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치 중립 담보할 쇄신책 필요하다

배규상2009.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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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치 중립 담보할 쇄신책 필요하다

 

 

검찰이 어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절차가 끝나면서 그 동안 미뤄왔던 박연차 게이트 수사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더 큰 관심은 검찰이 어떤 식으로 반성하고 어떻게 변화할지에 있다. 검찰의 쇄신은 되풀이되는 불행한 과거를 막을 수 있도록 하는 막중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검찰이 비리 수사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검찰의 추상 같은 업무 수행은 만연된 비리를 제거하거나 비리의 온상을 없애 다시는 섣불리 비리를 저지를 수 없도록 하는 예방 효과를 갖는다. 특히 비리에 쉽게 연루될 수 있는 권력층에 대한 검찰의 사정활동은 사회정의 구현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기능이다. 그러나 검찰이 정치권력을 등에 업고 스스로 권력기관화해 군림하는 기관으로 변질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검찰은 박연차 관련 수사에서 죽은 권력만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바람에 표적수사, 보복수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노 전 대통령 관련 수사에서는 범죄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혐의까지 연일 공개하면서 측근과 가족은 물론 노 전 대통령을 몰아붙였고, 이런저런 이유로 사법 처리 절차가 지연됨으로써 여론재판만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검찰을 비난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수사에서 빚어진 문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해선 안된다. 노 전 대통령 수사에 관여했던 사정기관 수뇌부에 대한 인적 쇄신은 물론 수사담당부서 등 조직 개편도 이뤄져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기회에 검찰 쇄신을 통해 정치권의 외압을 받지 않고 중립성을 갖고 수사할 수 있도록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는 정치 보복 시비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2009년 6월 1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