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안보-경제위기 극복

오두영200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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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안보-경제위기 극복 위기에 강한 한국인의 저력  
지금은 지구촌 전체가 경제위기를 돌파하느냐, 더 큰 고통의 수렁에 빠져드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한국경제도 1997년 말 외환위기 상황에 못지않게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11년 전 외환위기는 아시아 일부 나라에 국한돼 있어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재정지원을 받기가 쉬웠고, 세계경제가 호황이었기 때문에 수출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경제위기는 글로벌 차원에서 금융과 실물경제 위기가 동시다발로 확산되면서 우리의 주요 수출 대상국인 미국, 중국, 유럽연합(EU)에서도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경제위기도 정부를 중심으로 국민 모두가 협력하고 지혜를 모은다면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다. 우리에겐 위기 극복의 유전자가 있다. 대한민국은 6·25전쟁의 폐허를 떨치고 일어나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이룩한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저력 있는 나라이다. 그 주역이 바로 우리 국민이다.

Ⅰ.위기감 공유할 때 분출되는 에너지

글로벌 경제위기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할 수 있는 기회로 볼 수 있다.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위기를 극복한 사례는 많이 있다. 2007년 12월 충남 태안 앞바다 원유유출로 바닷가가 기름 범벅이 된 3개월 동안 123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모여들어 ‘태안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이는 일본이 흔히 자랑하는 1997년 후쿠이 현 미쿠니 유조선 사고 때의 3개월간 자원봉사자 기록 30만 명의 4배에 가까운 인원이다.이뿐만이 아니다. 2002년 태풍 ‘루사’가 강릉을 강타했을 때에는 복구기간 3개월 동안 100만 명 이상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했고, 800여만 명의 국민이 1300억 원의 성금을 모았다.

10년 전, 외환위기 때는 2개월 동안 349만 명이 장롱 속의 금반지를 꺼내 225톤(21억7000만 달러)을 모았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23%가 동참한 것이었다. 그 이후 1년 뒤 신용평가회사 S&P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으로 올리며 ‘금 모으기 운동’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1973년 오일쇼크 당시에는 기름 값이 5개월 사이에 네 배까지 뛰었다. 사람들은 악착같이 기름 소비를 줄였다. 그 이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1973년(6.4%)의 5분의 1 수준(1.3%)으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한국 경제는 7.2%의 성장률을 유지했고, 수출은 무려 37%나 늘어났다.한발 더 나아가 기름 살 때 쓴 돈을 기름을 파는 나라에서 벌어들였다.

1978년 1년 동안 14만 명의 건설노동자가 중동에서 땀을 흘렸다. 이렇게 해서 5년간 205억 달러를 벌어들였다.1960∼1970년대 경제개발에 달러가 필요하자 광부와 간호사들이 이역만리 독일에 가서 달러를 벌어 들였다. 1만8659명의 광부·간호사가 연간 1000만 달러를 모국으로 송금했다.

1964년 12월, 독일 함부른 탄광을 방문한 모국의 대통령 앞에서 이들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 냈다.우리 국민들의 잠재의식 속엔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강렬한 운명공동체 의식이 깔려 있어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예외 없이 공동체를 생각하는 집단 에너지가 분출되었고, 그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곤 했다.

Ⅱ.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相生 물결

오늘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불안해하거나 절망만 할 수는 없다. 비장한 각오로 지금의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의지를 다져야 한다. 모든 경제 주체가 힘을 합치고 조금씩 양보하면 헤쳐 나가지 못할 난관은 없다. 이를테면 노사 간 고통분담과 같은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고통분담 차원에서 사측의 임금동결안을 수용하였으며, 하이닉스반도체 노사는 인력조정, 희망퇴직 및 무급휴직, 임금삭감 등을 골자로 하는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분담 및 자구노력 방안’을 발표하였다. 전국항만운송노조연맹은 임금동결을 선언했다.

항운노조의 임금동결은 1949년 연맹 창립 이래 처음이다. 사용자 단체인 항만물류협회도 11년 만에 하역료를 동결했다. 이에 따라 수출입기업들은 연간 1000억 원의 물류비를 절감하게 되었다. 한화그룹 여수공장 노조는 임금 일부 반납, 작업시간 단축 등으로 인건비의 5% 수준의 재원을 마련해 인턴사원을 채용토록 했다.

한국담배인삼공사는 노조의 임금 동결과 경영진의 연봉 10% 반납으로 20억 원의 기금을 마련해 실직가정과 저소득층 가정을 지원키로 하였다. 현대중공업은 노조가 임금협상을 회사 측에 위임하여 동결했고 이에 대한 화답으로 최고경영자는 연봉 전액을, 부사장은 50%를, 다른 임원들은 3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Ⅲ.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노력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4조9000억 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해 55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일자리 나누기가 확산될 수 있도록 감원 대신 휴업·훈련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에 대해 지급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을 현행 583억 원에서 3653억 원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당분간 경기침체로 고용위축이 불가피한 만큼 서로 조금씩 자기의 몫을 줄여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나누도록 유도하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또한 실업자 재취업을 위한 직업훈련은 총 13만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영세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근로자까지 포함된다. 당장 돈이 급하다고 사채 등에 손대는 일이 없도록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연리 3.4%로 최대 600만 원까지 생계비를 대출해 준다.

40만 가구의 저소득층 실업자를 6개월간 한시적으로 취업시켜 월 83만 원(절반은 현금, 나머지 절반은 상품권)을 지급하고, 50만 가구의 노인·장애인 등 일할 능력이 없는 가구에는 가족 수에 따라 월 12만 원∼35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이 추진중이다.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청년실업자를 인턴으로 채용하는 중소기업에 임금 50%를 지원하며, 공공 분야에서는 청년 인턴 2만3000명을 채용한다. 또한 녹색산업 등 미래 수요에 대비한 미래산업 청년 리더 10만 명을 양성한다.

정부는 현재의 상황을 재난에 준하는 것으로 인식하여 청와대와 행정안전부에 ‘비상경제상황실’을 두고 기존의 ‘관행과 틀’을 벗어난 비상대책 방식으로 재정을 집행하기 위해 인건비·법정경비를 제외한 모든 사업은 상반기 발주를 목표로 추진하고, 조기집행의 장애요인은 즉시 제도를 개선하며, 실시간으로 재정집행을 공개하고 우수단체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Ⅳ.국민과 함께하는 국민의 군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분담 차원에서 우리 군의 현역 장교와 군무원·공무원들이 봉급을 자율적으로 일정비율 모금해 소외계층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매월 약 10억 원씩 12월까지 총 90억여 원이 모금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위국헌신의 열정으로 선진강군을 이끌어갈 육·해·공군사관학교와 육군3사관학교 출신 신임 소위들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분담에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첫 봉급의 3%를 기부하기로 한 것은 뜻 깊은 일이다.

오늘날의 경제적 어려움은 우리 군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의 상호신뢰와 화합의 힘으로 헤쳐 나가야 할 것이고 난관은 지난날을 교훈 삼아 지혜와 노력으로 극복해야 할 것이다.

<국방부 국방교육정책관실>

2009.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