, 귀고리처럼 유치한 아이템을 잔뜩 걸치고 나온다. 사실 그들은 겨우 고등학생이 아닌가. 아무리 재벌가 아들이라도 거추장스러운 옷보다는 그들의 나이에 어울리는 편안해 보이는 옷을 입히는 게 더 좋지 않았나 싶다. 네크라인은 자연스레 늘어져 있고 바지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피팅을 자랑하며 신발은 자신의 사이즈보다 한참 크지만 디자인은 모던하고 컬러는 누가 봐도 예쁜, 유행이라는 것에 민감하기보다 유행을 한 차원 넘어선 모습이랄까? 마거릿 하웰의 의상처럼 베이식을 기본으로 하되 핑크나 잔 플라워 프린트를 더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의상에 간편한 로퍼나 에스파드류를 신은 ‘꽃남’들이라면 어땠을까? 그들에겐 일상의 스타일일지라도 나 같은 취향의 누나들은 퍼레이드를 보듯 흥분하지 않았을까 싶다.   꽃보다 스타일링 ● 박나나 패션 에디터
F4 패션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왈츠를 추고 싶어 안달 난 소년들’이다. 우아하고 고급스럽게 보이고 싶은 마음은 차고도 넘치지만, 그게 잘 안 되는 눈치다. 만약 현실이 아닌 극 중이라면 각자 취향에 맞는 스타일리스트를 추천해주고 싶다. 물론 돈 걱정 없는 F4이기에 섭외 가능하겠지만. 우선 ‘직모’ 말곤 세상 부러울 게 없는 구준표. 아무리 학생이라도 세계 재벌 서열 10위 안에 드는 그룹 외아들에겐 스리피스 수트처럼 절도 있는 옷이 필요하다. 물론 타이와 포켓치프 등의 액세서리 수업도 병행해야 한다. 선생님은 최근 그 방면에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톰 포드를 추천한다. 순정 만화 주인공의 표본인 윤지후. 그의 화이트에 대한 편애는 ‘판타스틱과 엘레강스’를 넘어선다. 운동복, 평상복, 턱시도까지 백색인 걸 보면 노랑 왕관 쓴 왕자님이 사는 백조 마을에 온 기분이 든다. 윤지후의 우아함은 좋은 소재와 유연한 실루엣만으로도 충분히 표현될 수 있으니, 스테파노 필라티를 고용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유일하게 수입이 있는 소이정. 실제론 스테이크에 오렌지 주스를 마시는 ‘애’지만, 하이넥 셔츠와 스카프는 그를 고추장에 스테이크 찍어 먹는 아저씨로 만든다. 작업할 땐 헤어밴드를 하는 센스가 있는데도 말이다. 아티스트의 ‘자유로운 영혼’을 불어넣은 간결한 티셔츠와 재킷을 잔뜩 구입하면 되겠다. 퍼스널 쇼퍼로는 마틴 마르지엘라가 좋겠다. 카사노바 같지 않은 외모의 카사노바 송우빈. 자주색 턱시도, 청록색 코트 등 애매한 컬러의 옷은 실패율이 높다. 화이트와 네이비처럼 세련된 컬러의 옷을 세련되게 입을 줄 아는 게 진짜 카사노바임을 배워야 한다. 베로니크 블란퀸호가 그런 것처럼.   꽃보다 스타일링 ● 박소영 ‘란스미어’ 마케터
구준표는 퍼 트리밍 코트를 훌륭하게 매치해왔으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수트의 퀄리티였다. 진정한 후계자를 위한 아이템으로는 신사의 필수품, 베스트를 손꼽을 수 있다. 광택 도는 싸구려가 아니라, 6개의 버튼이 촘촘히 자리 잡고 안경, 담배, 라이터 등을 수납할 수 있는 진정한 베스트 말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 ‘랙앤본’에서 선보였듯 클래식한 수트 위에 아무렇게나 걸쳐주는 트렌치코트는 구준표를 트렌디한 남자로 거듭나게 할 듯하다. 기존의 슬림한 실루엣도 괜찮지만, 랑방과 크리스 반 아셰에서 선보인 편안한 파자마 스타일의 팬츠와 긴장감을 더해주는 허리 밴드, 부드럽고 가벼운 실크 소재 셔츠라면 윤지후의 감성만큼 ‘섬세한 스타일링’이 완성되지 않을까. 소이정이 완벽한 수트 착장으로 등장할 때면 ‘참으로 올바르게 입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젊은 도예가라면 아티스트 특유의 위트 있는 스타일링이 필요하다. 심지어 바람둥이 역할인데. ‘밴드 오브 아웃사이더스’ 컬렉션의 반바지 더블브레스티드 수트나 화이트 셔츠와 보타이, 그리고 서스펜더를 매치한 룩을 제안해본다. 송우빈은 드라마가 끝나가는 이 순간에도 의상 콘셉트를 제대로 잡지 못한 캐릭터. 처음엔 퍼 트리밍 코트를 입다가 구준표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자 그마저 빼앗기고, 고루한 아저씨 수트에서 과도한 케이프 형태 재킷까지 콘셉트 없이 등장하고 있다. 가장 남성미 넘치는 목소리의 소유자인 그에겐, 릭 오웬스가 선보인 저지 소재의 티셔츠 레이어드와 값비싼 가죽 재킷, 그리고 스키니한 팬츠가 어울리겠다. 그리고 가레스 퓨의 터프한 앵클부츠(진정한 멋쟁이는 S/S 시즌에도 부츠를 신는다!)를 권하고 싶다.     꽃보다 스타일링 ● 지일근 ‘인스탄톨로지’ 디자이너
F4는 부유한 가정환경과 출중한 외모, 그리고 약간의 거만함까지 일반인이 범접하기 힘든 요소만 갖춘 멋진 캐릭터들이다. 하지만 스타일까지 돈으로 살 수는 없는가보다. 위에서 언급한 장점을 무색하게 하는 ‘민망한’ 스타일이 종종 보이는 걸 보면.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으로 그들의 옷을 조금 정리해봤다.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무거운 느낌의 수트는 벗어버리고 조금은 여유로운 느낌의 룩을 제안하고 싶다. 지금 그들의 옷에 졸부 같은 옹졸함이 배어 있다는 걸 부인할 순 없다. 브랜드와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멤버 개개인의 현실성 문제랄까? 소화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그런 무거운 느낌의 수트는 그들의 파릇파릇한 얼굴을 어둡게만 만들고 있다. 심하게 표현하면, 나이트클럽 웨이터나 마약 딜러의 운전기사 같다. 주성치 영화에서나 나올 듯한 과장된 스타일링과 PETA 회원에게 달걀 맞기 십상인 그 ‘털’도 좀 버리면 좋겠다. 그러면 일단 개그 프로의 소재로 쓰이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거창하게 기존의 스타일을 다 바꾸기보다는 지금의 스타일에서 과장된 부분만 다듬으면 좋겠다. 코튼과 니트의 계절이 오고 있다. 점점 일교차가 커지는 날씨에 니트 소재 아이템은 필수가 됐다. 더 더워지기 전에 바쁘게 입어줘야 한다. 올해 봄여름에는 치노 팬츠와 시어서커 소재 아이템도 여유로운 느낌의 스타일링에 적합하다. 애덤 키멜의 시어서커 바지를 입은 소이정, 유나이티드 뱀부의 네이비 카디건을 입은 윤지후라면 당장 같은 학교의 고등학생들에게 “그 옷 어디서 샀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스치기만 해도 살이 베일 것 같은 날 선 구두는 벗어두고 납작한 보트 슈즈와 로퍼로 갈아 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