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님을 처음으로 지지한 날부터 떠올리며... ...

나혜인2009.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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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 처음,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을 가졌던 분.

 

 

노무현 대통령이셨다.

 

 

내가 그 분의 조용한 지지자가 되게 해준 계기를

나는 아주 생생히 기억한다.

 

2007년 초,

내가 부산국제영화제 인턴하며 졸업을 기다리고 있던 때,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신년 연설해주신 날,

특히 그 당시 사회적,경제적 최고의 이슈였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쟁점을 주된 연설문을 공중파 3사 생중계로

말씀해 주셨다.

 

안따까운 것은 그 당시 그 분도 말씀하셨듯이

 

'제한된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말해야해서'

 

좀 조급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시며,

많은 말씀을 해주셨다.

 

 

그 분은 그 때

 

참여정부가 지난 부동산 정책을 어떻게 진행했으며

어떤 항목 얼마의 예산을 썼는지.

부작용이 일어났을 때 마다 어떻게 대처했는지

게다가 참여정부의 실수가 무엇인지도

(유동성 문제를 잘 대처하지 못한 것이 실수라고 하셨다)

 

아주 상세하게 설명해 주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꾸 언론(특히 신문)에서 '불안감 조장'하지 말라고 일침을

놓기도 하셨다.

 

 

그 날 연설이 끝나고 한나라당에서 앵간히 난리들을 했었다.

 

'시간이 없어서, 할 말이 너무 많아서만 번복하다 끝난

국가 전파 낭비였다'

 

모 대충 이러면서..

 

 

그러나 나는 마치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분이.

마치.

 

'이래도 내 진심이 안 보여?'

그런 조급함을 가지고 말씀하시는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진심'이라고 느껴졌고

덧붙여 하나 자각한 것이

 

'역대 어느 대통령이 저렇게 자신의 정책을 가지고 온 국민에

조목조목 항복마다 꼼꼼히 설명해 주셨는가?'

 

라는 생각을 했다.

 

노무현 대통령님 전의 대부분의 대통령님들은

자신의 정부의 정책이 잘 되건 잘 되지 않건

일단 직접적인 대답은 회피들 하셨다.

 

그래. 내가 본 것들은 분명 그랬다.

 

그래서 알았다.

 

'저 분은 최소한 소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주실 것' 이라는 것을...

 

그것을 좀 뒤늦게 알았고,

 

그 뒤로부터 참여정부의 정책과 여론의 행방을 눈여겨 보며

소위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아마 그 뒤로

 

'MBC 9시 뉴스' 를 보는 것을 하루의 낙으로 살았고,

신문 보는 것을 의무화 했던 것 같다.

 

 

왠만하면 투표는 꼭 하려했고,

정부의 정책을 씹으려거든 꼭 공부가 선행되야지

남들이 하는 소리 주워듣고 자신 생각마냥 말하는 것이

얼마나 우매한 짓인지도 알았고,

정치 상황과 사회여론이 돌아가는 것이

내가 10억 남의 나라에 선물하여 이민을 가지 않는 이상

진정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다.

 

 

이런 나에게.

세상에 귀와 눈을 멀게 하고 싶은 사건이 몇 가지 있었으니

 

첫 번째로 이명박이 대통령 당선된거고

(정말 개인적으로 심각하게 이민 고려했다.)

 

두 번째로 쇠고기 사태 흐지무지 묻혔을 때,

(이 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시작했고, 미디어 법 사태 터지고

KBS,MBC 차례로 아수라장 되는 것을 보면서 완전 마음비웠다.) 

 

마지막으로 내가 직접 돈 내며 보는 신문도

완전 안보기 시작한 결정타가 바로

 

박연차 게이트 사태다.

 

 

난 진짜.

노무현 대통령님이.

'권양숙 여사가 10억 받은 것 몰랐다. 퇴임후에 알았다'

여기까지 믿었다.

'그래, 그래, 그래, 암요, 암요, 그렇구말구요, 네, 네, 알겠습니다. '

이러면서.

 

그 후 측근들과 가족들이 연쇄적으로 터지는 비리 뉴스를 보며

개인적으로 상당히 억장이 무너졌고,

솔직히 한 개인으로서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신뢰와 가치관에

큰 혼란을 느꼈다.

 

그래서 그 때 부터 '안'본게 아니라 '못'봤다.

그리고 그냥

노무현 대통령님도 소위 먹고살기 힘드셔서 그랬나보다.

그냥 그랬나 보다... ... 했다.

 

참 그랬던 것이

오늘날 이 엄청난 사태가 벌어지고 나서야,

정말 이 나라에서 더는 못 살겠다는 염세적이고 극단적인

절망을 느끼고서야 알겠다.

 

 

그렇게 방관했던 것이 진짜 너무 잘못이었다는 것을.

방관이야 말로 정말

가장 큰 죄악이었다는 것을.

 

 

더 열심히 들여다보고, 듣고, 생각하여

끝까지 지지해 드리며 마음속으로라도 응원해드려야 했던 것을.

 

 

정말 유치한 표현일 수도 있지만

말 그대로

지못미였다는 것을... ...

 

 

 

그리고 심지어

나를 비롯해 이렇게 많은 다수가

참여하고 생각하고 공부하길 게을리하여 방관하는

우매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집단에게

투표권을 주고 '시민'의 자격을 주는

민주주의가 옳은 것인가에 대한 회의까지 들었다.  

 

정말 민주주의가 모두 옳은 것인가?

 

 

내 정말 심지어 너무 혼란스러워

저런 생각까지 했다. 참... ...

 

 

 

 

정말 비통하다.

슬픈 정도를 넘어 살면서 이렇게까지

살기 싫을 정도로 비통해 본 적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이게 오바하는 것 같나?

 

 

결코 아니다.

 

결국 

 

대한민국에서는 노무현처럼 살면 안된다.

최소한 정치하는 사람은.

 

난 이런 생각이 사회에 은연중에 팽배해지까봐

그게 정말 무섭다.

 

그런 사회에서 힘 없는 소시민으로 정부에 세금을 내고

나라 정책에 입 닥치고 좀비마냥 따라야 하는 현실이.

그런 곳에서 내 아일를 낳고 노후까지 보내야 하는 냉혹한 미래가.

 

나는 정말 끔찍하다.

 

 

지금이야

MB정권 모, 한나랑당, 검찰 모 이렇게 당연히 욕할 때겠지만

 

난 정말 우리네 대한민국 이웃들의 그 냄비근성.. ...

남들이 그런가보다 하면 그런줄아는 그 물타기 사고방식... ...

자기 동네 개발해준다고 꼬시면 표 찍어 주는 참... ...

(소시민으로써 그저 욕만 할 수 없는) 

시민이라고 명칭할 수 없는 민망함.. ...

(물론 아니신분들도 많이 있겠지만 사회적으로 그런 선례들이

많이 보여졌으니)

 

그래서 향후도 불안하다.

 

앞으로 정치하는 사람들이

'결국 노무현 처럼하며 정치하면 뭐 된다'

아예 이런 사고방식을 머릿속에 박고

앞으로 쭉 나라정세를 볼까봐.

 

 

그래서 참 일단 오늘은

이 사회에서 '낙'이나 '희망'을 보찾아보기가

참 힘든 심정이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하게 참회한 것은

내 앞으로는

절대

 

그냥 모르지 않으리.

 

이 놈으 정부 하는 일들마다 아주 그냥

섬세하게 곱씹어 줄 테니.

 

내 그래서 꼭

투표 때 반영해 주리니.

 

아주 깊게 비통한 마음으로 반성했다.

하늘에서 벼락맞지 않는 이상 '방관'하지 않으리.

 

 

 

 

 

쇠고기 파동으로 나라가 뒤집혔던 그 당시

촛불시위 이따금 다녀오고

집에 와서

심란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을 때,

 

노무현 대통령님 자전거 타는 사진,

봉화사옥 앞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사진,

노래하시던 동영상

인터뷰... ... 대략 이런 것들을 보며

 

지친 심신을 위로하곤 했다.

 

예전엔 그런 모습들을 보며 웃었는데

이젠 그런 것들을 보면 마음이 울컥하겠지... ...

 

 

 

물론 내 말따위가 들리진 않으시겠만

 

그 분께

정말 고마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저 대통령해주셔서 너무너무너무 고마웠다고.

 

그리고 이제

 

정말 편히 쉬시라고... ... 말씀드리고 싶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09.05.24   나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