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마레] 히말라야를 뒤로 하고 <ABC-나야풀>

마영희2009.06.01
조회28

고산병에 시달리며

 

새벽 2시쯤 되었을까? 머리가 너무아프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것을 느꼈다. 너무 고통 스럽다... 이런게 고산병 이구나.. 순간 아찔했다.

나는 절대 안걸릴 줄 알았는데 솔직히 어제까지도 멀쩡해서 마음을 놓고 잠이들었다. 그런데 결국은 나도 걸리고 만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고산병으로 많이 쓰러지길레.. 조금 두려운 감도 있어서 조심했건만. 조심한다고 안걸리는 병이 아닌 것 같다.

 

우선 콜라와 갈릭스프를 먹으면서 아픈것을 달랬다. 그래도 힘든것 은 마찬 가지다. 얼른 여기를 떠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래도 일행들이 많이 챙겨줘서 많이 좋아 졌다. 일출을 보고 서둘러서 ABC를 내려갔다.

 

 

 

 

 

 

하지만 내몸은 천근만근 좀처럼 빨리 갈 수가 없었다. 일행들보다 한참을 뒤쳐져서 걸었다. 그냥 쓰러져서 자고 싶었다. 솔직히 고산병보다 잠을 못 잔것이 더 힘이 들었다. 다 필요없고 집에 가고 싶었다. MBC에 도착한 나는 결국 쓰러져 버렸다.. 너무 피곤해서 더 이상은 무리였다. 하는 수 없이 일행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또 홀로 남았다. 가야할 사람은 보내주어야 한다. 서로 힘만들기 때문이다. 한참을 누워있었다. 그래도 잠을 조금 자니까 괜찮아지는 것 같았다. 정상에 있을때만 해도 죽을 것 같았는데..

 

신기한 병이다. MBC의 롯지 주인이 괜찮냐고 물어본다. 차 한잔 마시며 한숨돌리고... 가방을 가볍게 하기 위해서 식량을 몽땅 버렸다. 돈 아끼다가 죽을 것 같았다.

이제는 그냥 사먹어야지.. 몸을 추스르고 다시 내려가려고 롯지를 나선 순간.. 아파서 쓰러졌던 내친구를 만났다. 다른 일행들과 함께 저 멀리서 올라 오고 싶었다.

 

 

 

 

고집은 못 말리겠다. 그래도 내심 반가웠다. 이제는 내가 환자가 되었고... 그녀석은 아주 팔팔한 상태로 올라왔다. 다시만난 기념으로 사진도 한 장 찍어주고..

내가 버렸던 식량 그리고 내 카메라도 모두 넘겨 주었다. 배낭은 한결 가벼워 졌다. 사실 그놈은 포터를 써서 짐에 무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히말라야에서 만나기로 정하고 다시 헤어졌다. 나는 또 천천히 걸어갔다. 내 다리가 아닌 것 같이 느껴진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

갑자기 엄청난 안개가 나를 가로 막았다. 한치 앞도 분간 할 수가 없다. 자고 싶다. 그냥 여기서 주저 않아 자고 싶었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고 산속에 나만 혼자 남겨진 것 같다. 사실 그랬다. 주위에는 안개낀 설산 들뿐..

그렇게 3시간동안 걸어서 결국 데울랄리에 도착 했다. 평소 걸음이었으면 1시간 조금 넘게 걸릴 것을.. 내 몸상태가 나쁜긴 한 것 같다.

 

주인에게 방을 달라고 하고 바로 누워서 잠이 들어 버렸다.

 

히말라야에서 잠을깨며

 

쾅쾅쾅...

문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주인이 일어나라고 깨운다. 손님자는데 깨우는 숙소는 처음 봤다. 하는 수없이 일어나서 밖으로 나왔다. 정말 추웠다. 설산을 바라보면서 차 한잔 하면서 시간을 때웠다.

 

갑자기 뒤에서 내이름을 부른다. 내 친구다. 이른 시간이었는데 벌써 정상에서 내려오는 것이었다.

나는 다시 일행이 생겼다. 그때부터 함께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비록 몸이 정상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촘롱까지 가는 강행군이다. 70도 경사를 다시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죽을 맛이다. 힘들지만 다음날 편하게 가기 위해서는 어쩔수가 없었다. 돌아가는 길이 더 길게만 느껴졌다. 지루하기도 하고 말이다.

 

팡고른의 숲을 지나 시누와에 도착 해서 촘롱을 바라보면서 콜라 한잔 했다. 저 멀리 촘롱 마을의 언덕을 보았을때... 정말 죽어버리고 싶었다. 날라갈수는 없을까? 그런생각도 들었다.

처음 산을 오를때 자신감들은 이미 바닥난지 오래다.

 

벌써 해가 지려고 한다. 서둘러야 한다. 그래도 머리아픈것은 거의다 사라져서 좋았다.

힘을 내서 끝도 없어 보이는 계단을 올라갔다. 숨이 찬다. 가방에 별로 들어있는 것도 없는데 다른 사람들은 이미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리 걸어 가고 있었다. 30여분을 걸어올라가자

 

드디어 일행들이 있는 롯지에 도착 할 수있었다. 난 가방부터 집어던지고... 의자에 앉았다..

함께 저녁을 먹으며 오랜만에 만난 일행들과 즐거운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다음날.

 

원래 일정은 푼힐 전망대 까지 가는 것이었는데.. 과감히 포기하고 하산하기로 한다. 이제는 포카라로 직행이다.

우리의 첫 번째 목표는 지누 온천.. 히말라야 산속에 온천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촘롱에서 40분 정도 길을 내려가자 지누에 도착 할수 있었다. 다시 30분 정도 산속의 길을 가자 정말 온천이 보였다. 김이 모락 모락 나오는... 정말 신기했다. 바로 앞에는 설산이 웅장하게 보이고 옆에는 계곡물이 흐르고 정말 천국이 따로 없었다. 옷을 갈아 입고 물에 뛰어 들었다. 마침 다른 사람들도 없어서 더욱 좋았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자 그동안에 쌓였던 피로가 모두 사라졌다. 솔직히 나오고 싶지는 않았지만 갈길이 바쁘기 때문에 1시간 정도 쉬다가 길을 나섰다. 이곳은 기부 형식으로 운영되는 온천이어서 자신이 내고 싶은 만큼 돈을 내고 이용하면 된다. 성의껏 돈을 내고 산을 내려 가기 시작했다. 오늘의 목표인 시울리 바자르 까지 가기위해 왔던 길과는 다른 길을 가기로 했다. 훨씬 수월한 길이었기 때문에 편하게 갈 수있었다. 몸 상태도 많이 좋아져서 날아 갈것 같았다. 강을 따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마을사람들과 인사도 나누고,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트레킹을 했다.

 

 

 

 

 

 

 

어느새 시울리 바자르 까지 거의 다왔다. 내가 밭에서 길을 못찾자 한 여자 꼬마 아이가 와서 길을 가르쳐 준다. 고마워서 먹을 것이라도 주고 싶었지만, 난 지금 아무것도 없다. 악수로 대신하고 밝게 웃으며 헤어졌다.

 

어느새 들어선 익숙한 길... 내가 처음 쉬었던 롯지에 도착 했다. 저 멀리서 친구 너무 늦었다며 손을 흔들고 있다. 지는.. 환자 였던 주제에 ㅋㅋ

조금뒤에 일행들도 내려왔다.. 마음이 편안해 졌다. 내일이면 트레킹이 끝난다는 생각에..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어쨌든 내자신에게 수고 했다고 말해줬다.

 

다음날

 

드디어 마지막 트레킹 날이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있는데 주인집 꼬마가 먹을 것 달라고 조른다. 눈이 너무 이쁘게 생겼다. 낯선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는 것 같다. 함께 사진도 찍고 데리고 놀았다.

 

 

 

 

 

 

이제 출발 할 시간..

주인 아주머니가 가르쳐 준대로 지름길로 갔다. 왜 이길을 몰랐을까. 너무 넓고 편한 길이었다. 심지어 택시도 다닌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길을 보수 하고 있었다. 사진도 찍어가며 여유롭게 길을 걸어갔다. 사실 2일동안 사진을 거의 찍지 못했다. 몸이 힘들어서 그랬지만 나중에 조금 후회될것 같다.

 

 

 

 

 

 

 

결혼식을 하는 것 같아서 사진을 찍었지만... 장례식이었다.. 모두 슬피 울고 있었다.

 

 

 

 

 

 

 

어느새 비레탄티 마을까지 와버렸다. 이제 정말 거의 끝났다. 시작할 때 아침으로 계란을 먹으면서 정상으로 올라갈 의지를 다졌던 곳에 다시 도착했다. 체크 포스트에서 아저씨가 트레킹 허가증에 도장을 찍어주며 축하한다고 말했다.

 

한국 사람들 정말 많이 이곳을 왔다고 했다. 영국에 이어 두 번째 란다.. 대단하다..

ABC 별것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나에게는 많은 어려움을 주었던 곳이다. 그 중에서도 촘롱 가는 길은 절대 있지 못할 것이다.

 

 

드디어 출발지점 나야풀에 도착... 만세를 불렀다.. 난 해냈다.

 

 

포카라의 숙소에 도착해서 과자와 음료을 한 개 사서 길바닥에 앉아서 맛있게 먹었다.

모처럼의 여유... 너무 평온하다... 포카라도... 그리고 내 마음도.

 

 

 

 

저녁은 삼겹살로 몸보신 하면서 못다한 이야기도 나누고 피자와 아이스크림도 먹어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