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별 지다

신선영200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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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30분,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야 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진 것입니다.

대한민국 16대 대통령이 하루 아침에 싸늘한 주검이 되었습니다.

 

MBC 뉴스 속보

'노무현 전 대통령 투신자살 - 사망- 서거'

시간이 지날수록 속보에 붙는 글자가 바뀝니다.

 

믿겨지지도, 믿고 싶지도 않지만, 자살이라니 너무하다 싶기도 하지만

그 고통스러웠을 시간들을 돌아보면 그 마음의 천분지 일 이해도 됩니다.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탄핵을 받고, 5년 동안의 세월 속에서

수많은 곤욕을 치렀지만 그래도 꿋꿋이 이겨내셨잖아요.

 

한나라당에게 집권을 넘겨주던 날, 힘겹던 5년을 뒤로 하고

그리도 속 시원히 '만세'를 외치셨는데

평범한 대한민국의 한 사람이 된 지 1년 만에,

이리 허망하게 가시다니요. 이리 허망하게...

 

전직 대통령들은 추징금도 다 걷을 수 없을 만큼의 돈을 해 먹고도

잘 삽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도 잘 삽니다.

 

믿지도 않았지만 그 몇 십 억, '그럴 수도 있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자리에 있으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들이 생기기도 할테니.

그래서,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정치적 자산이었던 도덕성의 실추와 억울함

본인이 더 참을 수 없었겠지요. 답답했을거에요.

 

 

한 나라의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는 일도 드물지만,

이렇게 사람을 막 대하는 법도 없습니다.

서거 소식에 검찰과 청와대는 매우 당혹스러울 것입니다.

그리고는 발빠르게 대처하겠지요. 자신들 목숨 살리기에...

 

 

방금, 유서가 보도 됐습니다.정말 힘들었다고 합니다.

책도 읽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합니다.

죽음을 결심하고도, 마을 한 켠에 비석하나 세워달라 했던

그의 마지막 말이 더 가슴 아프게 들립니다.

 

어떤 욕심도 없이, 이 죽어가는 나라 한 번 살려보겠다고

외로운 목소리 외쳤던, 정말 고독한 사람.

대한민국에 민주주의는 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대한민국의 수많은 국민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6년 전 그를 아마추어라고 무시했던 사람들도 지금 이 순간만은

애도하겠지요? 허나 고작 그 것 뿐일 겁니다.

 

훗날, 역사가 말해주지 않아도 국민들은 알겁니다.

이전에도, 앞으로도 이런 대통령은 없을 거라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

고졸 출신의 인권 변호사,

5공 청문회 스타,

지역주의 타파에 힘썼던 국회의원,

취임 1년 만에 탄핵 받은

대한민국 16대 대통령,

봉하마을의 평범한 할아버지,

뇌물 수수 혐의라는 덫에 걸린

정치적 보복의 희생양.

...이젠 뭐라고 써야 할까요...

 

 

몇 십년 후에 그를 기억할 때,

비극의 전직 대통령이라고 불리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전에도, 앞으로도 없을 대한민국 대통령

故 노무현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 끝이 없어

자꾸 눈물만 흐릅니다.

한 달 후 즈음엔, 그가 있을 봉하마을에 가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