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생님, 노무현 대통령은 왜 자살하셨어요?"

강선영2009.05.26
조회104
▶◀ "선생님, 노무현 대통령은 왜 자살하셨어요?"

오늘... 수업을 하려다 한숨이 나와서 아무 것도 모르는 2학년 아이들을 상대로 푸념 아닌 푸념을 했습니다.

검은 옷을 입고 서 있던 제게 학생 한 명이 묻더군요.

"선생님, 왜 오늘은 머리에까지 검은 핀을 차고 오셨어요?"

고개를 숙이고 있는 저를 보며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셔서 그렇지~!"하고 말하더라구요.

그래서 대답했지요.

"그래, 맞아. 선생님은 선생님이 좋아하던 분이 돌아가셔서 너무 슬퍼서 애도하는 표시로 이렇게 검은 옷을 입고 있는거야."

그 어린 아이들 중에 노무현 대통령을 아는 아이들이 얼마나 되겠어요..

솔직한 우리 아이들, "난 노무현 대통령 잘 모르는데..."

그래서 잠시 얘기했어요. 나도 그 분을 잘 모른다고..... 하지만 그 분은 민주주의를 위해 그리고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인권을 위해 싸운 분이라고. 잠시 들려준 이야기에 아이들은 금방 연관 고리를 찾아내어서

"저 이승만 대통령 알아요.", "저 전두환 대통령 알아요.", "저 박정희 대통령 알아요.", "옛날엔 군인들이 사람들을 함부로 대했다고 엄마아빠한테 들었어요."

등등의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짧게 짧게 부모님께 들은 이야기들을 조합해서요.

"한 때는 그런 시절도 있었어. 하지만 그 때마다 약한 사람의 편에 서서 그 사람들을 위해 변호해 주고 도와준 사람들이 있었단다. 그 중의 한 분이 노무현 대통령이셔. 그래서 선생님은 그 분이 돌아가셨다는 것이 너무 슬프단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임시 분향소에서 잠시 묵념을 하거나 기도를 드리라고 했어요. 좋은 곳으로 가시도록. 어쨌더나 대통령이라는 직책에 있었던 분이고, 5년 동안 그 자리에서 나라의 아버지로서 최선을 다하셨던 분이니까. 한 나라의 대통령은 우리 모두의 아버지인 거니까.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은 정말 정이 많고 좋은 아버지 였으니까.

 

한 사람의 일생을 그 사람의 한 부분만을 보고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비록 사소한 잘못은 있을지라도, 그의 전 생애를 걸쳐 보았을 때 저는 그 분을 존경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말합니다. 제가 아이들의 잘못된 한 면만을 보고 그 아이를 판단한다면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없겠지요. 그 분은 늘 확신을 가지고 핵심을 말씀하는 분이셨습니다. 빙빙 돌리지 않고 할 말이 있으면 그대로 하는 분이셨습니다. 대통령의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언사라고 어떤 사람들은 비난했지만, 저는 그 분의 그런 점이 좋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개혁을 도와주지 않았지만, 저는 그 분이 대통령의 자리에 있었다는 자체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개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음모론을 비롯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단 하나의 진실은 그 분은 우리에게 너무 소중한 분이셨고, 이제는 우리와 같은 곳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부디 그 곳에서는 여기에서처럼 힘들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넉넉한 미소와 유머로 편안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곳에서는 부디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