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소비전망] 자판기에 동전을 넣으면 남자친구가 튀어 나온다고?

김민석2009.05.20
조회1,553

무릇 시대의 소비코드를 제대로 읽어 낸 제품이나 서비스 앞에서는 꽁꽁 닫혀 있던 지갑도 자연스럽게 열리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불확실한 미래의 소비 트렌드를 예측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수많은 연구소들이 각종 소비 키워드를 담은 전망 자료를 쏟아 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트렌드 연구소 인터패션플래닝은 보고서를 통해 2010년 주목받을 소비자 그룹과 이와 관련된 유망상품들을 제시했다. ‘축소형 인간-미니멀리스트', ‘창조적 외톨이-블루 크리에이터', ‘다문화 세대-유니버설 킨', ‘지배하는 여성-핑크몬스터' 등 네 가지 그룹을 2010년 급부상할 소비 주역으로 전망했다.


쉽고 편하게… 미니멀리스트(Minimalist)

첫 번째 그룹으로 최소한의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축소형 인간'이 지목됐다. 이들은 극심한 불황 속에서 부와 명예보다는 쉽고 편하게 사는 것을 삶의 최고 가치로 여긴다. 따라서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고 한 번의 터치로 작동하거나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상품에 주목한다. 무거운 주제보다는 가볍게 웃고 넘기는 오락 프로그램과 단순한 가사나 멜로디가 반복되는 ‘후크송'이 유행하는 현재 상황도 반영된 것이다.

미니멀리스트들은 최소한의 삶을 위해 최소한의 소유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쉽게 쓰고 버릴 수 있는 제품이나 일시적인 소유, 부분적인 소유, 공동소유를 선호한다. 이 같은 소비경향을 반영해 미국의 프라다코스메틱, 블룸코스메틱 등은 일회용 렌즈나 약처럼 한 번 쓰고 버릴 수 있도록 스킨 케어 제품을 개별 포장해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 BIC와 Orange사가 함께 개발한 빅폰도 이들에게 주목받는 상품이다. 비상시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로, 충전이나 서비스 등록 절차 없이 구입해 바로 쓰면 된다. 프랑스 Dezign, 덴마크 Ferm Living사의 가구 스티커도 ‘최소한의 소유'를 실현하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 기분에 따라 가구 스티커를 벽에 붙여 집안을 장식할 수 있다.

미국에서 주차장 사업을 전개하는 Mint사는 ‘카 셰어링 서비스'를 도입했다. 일정 비용을 지불한 회원에게 자동차 공동 소유권을 주고, 예약하면 언제든지 곳곳에 위치해 있는 민트사 주차장에서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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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좁다… 유니버설 킨(Universal Kin)

한국에서 태어나 아프리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미국 대학을 졸업해 홍콩의 회사에서 일하는 A씨. ‘유니버설 킨'은 글로벌 환경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자란 세대로 인종·민족·국가·문화에 대한 귀속의식이 없는 소비자 그룹이다. 이들은 초인종적, 초국적, 초문화적 질서를 추구한다. 따라서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도 해외 각국 문화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을 겨냥한 유망상품으로는 ‘구글어스'가 대표적이다. 구글어스는 아마존의 밀림, 사하라 사막 등 전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를 누비는 이들에게 ‘이동'은 일상적이다. 따라서 이동 과정에서 휴식과 재미를 줄 수 있는 서비스나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피곤에 지친 여행객을 위해 영국 요텔사는 런던 공항 안에 ‘요텔호텔'을 선보였다. 약 7제곱미터의 숙박 공간에 인터넷, 평면 TV, 샤워실과 편안한 침대가 마련되어 있다. 미국 센스네트웍스사의 시티 센스 지도는 낯선 도시를 찾았을 때 아주 유용한 상품이다. ‘물 좋은' 클럽 등 그 지역의 ‘hotspot'을 알려 주는 지도로, 인터넷 서핑으로 일일이 지역 정보를 검색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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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풍요… 블루 크리에이터(Blue Creator)

자신만의 세계에 몰두하고, 풍요롭게 혼자만의 삶을 누리고자 하는 ‘나홀로족'도 미래 소비자 그룹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관심분야에서 전문가 수준 이상의 지식을 쌓거나 스스로 창조의 기쁨을 즐긴다.

이들은 또 각자의 관심분야에 집중하는 ‘창조적 외톨이족'이라 말할 수 있는데, 타인의 정보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 사회적인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필수다. 포르투갈의 디자이너 브루노 포시가 디자인한 ‘하이테크 어항'은 이 같은 소셜 네트워킹 개념을 도입했다. 어항 속의 센서가 물 속 상황을 체크해 주인에게 알려 주고 데이터를 컴퓨터로 전송해 준다. 어항에 달려 있는 모니터를 통해 친구의 어항을 들여다 볼 수 있고, 마이크로폰을 통해 목소리도 전할 수 있다.

 [2010 소비전망] 자판기에 동전을 넣으면 남자친구가 튀어 나온다고?


파워 여성… 핑크 몬스터(Pink Monster)

사회 요직에서 여성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여성성과 남성적인 지배 성향을 동시에 지닌 파워 여성도 주목받고 있다. 본연의 여성성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남성적 사회 문화를 담아 낸 상품과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남자친구 자판기와 이혼기념 케이크가 대표적 사례에 해당한다. 뉴질랜드의 매거진 는 ‘남자친구 자판기 게릴라 이벤트'를 열었다. 여성들이 자판기에 동전을 넣어 마음에 드는 남자를 선택하면 남자모델이 꽃다발을 들고 자판기에서 튀어나와 30분 동안 데이트를 해준다.

[2010 소비전망] 자판기에 동전을 넣으면 남자친구가 튀어 나온다고?남성들은 경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일반 여성들과도 차별화된 특권을 제공하는 서비스와 상품도 있다. 지난해 미국의 ‘인굿컴퍼니'는 뉴욕에 여성 기업인 전용 비즈니스 센터를 설립했다. 이 센터는 여성 기업인만을 위해 깔끔하고 안락한 분위기의 미팅룸·컨퍼런스룸·라운지·작업실 등을 마련했고, 이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워크숍·세미나·칵테일 파티 등을 주선하고 있다. 또 두바이에도 여성 기업인만을 위한 오피스타워(eve's tower)가 문을 열 예정이다. 슬림하고 세련된 외관에 최첨단 하이테크 시설을 갖추고 있는 20층 높이의 이 빌딩은 여성 기업인에게만 분양권을 제공했다. 여성만을 위한 입구, 엘리베이터, 주차공간까지 마련해 그야말로 ‘잘난 여성만이 소유하고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 안상미 / 한국경제신문 생활경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