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시장 완전 개방’ 졸속 추진 안 된다

배규상2009.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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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시장 완전 개방’ 졸속 추진 안 된다

 

 

정부가 이른 시일 내 쌀 시장을 완전 개방해야 한다는 ‘쌀 조기 관세화’를 공론화하고 나섰다. 우리나라는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및 후속 협상에 따라 2014년까지 쌀 시장 개방을 유예받는 대신 낮은 관세율로 매년 일정량을 의무적으로 수입하도록 돼 있다. 의무수입 물량은 2005년 22만5575t에서 시작해 2014년에는 40만8700t까지 매년 늘어나게 돼 있으며 중도에 관세화로 전환하면 이 물량은 그 시점에서 고정된다. 논란은 최근 국제 쌀값이 크게 오른 데서 제기됐다. 수입 쌀에 높은 관세를 매기는 방식으로 쌀 시장을 개방하면 국제 쌀값이 국내 쌀값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사실상 쌀 수입은 없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 주장에 일견 타당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책 전환을 하기에 앞서 고려해야 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국제 쌀값이 지금처럼 고공행진을 하리란 보장이 없다. 또 정부는 쌀 관세율을 400%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쌀 수출국들이 이렇게 높은 관세율을 용인해 줄지 장담하기 어렵다. 그뿐만 아니다. 농민단체들이 주장하듯 쌀 시장을 개방하면 현재 진행 중인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에서 한국이 선진국으로 분류되면서 불이익을 입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쌀 시장 개방은 무리하게 추진할 일이 아니다. 한번 관세화로 전환하면 앞으로 상황이 어려워져도 되돌릴 수 없다. 국제 농업협상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농민단체들과도 충분히 토론한 뒤 정책 전환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

 

 

 

2009년 5월 25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