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정주현200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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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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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을 기억해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몇이나 있을까?

 

닉(Nick)은 아마 내가 알기에는 그러한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는 마치 친구의 얼굴을 기억하듯 구름을 말했다.

가끔씩 그는 처음 내게서 문자를 받아 설렜던 날의 구름과

우리가 사귀기로 한 날의 구름들이 쌍둥이처럼 똑같았다고,

또 그가 그것을 얼마나 생생하게 기억하는지 내게 그림을

그려가며 말해주곤 했다.

 

물론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었지만,살짝 로맨틱해보이는

농담 섞인 그이의 말투가 싫지 않아, 그때마다 그의 어깨 위에

두팔을 둘러 얹어 살며시 등을 안고서 내가 얼마나 그를

생각하는지 알려주곤 했다.

 

닉은 내가 성인이 된 후에 처음 사귀게 된 남자였는데,

사실 주위에서는 살짝 놀랠 정도로 나보다 나이가 많았었다.

  " 찬경, 당신이 고작 우유를 먹기 시작했을 때에 난 이미

  목장에서 우유를 짜낼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살짝 주름진 그의 이마만큼의 우리의 나이 차가

살며시 부담되기도 했지만, 내가 보지 못한 7년들의 세상을

그를 통해 알게 되는 재미에 흠뻑 빠진 후부터는. 나에게 

닉은 다른 세상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온 친구가 되었다.

(사실 난 back to the future의 열렬한 팬이었다.) 

 

처음 눈길을 나눈 때부터 마지막 감정을 거둬 간 그날까지,

그는 단 한번도 나보다 시선을 높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조금씩 좋아진 내 감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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