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속에 오늘이 제 생일인걸 깜박했습니다...

이은별2009.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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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국에 살고있는 한국인 대학생 입니다...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정말 까마득히 잊고 있었습니다... 어제 친구들이 전화해서 아무것도 하지않을거냐고 물어본 다음에야 오늘이 제 생일이라는걸 기억했습니다...

요즘 너무 정신이 없고, 슬픔에 잠겨있어서 그랬나 봅니다...

슬픔에 잠겨있는데 거기다가 대통령이라는 작자가 하는짓이 쪼잔해가지고 사람을 열받게 만들고 뚜껑 열리게 하니...어쩔려고 그런답니까?

 

23일, 너무 갑작스런 소식에 방에 쳐박혀 울고 또 울고를 반복했습니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습니다...아직도 믿기지 않는거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여름에 노무현 대통령님을 뵈었습니다. 아주 더운 여름날 아침 일찍 봉하마을로 가려고 온 가족이 기차에 올랐습니다. 대통령님께서 3시경에 나오신다고 해서 몇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정확히 3시에 그분께서 나오셨습니다...동영상이나 사진 속에서 느꼈던 온화한 모습 그대로 미소를 지으시며 손을 흔들어 주셨습니다...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정겨웠습니다... 제 아빠께서 몇달동안 계시판에 뵙고싶다고 그러시고, 비서관분께도 이메일 보내신 덕분에 우리 가족은 대통령님과 사진까지 찍는 영광까지 누릴수 있었습니다. 대통령께서 농담으로 "다른 일 보시러 왔다가 들른거지요? " 하고 물으셨습니다. 저희는 아니라고 대통령 뵈러 한국왔다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대통령께서 미안해 하시며 "오늘 다른 일 없었다면 안으로 모셔 차라도 한잔 대접하면 좋았을텐데...정말 죄송합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당황한 우리 가족은 무슨 말씀을 하시냐고 지금 대통령님과 만나 인사를 하고 사진도 같이 찍은것도 너무 큰 영광이라고 했습니다.

그분 웃음소리와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히 들리는데... 그분이 돌아가셨다니요... 정말로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너무 울어 눈이 퉁퉁 붓고 목에서 소리도 안나와 꺼이꺼이 가슴을 움켜잡고 울었습니다. 이렇게 누구를 위해, 가슴 아프게 가슴 시리게 하염없이 울어 본적 없습니다...눈물 한방울 한방울 쉬지않고 나오는게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답니까?

미쳐 버리겠습니다...굳이 고향에서 소박하게 사시려 하는 분을 왜 그렇게도 못 잡아 먹어 안달이였답니까? 대체 무엇이 두렵길래...그분 존재조차 두려웠던게 아닌지요?

 

생방송으로 컴퓨터로 영결식을 보며 계속 울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훌륭하신줄은 알았지만...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나이, 성별 상관없이 통곡을 하면서 우는데...정말...휴우...수많은 사람들을 울릴만큼 그렇게 훌륭하셨던 분이라고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그리고 걱정스럽습니다... 거꾸로 쳇바퀴 돌리는 쥐땜에 사랑스런 국민들이 다치지는 않을지...정말로 걱정입니다... 이렇게 한국에 가고 싶은적 정말 없었습니다... 제가 한국에 있더라면 어떻게라도 작은 보탬이 되게 노력할텐데...먼곳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게...정말 슬픕니다...

 

정말로 소중하고 위대하셨던 분... 그분 참 많은 사람 가슴을 때리며 울립니다... 밤낮 할것없이 수도꼭지처럼 하염없이 나오는 눈물땜에...아무것도 못하겠습니다...

 

국민, 나라를 위해 솔직하고도 열심히 일해오신 분... 우리나라의 큰 별이 지니... 앞날이 캄캄합니다... 이 어둠속에 신난것들은 바로 찍찍이들... 정말 열받습니다... 이렇게 어떤 사람이 간절히 죽기를 원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민주주의는 다 어디로 갔습니까? 국끓어 먹었답니까? 민주주의가 그렇게 쉽게 버려질수 있는 물건입니까? 국민들이 어떻게 이루어낸 민주주의인데, 감히 어디서 그걸 바꾸려고 한답니까?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지켜야되는 예의와 도리가 있는겁니다. 그런데 일주일도 안되는데...그것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 돌아가셨는데 강제 철거에다가, 하얀 국화들을 무참히 짓밟고 감히 우리 대통령 영정사진도 집어 던지고 깨트리고, 이게 말이 됩니까?

 

그리고 무슨 한 나라의 경찰이 이렇게도 비겁하고 치졸합니까? 아무리 위에서 지시를 받는다고는 해도,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거 아닙니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옳고 그름에 대한 평가, 이런거 하나도 모르는 로봇들입니까?  어찌 자신들의 아버지, 어머니, 동생, 친구, 형, 누나같은 국민들을 무참히 폭행합니까? 차라리 범죄 사건이나 제대로 해결하지, 노란색 스카프 압수하는거 경찰로써 웃긴 행동 아닙니까?  이런짓하려고 경찰이 되었습니까? 이런짓 하려고 의경이 되었습니까? 국민은 나라의 주인입니다. 이런거는 어린아이들도 압니다. 심지어 개들도 자신의 주인을 목숨걸고 지킵니다. 헌데, 한 나라의 경찰이 되가지고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폭행하고 얼굴에 가스뿌리고...자신들이 봐도 부끄럽고 어처구니없는 일 아닙니까? 꽤나 자랑스럽겠습니다... 집에 돌아가서 가족들한테 모라고 할겁니까?  "어머니 아버지, 나 오늘 아버지뻘되는 아저씨 곤봉으로 패고 어머니뻘 되는 아줌마 뺨 때리고 왔습니다. 노란색 스카프 뺏고 5살 아이가 들고있는 촛불도 뺏었습니다. 몇일동안 잠도 못자서 짜증나는데 화풀이도 좀 했습니다. 참 잘했지요? " 이럴겁니까? 위에서 누가 시키면 다 용서되는 일입니까? 시킨다고 다 하는 거, 아주 무서운겁니다. 나중에 밀려올 죄책감 어쩌려고 시킨대로 다 한답니까?  힘들다는거 압니다. 위에서 시키는거 하지 않으면. 하지만 그걸 다 해버리면 자신이 갖고있는 판단력, 생각, 믿음, 여태까지 배워온 지식, 도덕성등을 다 내다 버리는 꼴이 되는겁니다.  그러면 껍데기만 남는거지요... 세상에 생각과 지식이 없는 사람이 솔직히 사는거라고 볼수 있습니까? 껍데기만 있는 좀비가 되는겁니다.

 

아주 걱정스럽습니다... 꽃다운 나이들의 젊은이들이 다치지는 않을까...염려스럽습니다...

연세있으신 어르신들도 건강 해칠까봐 두렵습니다...

지금 나라 망신도 말도 아닙니다...

부끄러워 고개를 들고 다닐 수 가 없습니다.

친구들이 제게 자꾸 묻습니다... 한국은 민주주의 나라 아니였냐고요...

저도 이해가 안되는데...이 친구들이 이해가 되겠습니까?

저도 혼란스러운데...

에휴...나라망신 혼자 다 시킵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버렸나요?

 

이런 와중에 생일이 생각납니까?

이런 혼란속에 그딴게 기억이 난답니까?

너무 슬프고 분통이 터져 오늘도 새벽이 넘게 잠을 못이루고 있습니다...

원통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가시는 길에 이렇게 가슴 아픈일들을 보여드려서...

얼마다 슬퍼하실까 생각하니...또 제 마음이 찢어집니다...

그분...정말로...미치게 보고싶습니다...

내일은 눈물을 닦고 그분처럼 곧게 살 수 있을까요?

 

아리랑 가사처럼...떠나시다가 발병나 저희 곁으로 다시 돌아오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가 살아가는동안에 할일이 또 하나 있지..."

"사랑으로"노래에 정말 눈물이 왈칵 나오는 부분이네요...

그리고...이 가사도 정말 가슴에 와닿아서 하루에도 몇번씩 듣는지 모릅니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이승철)

 

천번이고 다시 태어난데도
그런 사람 또 없을테죠
슬픈 내 삶을 따뜻하게 해줄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그런 그댈 위해서
나의 심장 쯤이야
얼마든 아파도 좋은데

사랑이란 그 말은 못해도
먼곳에서 이렇게 바라만 보아도
모든걸 줄 수 있어서 사랑할 수 있어서
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나 태어나 처음 가슴 떨리는
이런 사랑 또 없을테죠
몰래 감춰둔 오랜 기억속에
단 하나의 사랑입니다

그런 그댈 위해서
아픈 눈물 쯤이야
얼마든 참을 수 있는데

사랑이란 그 말은 못해도
먼곳에서 이렇게 바라만 보아도
모든걸 줄 수 있어서 사랑할 수 있어서
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도
그대 웃어준다면 난 행복할 텐데
사랑은 주는 거니까 그저 주는 거니까
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노래, "천개의 바람이 되어" (임형주)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저절로 흐르는데... 꼭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하시는 말씀같아서 더욱 간절하게 들리네요...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나는 천개의 바람
천개의 바람이 되었죠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가을엔 곡식들을 비추는 따사로운 빛이 될게요
겨울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이 될게요
아침엔 종달새 되어 잠든 당신을 깨워 줄게요
밤에는 어둠속에 별 되어 당신을 지켜줄게요

나의 사진 앞에서 있는 그대
제발 눈물을 멈춰요

나는 그곳에 있지 않아요
죽었다고 생각 말아요

나는 천개의 바람
천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나는 천개의 바람
천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작년 여름 나오셔서 인사하시는 모습...

 

 

 

노무현 대통령님,

한없이 뵙고 싶습니다...... 혼란속에 오늘이 제 생일인걸 깜박했습니다...

끝 없이 존경합니다... 혼란속에 오늘이 제 생일인걸 깜박했습니다...

그리고...

영원히 사랑합니다.혼란속에 오늘이 제 생일인걸 깜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