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리기

이현주2009.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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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리기

 

언제부터 별이 그리워졌는지는 잘 모르겠어

그냥… 물끄러미 별들을 바라보고 있을 시간이나 공간이 없었다는 걸

깨닫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런데 아주 갑자기

그 소원이 이루어진 거야

누군가 밤하늘에 너무 가득한 아름다움을 보라고 감탄사를 던졌고

나도 모르게 추위에 웅크리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어

 

그 까만 하늘 안에

너무나 연약해 보이는 그 작은 빛들은

별이라는 이름 외에는 그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더라

 

불멸의 연인이라는 영화 속 베토벤의

절망과 꿈이 어우러진 그 날개 짓처럼

눈을 감고 양팔을 뻗어 들려올라가

별들의 호수 속 한 별이 될 수 있다면

영혼을 팔아도 좋을 것 같다는 간절함…

 

별들은 알고 있대

인간의 운명을…

전설 속 켄타우로스들은 별들의 운행을 보고

운명을 거역하지 않는 법을 배운다던데

 

아무렴 어때

나사는 곳 하늘 어귀이든 땅 모퉁이이든

무슨 상관이야

내가 존재하는 것도 혹은 존재하지 못하는 것도

나는 개의치 않아

 

별들을 바라볼 수 있는 그 곳

별들의 자리에 가만히 다가갈 수 있는 그 곳

그 곳으로 가야할 것 같아

 

멍한 바보가 된다 해도 괜찮고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고

그저 하늘 속에 녹아질 수 있으면…

나를 그려낼 언어가 있고

나를 마셔낼 커피가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한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