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승투수와도 바꾸지 않는다!

김새롬200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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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벌어진 호랑이와 사자와의 경기에서
이종범 선수가 통산 500도루와 1.000득점 기록을 세웠다.(국내야구만)
500도루와 1.000득점 모두 최단경기 신기록이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김석류 아나운서의 미소 보다 다시 나오는 이종범 선수의 기록장면이 더 아름답다.

필자는 농구팬이다.
그러던 중 93년 신인 이종범 선수는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가 되었다.
해태의 팬이었던 아버지가 한국시리즈(해태-삼성)를 보셨고 시청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해태와 이종범 선수의 팬이 되었다.
이듬해 이종범 선수는 196안타, 3할9푼3리, 84도루라는 경기적인 기록을 세운다.
그는 93년부터 97년까지 해태에서 뛰던 5년중 3번을 우승 시켰다.
특히 97년에는 30개의 홈런과 64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이때 투수들의 집중견제,
특히 97시즌 고의사구 30개는 현재까지도 1시즌 고의사구 최고기록이다.
고의사구 30만이었을까? 전력투구, 그리고 고의사구 아닌 공넷.
이렇게 심한 견제만 아니었으면 세계적인 대기록(홈런/도루 동시석권)이 나왔을것이다.

97시즌을 마치고 이종범 선수는 일본으로 이적한다.
큰무대를 뛰고 싶기도 했었고 IMF의 해태는 그를 지켜줄 수 없었다.
결과론이지만, 이때 일본에 가지 말았어야 했다.
굳이 큰무대로 갔어야 했다면 메이저리그로 갔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싶다.
일본은 신사참배, 역사왜곡, 독도야욕과 마찬가지로
야구 경기에서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금도 몇몇 선수들이 일본을 가 있고
일부 방송사가 그 경기 중계하려고 거액의 외화를 일본에게 주는 모습을 보면 참 안타깝다.

그보다 기록.
99년 극심한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99년 50-50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을지도 모른다.
이종범은 97년 투수들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이승엽과 같은 수준의 홈런을 쳤다.
이승엽의 99년 홈런기록은 54개.
이종범 선수가 99년에 한국에 있었다면 홈런왕을 했을거라 생각 한다.
50-50은 충분히 가능한 기록이다.
그리고 통산 기록 역시 마찬가지이다.
전성기가 이어졌고 부상없이 지냈다면 700도루를 포함하여
홈런, 안타 등 타자가 세울 수 있는 모든 기록을 갈아 치웠을 것이다.

21세기 첫 해.
이종범은 다시 국내로 복귀 했다.
03년 다시 홈런20-도루50의 기록을 세웠다.
06년 WBC에서 체력소모를 하며 부진에 빠졌으나
작년부터 다시 살아나 여전한 야구천재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중 기억나는 명장면 하나를 떠올려 본다.


20승투수와도 바꾸지 않는다!




1996년 8월 23일

96시즌은 해태의 상징이었던 에이스 선동렬이 일본으로 이적하고 맞은 첫 시즌.
역시 시즌 초반 해태는 하위권을 맴돌았다. 선동렬이 없는 해태 다웠다.
하지만 그것은 선동렬이 없는 해태가 아니라 이종범이 없는 해태였다.
이종범과 이대진이 방위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뒤 해태는 거칠 것 없이 올라 1위까지 왔다.
2위 한화와의 승차는 5.5경기.

8월 23일 경기의 상대는 한화이글스. 대전 한밭야구장.
한화와의 주말3연전 중 첫경기였다.
2위 한화는 이 3연전을 선두추격의 계기로 만들고자 했다.
꼭 이겨야 했던 한화는 초반부터 전력을 다했다.
1회 2.3루 에서 4번타자 장종훈의 싹쓸이 2루타로 2-0으로 앞서갔고
4회와 8회 각 1점씩 보태며 4-0으로 이기고 있었다.

반면 해태는 한화의 선발투수 송진우의 호투에 밀려 시종일관 끌려다녔다.
그리고 9회초 마지막 공격.
누가 그랬던가? 야구는 9회부터라고.

호투하던 송진우는 9회초 공넷 2개를 내주며 힘이 빠진듯.
1사 1.2루 찬스에서 7번타자 박재용의 중전안타로 1사 만루의 상황이 되었다.
이후 8번타자 타석에서 밀어내기로 4-1이 되었다.
다급해진 한화는 `에이스` 정민철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둔다.
정민철은 9번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하고 2사 만루의 상황이 되었다.
9회초 2사만루 1번타자는 이종범.

야구는 9회 2아웃 부터라고 했다.
야구천재 이종범은 그것을 입증시키려 했던걸까?
이종범은 정민철의 공을 담장으로 날려버린다.
극적인 역전 만루홈런.
해태는 5-4로 역전했고 한화는 망연자실했다.

9회말.
전력을 다했던 해태는 9회말이 되자 엔트리에 포수가 남아있지 않았다.
이종범은 포수 마스크를 쓰고 1이닝을 마친다.
그는 현재까지 투수를 제외한 모든 야구 위치를 다 경험하였다.
호랑이의 팬들 그리고 이종범 선수를 기억하는 많은 팬들이
잊지 못하는 이날의 경기는
20승투수와도 결코 바꾸지 않는다는 야구천재 이종범의 진가를 확실하게 보여준 경기였다.

20승투수와도 바꾸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