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_봉준호

강수아2009.06.07
조회71
마더_봉준호

마더(MOTHER, 2009)

 

감독: 봉준호

주연: 김혜자, 원빈, 진구

 

+

 

'너. 부모님은.. 엄마는 계시니.'

 

'우리아들이.. 안그랬거든요.'

 

++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극중에서 혜자가 작두질을 하는 모습을 볼 때의 그 마음처럼.

소리도 섬찍한데 저러다 손가락이 뎅겅 잘려버리지나 않을까.

그런 기분으로.

(아 정말 조마조마했다. 소리도 완전. 서걱서걱.)

 

모든 장면들은 정말 꽉 짜여있어서,

복선과 복선의 연속이라는 느낌.

반드시 그 행동의 이유는 앞에 나왔던 씬에서 찾을 수 있었다.

마치 책을 앞으로 넘겨보듯이.

 

+++

 

'엄마'라는 존재.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가장 사랑하면서도 가장 지긋지긋한.

그런 존재다.

 

오줌싸는 아들에게 먹이는 약처럼.

밑빠진 독에 물붓듯 쏟아지는 당신의 그 사랑은.

때로는 참으로 지긋지긋하지.

그래도 내게 믿을 건 엄마밖에 없다는 사실은,

더욱 더 갑갑하게 만든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존재인 우리의 엄마는

내가 오줌싸는 것도 옆에서 봐주고

다 큰 나와 아직도 한이불에서 자지만.

엄마는 나를 모른다.

 

어쩌면 엄마는.

우리를 모르니까. 그렇게 맹목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어떤 딸인지 모르니까.

내가 어떤 인간인지 모르니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니까.

 

++++

 

어쩌면 도준은 겁나 똑똑한놈일지도.

분명히 영화 후반으로 가면서 녀석의 눈빛은 '멀쩡'해진 느낌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남의 이야기하듯 중얼거리는 도준은

정말 정신이 오락가락하던가

진짜로 무지하게 똑똑하던가

 

진태는 아 더 뭔가 비중을 뒀다면. 하는 아쉬움.

매력적이었고 연기도 정말 좋았는데.

(작품을 찾아보고싶은 배우 추가.)

진태의 역할이 뭔가 아쉽다.

 

+++++

 

혜자의 춤.

살풀이굿을 보는 느낌이었다.

압권은 배경음악!

 

사실, 영화에서 엄마의 이름은

한번도 언급되지도 보여지지도 않는다.

내가 쓴 '혜자'라는 이름은,

영화잡지에서 본 정보.

 

혜자는 불릴 때 항상 '엄마'라고 불린다.

아들 도준은 물론,

아들의 친구 진태도,

형사 제문에게도.

 

결혼과 동시에,

혜자가 아닌 엄마가 되고.

엄마라는 이유로 너무 많은 짐이 지워진다.

그냥 여리고 평범한 젊은 여인이었을 혜자를

이렇게나 서슬퍼런 독한 인간으로 만든 건

'엄마'라는 그 이름 아닐까.

 

5살난 모자란 아들과 농약을 마시고

동반자살을 하려했던 것도.

그 이름이 너무 무거웠을테지.

 

엄마니까.

줄줄줄 흘러나가는 게 눈에 보이면서도

쏟아붇고 또 쏟아붇고.

 

그저 화병될만한 일을 잊게 해준다는

그 침자리에 스스로 침을 놓고

살풀이하듯 춤을 출 뿐인.

 

엄마. 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