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뜻 밖의 상실감에 가라앉았다. 한때 희망이라는 것을 걸었던 한 사람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세상에서 가장 역동적이라는 이 나라가 슬로우 모션으로 돌아가는 듯 하다.
그런데 공부도 해야 하고 취업도 해야 하고 장사도 해야 하고 출근도 해야 하고 아이도 돌봐야 한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비극적 투신으로 눈을 감은 전직 대통령의 죽음과는 아무 상관 없이 녹록치 않게 바쁘게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허탈해하고 상실감에 허전해하고 있다.
난 노무현 대통령을 크게 3가지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대학생의 시각, 기자의 시각, 컨설턴트로서의 시각이 그것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2002년
난 노무현의 강력한 지지층이었던 대학생이었고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욕을 많이 먹던 2006년부터 임기말 2007년까지 보수 언론사에서 인턴기자로 일했고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이미지 개선 워크샵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PR회사에서 근무하며 당시 VIP 프로젝트의 생생한 얘기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 나와 직접적인 노무현 대통령과의 직간접적 접촉이 많았던 기자 시절 얘기를 되세겨 보고 싶다.
난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 인생을 걸고 싸워왔던 대표 보수 언론사에서 인턴기자로 일했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헌법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고 국가 원로들을 폄하하고 군사작전통제권을 환수한다고 하고 무리한 부동산 정책을 펼쳤던 참여정부와 조중동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던 시절이었다. 매일 아침 출근을 하면 여기저기서 미친놈, 정신병자, 탄식이 들려왔다. 사설도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과 정책들에 연일 독설을 퍼붓고 있었다.
내가 일했던 언론사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민족의 반역자로 그의 말대로 '굴러들어온 놈'으로 여기던 곳이었다.
환경탓이었을까.. 내게도 노무현 대통령은 어느새 기업의 자율성과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경제보다 정치적 소모에 더 치중하는 정치꾼 한 나라의 최고 통치권자인 대통령으로서 품위와 권위라고는 좀 처럼 찾아볼 수 없는 막 되먹은 사람 우방 미국을 무시하고 한미관계 파탄낸 장본인 통합보다는 네편 내편 편가르는 포용력없는 한심한 리더 헌법을 무시하고 국가의 역사를 부정하는 한심한 대통령이었다.
보수가 바라보고 읽는 노무현은 내게도 그런 노무현이었다.
그런데 기자밥 먹은지 반년이 지나갈 때쯤 부터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만나보고 대화라도 나눠본 사람들 특히 대통령 참모부터 그의 곁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한결같이 노무현 대통령을 추종하고 사랑했다는 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후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분들과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는데 한결같이 대통령 노무현, 인간 노무현을 사랑하고 존경해 마지 않았다.
그때만 하더라도 난 그들을 노빠라고 여겼다. 그들은 후세가, 역사가 당신을 제대로 평가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선배 기자들이 노무현보다 그를 잘못된 방향으로 가도록 부추기는 그러한 참모들이 문제라고 비판하곤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모들이 그를 조종한 것이 아니라 고독하고 외로운 자기와의 싸움을 하고 있는 리더에게 힘을 실어주고 무한한 신뢰를 준 것이었다.
노 대통령이 반대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비판을 들었지만 지금 자신들의 참모들이 여전히 그에게 무한한 존경과 신뢰를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자기 사람을 끌고 모으는 힘, '인덕'이 있는 사람이었음을 생각해보게 한다.
조조는 유비에 비해 학식, 결단력, 전략기획, 꿈과 비전 등 모든 면에서 탁월한 리더였지만 유비가 가진 좋은 사람들을 충심으로 끌어모으는 인덕이 없어 천하통일을 이루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임기말 노무현 대통령은 그야말로 인기없는 대통령이었다. 그의 말대로 "임기 중에는 욕을 직싸게 했사더니 놀고 있으니까 내가 좋데요"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층이었던<EMBED id=bootstrapperwwwnewsincoffeecom154577 height=1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1 src=http://www.newsincoffee.com/plugin/CallBack_bootstrapperSrc?nil_profile=tistory&nil_type=copied_post allowscriptaccess="always" wmode="transparent" EnableContextMenu="false" FlashVars="&callbackId=wwwnewsincoffeecom154577&host=http://www.newsincoffee.com&embedCodeSrc=http%3A%2F%2Fwww.newsincoffee.com%2Fplugin%2FCallBack_bootstrapper%3F%26src%3Dhttp%3A%2F%2Fcfs.tistory.com%2Fblog%2Fplugins%2FCallBack%2Fcallback%26id%3D15%26callbackId%3Dwwwnewsincoffeecom154577%26destDocId%3Dcallbacknestwwwnewsincoffeecom154577%26host%3Dhttp%3A%2F%2Fwww.newsincoffee.com%26float%3Dleft" swLiveConnect="true"> 서민들과 중산층들이 5년전 보다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는 이유로 '경제대통령'을 간판으로 내건 이명박 대통령을 찍었고 노무현은 무능한 대통령, 실패한 대통령으로 낙인찍었다.
그리고 시골 서민으로 돌아간 노무현. 최고 통수권자의 짐을 털어버린 그날 제일 행복해 보였던 그였다. 하지만 보수의 칼은 그의 모든게 못마땅했다. 아방궁같은 사저도 퇴임후 농사짓는 것도 인터넷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하나같이 말이다.
사람들은 참 어리석게도 물건이든 사람이든 자신 곁에 있을 때는 소중한 것을 몰랐다가 그것을 어느새 잃어버리거나 상실했을때 가치와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고 교육, 살림살이 뭐 하나 나아진게 없다고 불평불만이 끊이질 않던 '놈현스럽다'라는 말을 하고 다녔던 국민들이 이제 그의 죽음 앞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많은 서민들이 노무현이 대통령 자리 앉더니 변했다고 했지만 사실 변한건 국민들이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난 영정앞에서 통곡을 하고 가슴아파하고 국화꽃 한 송이 들고 길게 도열해 있는 시민들에게 묻고 싶다. 잘되면 내탓 잘못되면 노무현탓을 했던 사람들이 아니시냐고.
연일 1억짜리 시계와 자녀들의 호화 아파트를
가십거리로 보도하던 언론.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 앞에 도착해 언론앞에 섰을 때 당당하게 우렁찬 여기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왜 면목없다고 하셨습니까?" 아니 면목없는 일이지 거기서 무슨 답변을 더 듣고 싶은 것일까. 난 그 기자의 수준이 참으로 알만했다. 오전에 봉하마을을 출발하기 전 말했던 '면목없습니다'라는 멘트를 가지고 준비한 질문이 고작 그것이다.
항상 호기에 차고 당당하게 초롱초롱했던 그의 눈빛이 풀려있었다. 두려움마저 느껴지는 그의 눈을 보고 던진 질문이, 전직 대통령에게 던진 질문이 "왜 면목없다고 했냐"는 질문이다.
난 지난 3년간 언론사와 PR회사에 몸담으며 한심한 기자 쓰레기 같은 기자 소명의식 없는 직업기자 직업의식도 없는 날림기자 등 무수한 많은 기자 같지도 않은 기자들을 봐왔다. 기자직이 내 직업이 될까 두려워했던 이유다. 그런 기자 같이 않은 기자가 될 까봐.
노무현 대통령의 몰락을 생중계하던 그들이 이제 인간 노무현을 앞다퉈 재조명하고 있다. 한때 언론인이 되려 했지만 물론 지금도 그 마음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지만 언론에 대한 환멸을 느끼고 진로에 대해 고심했던 이유 중 하나가 이번 노무현 사태를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언론의 이러한 이중적 행태는 양탈을 쓴 늑대같이 느껴진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 토요일 아침 그 누구보다 노무현 비판하고 미워했던 선배 기자에게 연락을 했다. "선배..뉴스 보셨죠?" "그래. 모두 다 자기가 안고 가겠다라는 거겠지.."
노무현의 유전자를 갈아버려야한다며 참여정부 5년 내내 독설을 퍼붓던 이웃집 아저씨를 우연히 마주쳤다. 보수 언론사에서 일했던 나도 민망할 만큼
노무현 대통령을 욕해왔던 분이셔서 그랬는지 내가 얘기를 꺼내기도 먼저 긴 탄식을 하시며 "안됐어..."라는 짧은 한마디를 남기시고는
쓸쓸히 집으로 들어가셨다. 다소 충격을 받은 듯 보이셨다.
노무현을 민족의 반역자로 처단해야 한다면 투쟁해왔던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님의 반응도 궁금했다. 그만의 기자정신과 시각으로 '서거'가 아닌 '자살', '사망'이라고 표현해야 한다는 다소 냉철한 면도 보였지만 '大人이었다'라고 평하며 진심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명복을 빌고 있었다. 내가 기자 조갑제로 부터 들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가장 높은 평가일 것이다.
그래. 그를 싫어하던 사람도 그를 사랑했던 사람도 그에게 관심없던 사람도 모든 걸 자신이 안고 간 그를 더 이상 미워할 수 없고 더 이상 사랑을 줄 수 없고 더 이상 무관심할 수도 없다.
지난 5년간 노무현 대통령을 관심은 많았지만 사랑하지는 않았고 비판해왔던 한 사람으로 오늘 아침 나도 모르게 자꾸 눈물이 흐른다.
내 마음 속 노무현
나라가 뜻 밖의 상실감에 가라앉았다.
한때 희망이라는 것을 걸었던 한 사람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세상에서 가장 역동적이라는 이 나라가
슬로우 모션으로 돌아가는 듯 하다.
그런데
공부도 해야 하고
취업도 해야 하고
장사도 해야 하고
출근도 해야 하고
아이도 돌봐야 한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비극적 투신으로 눈을 감은 전직 대통령의 죽음과는
아무 상관 없이
녹록치 않게 바쁘게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허탈해하고
상실감에 허전해하고 있다.
난 노무현 대통령을
크게 3가지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대학생의 시각, 기자의 시각, 컨설턴트로서의 시각이 그것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2002년
난 노무현의 강력한 지지층이었던 대학생이었고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욕을 많이 먹던 2006년부터 임기말 2007년까지
보수 언론사에서 인턴기자로 일했고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이미지 개선 워크샵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PR회사에서 근무하며
당시 VIP 프로젝트의 생생한 얘기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 나와 직접적인 노무현 대통령과의
직간접적 접촉이 많았던 기자 시절 얘기를 되세겨 보고 싶다.
난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 인생을 걸고 싸워왔던
대표 보수 언론사에서 인턴기자로 일했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헌법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고
국가 원로들을 폄하하고
군사작전통제권을 환수한다고 하고
무리한 부동산 정책을 펼쳤던
참여정부와 조중동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던 시절이었다.
매일 아침 출근을 하면
여기저기서 미친놈, 정신병자, 탄식이 들려왔다.
사설도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과 정책들에 연일 독설을 퍼붓고 있었다.
내가 일했던 언론사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민족의 반역자로
그의 말대로 '굴러들어온 놈'으로 여기던 곳이었다.
환경탓이었을까..
내게도 노무현 대통령은
어느새
기업의 자율성과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경제보다 정치적 소모에 더 치중하는 정치꾼
한 나라의 최고 통치권자인 대통령으로서
품위와 권위라고는 좀 처럼 찾아볼 수 없는 막 되먹은 사람
우방 미국을 무시하고 한미관계 파탄낸 장본인
통합보다는 네편 내편 편가르는 포용력없는 한심한 리더
헌법을 무시하고 국가의 역사를 부정하는
한심한 대통령이었다.
보수가 바라보고 읽는 노무현은
내게도 그런 노무현이었다.
그런데 기자밥 먹은지 반년이 지나갈 때쯤 부터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만나보고 대화라도 나눠본 사람들
특히 대통령 참모부터 그의 곁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한결같이 노무현 대통령을 추종하고 사랑했다는 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후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분들과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는데
한결같이 대통령 노무현, 인간 노무현을
사랑하고 존경해 마지 않았다.
그때만 하더라도
난 그들을 노빠라고 여겼다.
그들은 후세가, 역사가 당신을 제대로 평가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선배 기자들이 노무현보다 그를 잘못된 방향으로 가도록 부추기는
그러한 참모들이 문제라고 비판하곤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모들이 그를 조종한 것이 아니라
고독하고 외로운 자기와의 싸움을 하고 있는 리더에게
힘을 실어주고 무한한 신뢰를 준 것이었다.
노 대통령이 반대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비판을 들었지만
지금 자신들의 참모들이
여전히 그에게 무한한 존경과 신뢰를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자기 사람을 끌고 모으는 힘,
'인덕'이 있는 사람이었음을 생각해보게 한다.
조조는 유비에 비해 학식, 결단력, 전략기획, 꿈과 비전 등
모든 면에서 탁월한 리더였지만
유비가 가진 좋은 사람들을 충심으로 끌어모으는 인덕이 없어
천하통일을 이루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임기말 노무현 대통령은 그야말로 인기없는 대통령이었다.
그의 말대로
"임기 중에는 욕을 직싸게 했사더니 놀고 있으니까 내가 좋데요"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층이었던<EMBED id=bootstrapperwwwnewsincoffeecom154577 height=1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1 src=http://www.newsincoffee.com/plugin/CallBack_bootstrapperSrc?nil_profile=tistory&nil_type=copied_post allowscriptaccess="always" wmode="transparent" EnableContextMenu="false" FlashVars="&callbackId=wwwnewsincoffeecom154577&host=http://www.newsincoffee.com&embedCodeSrc=http%3A%2F%2Fwww.newsincoffee.com%2Fplugin%2FCallBack_bootstrapper%3F%26src%3Dhttp%3A%2F%2Fcfs.tistory.com%2Fblog%2Fplugins%2FCallBack%2Fcallback%26id%3D15%26callbackId%3Dwwwnewsincoffeecom154577%26destDocId%3Dcallbacknestwwwnewsincoffeecom154577%26host%3Dhttp%3A%2F%2Fwww.newsincoffee.com%26float%3Dleft" swLiveConnect="true"> 서민들과 중산층들이
5년전 보다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는 이유로
'경제대통령'을 간판으로 내건 이명박 대통령을 찍었고
노무현은 무능한 대통령, 실패한 대통령으로 낙인찍었다.
그리고 시골 서민으로 돌아간 노무현.
최고 통수권자의 짐을 털어버린 그날 제일 행복해 보였던 그였다.
하지만 보수의 칼은 그의 모든게 못마땅했다.
아방궁같은 사저도
퇴임후 농사짓는 것도
인터넷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하나같이 말이다.
사람들은 참 어리석게도
물건이든 사람이든 자신 곁에 있을 때는 소중한 것을 몰랐다가
그것을 어느새 잃어버리거나 상실했을때
가치와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고
교육, 살림살이 뭐 하나 나아진게 없다고
불평불만이 끊이질 않던
'놈현스럽다'라는 말을 하고 다녔던 국민들이
이제 그의 죽음 앞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많은 서민들이 노무현이 대통령 자리 앉더니 변했다고 했지만
사실 변한건 국민들이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난 영정앞에서 통곡을 하고 가슴아파하고
국화꽃 한 송이 들고 길게 도열해 있는 시민들에게 묻고 싶다.
잘되면 내탓 잘못되면 노무현탓을 했던 사람들이 아니시냐고.
연일 1억짜리 시계와 자녀들의 호화 아파트를
가십거리로 보도하던 언론.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 앞에 도착해 언론앞에 섰을 때
당당하게 우렁찬 여기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왜 면목없다고 하셨습니까?"
아니 면목없는 일이지 거기서 무슨 답변을 더 듣고 싶은 것일까.
난 그 기자의 수준이 참으로 알만했다.
오전에 봉하마을을 출발하기 전 말했던
'면목없습니다'라는 멘트를 가지고 준비한 질문이 고작 그것이다.
항상 호기에 차고 당당하게 초롱초롱했던 그의 눈빛이 풀려있었다.
두려움마저 느껴지는 그의 눈을 보고 던진 질문이,
전직 대통령에게 던진 질문이 "왜 면목없다고 했냐"는 질문이다.
난 지난 3년간 언론사와 PR회사에 몸담으며
한심한 기자
쓰레기 같은 기자
소명의식 없는 직업기자
직업의식도 없는 날림기자 등
무수한 많은 기자 같지도 않은 기자들을 봐왔다.
기자직이 내 직업이 될까 두려워했던 이유다.
그런 기자 같이 않은 기자가 될 까봐.
노무현 대통령의 몰락을 생중계하던 그들이
이제 인간 노무현을 앞다퉈 재조명하고 있다.
한때 언론인이 되려 했지만
물론 지금도 그 마음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지만
언론에 대한 환멸을 느끼고 진로에 대해 고심했던 이유 중 하나가
이번 노무현 사태를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언론의 이러한 이중적 행태는 양탈을 쓴 늑대같이 느껴진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 토요일 아침
그 누구보다 노무현 비판하고 미워했던 선배 기자에게 연락을 했다.
"선배..뉴스 보셨죠?"
"그래. 모두 다 자기가 안고 가겠다라는 거겠지.."
노무현의 유전자를 갈아버려야한다며
참여정부 5년 내내 독설을 퍼붓던 이웃집 아저씨를 우연히 마주쳤다.
보수 언론사에서 일했던 나도 민망할 만큼
노무현 대통령을 욕해왔던 분이셔서 그랬는지
내가 얘기를 꺼내기도 먼저
긴 탄식을 하시며 "안됐어..."라는 짧은 한마디를 남기시고는
쓸쓸히 집으로 들어가셨다.
다소 충격을 받은 듯 보이셨다.
노무현을 민족의 반역자로 처단해야 한다면
투쟁해왔던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님의 반응도 궁금했다.
그만의 기자정신과 시각으로 '서거'가 아닌 '자살', '사망'이라고
표현해야 한다는 다소 냉철한 면도 보였지만
'大人이었다'라고 평하며 진심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명복을 빌고 있었다.
내가 기자 조갑제로 부터 들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가장 높은 평가일 것이다.
그래.
그를 싫어하던 사람도
그를 사랑했던 사람도
그에게 관심없던 사람도
모든 걸 자신이 안고 간 그를
더 이상 미워할 수 없고
더 이상 사랑을 줄 수 없고
더 이상 무관심할 수도 없다.
지난 5년간 노무현 대통령을
관심은 많았지만
사랑하지는 않았고
비판해왔던 한 사람으로
오늘 아침
나도 모르게
자꾸 눈물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