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초초 간단 브런치

정혜정2009.06.08
조회250

 

제 기억에 브런치, 라는 말이 스멀스멀 대중들에게 퍼져 나간 시점은

한참 케이블 방송에서 <**앤더시티>가 유명세를 타고 있었던 때가 아닌가, 하는데요.

캐리, 사만다, 미란다, 샬롯, 이렇게 네 명이서

레스토랑에 모여 한결같이 잘 차려입은 모습들로 간단한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 자주 나오긴 했죠.

뭐니뭐니 해도 먹으면서 하는 수다가 배도 안 고프고 좋잖아요?

순전히 제 기억에 의존하자면 <**앤더시티>를 잠 안자고 열심히 보던 해가

2004, 2005년이었으니까요, 아마 그 쯤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러다가 2004년에 네이버 얼짱으로 대뷔한 옥빈양의 발언이 문제가 되었죠.

욕빈양이 주연을 맡은 영화 <다세포소녀>가 개봉한게 2006년 8월 10일이니

아마 이 시점을 전후로 해서 '된장녀'라는 신조어가 유행한 것으로 짐작합니다만.

 

그런데 도대체 '된장녀'의 정체가 뭐죠? 유래는 김옥빈양이 모프로그램에서

남자친구가 계산할 때 할인카드 쓰는 것을 보고 깨더라, 라는 말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분노한 대한민국 남성들이 만들어낸 용어로 알고 있는데,

도대체 어째서 '된장녀'라는 이름을 갖다 붙이게 된걸까요?

네이버 지식인에 의존하지 않은 제 가설들에 대해 말해보자면

첫번째, "할인카드 쓰면 깬다고? 젠장맞을 소리 하고 있네."

젠장, 젠장을 격하게 발음하다 보니 '된장'이 된게 아닐까, 하는 유치간단한.

두번째, '된장녀'에 대한 키워드는 아무래도 '명품' '유명외국커피체인점'...뭐, 이렇 것들이죠.

이국적인 것들(?)을 선호하는 것에 대한 반감으로 가장 전통적인, 빼도박도 못하게 한국적이면서

생김새나 냄새 등을 떠올려볼 때 묘하게 모욕감이 들 수 있는 '된장'이란 단어를 택한 것은 아닐까,

이렇게 조금은 심리를 파고 들어들어가 본 가설들이 있습니다.

 

요즘들어 조금 안심이 된다면 요즘은 '된장녀'라는 말만 통용되는 게 아니라

더불어 '된장남'이라는 말까지 제법 통용되고 있으니까요.

한창 때의 '마녀사냥'분위기는 사그러든 것 같긴 해요.

그래도 웬만하면 쓰지 않는게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은 종종 하죠.

무엇보다도 명확하게 사회적으로 합의된 뜻도 없을 뿐더러

개인적으로 얼마든지 악용할 수 있는 말이니까요.

아... 어쩌다 이렇게 제대로 삼천포로 빠졌죠? ;

 

아무튼 '된장녀'라는 말과 함께 순풍을 만난 듯 자연스럽게 대중들에게 퍼져 간 문화가 '브런치 문화'가 아닐까, 한다는 거죠.

똑같은 뜻임에도 불구하고 '아점'과 '브런치'의 차이는 왜 이렇게 다르게 느껴지는지.

왠지 '아점'은 집에서 뚝딱, 아무렇게나 해치우는 것을 말하는 것 같고

'브런치'는 여자친구들과 함께 소문난 식당가들 속에 자리잡은 레스토랑에서 우아하게 식사하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면

저......아무래도 <**앤더시티>를 너무 열심히 본 것일까요?

 

그런데 전 브런치 메뉴를 직접 주문해서 먹어본 적은 없어요.

하지만 싸이질을 열심히 하다보면 일촌들의 미니홈피나 블로그 등을 통해서

'아, 브런치란 대충 이런 것이구나.' 알게 됩니다.

 

그래서 만들어본 브런치~

제 깜냥과 냉장고의 사정에 맞춰서 말이지요.

 

과정은 조리 사진이 딱히 필요가 없을만치 간단합니다.

 

1ㅣ 토마토와 양파는 미리 얇게 썰어 놓는다. 양파는 반으로 갈라 동그라미 모양이 나오도록 썬다.

 

2ㅣ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식빵 네 조각을 노릇노릇하고 바삭바삭하게 굽는다.

     (사진엔 두 조각만 보이지만 어떻게 그 것만 먹고 배가 부르겠어요......) 

 

3ㅣ 이번엔 적당량의 기름을 두르고 달걀 프라이를 만든다.

 

4ㅣ 팬을 닦아내고 아주 약간의 기름과 함께 양파를 살짝 볶는다. 매운 향이 날라갈 정도로만.

 

5ㅣ 음료는 밀크티. 블래티 티백을 우려낸 물에 전자렌지에 데운 우유나 중탕한 우유를 붓고 설탕, 혹은 시럽을 첨가한.

 

6ㅣ 식빵의 한쪽 면에 크림치즈를 얇게 펴바른다. 크림치즈 없으면 생략가능.

 

7ㅣ 비스킷 한 쪽과 함께 접시에 예쁘게 담아낸다.

 

-->접시는 지름 20센티미터 정도의 민무늬 접시인데 스파게티를 담아낼 때나 혼자 밥 먹을 때 식판 대용으로 아주 요긴합니다.

     이마트에서 구입한, 아마도 자체 브랜드인 성 싶은 'loving home'접시입니다.

     (뒤에 'made in china'라고 쓰여진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해지긴 하지만, 6900원) 

 

     식빵은 파리바게뜨에서 산 미니 후레쉬 식빵, 이구요.

 

     블랙티는 아는 동생이 호주에서 보내준 'Bushells'.

 

     비스킷은 역시 호주에서 공수받은 'Scotch finger'비스킷이에요. 소프트 비스킷인데 그렇게 맛있을 수가.

     호주엔 '팀탐'을 비롯하여 탐나는 과자들이 왜 그렇게 많은 건가요. ㅠㅡㅠ

 

이 모든 것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십분 남짓~

그래서 초초초 간단 브런치!

담백하고 영양도 듬뿍, 시간도 절약, 귀여운 브런치입니다.

게다가 전 다이어트 효과도 봤어요. (솔깃하지요?)

 

 

 *혹시 모르는 용어가 있었나요?

브런치: brunch←breakfast+lunch  [명사]아침을 겸하여 먹는 점심 식사.  언급했다시피 우리말의 '아점'이지요. 그런데 프랑스에도 이런 말이 있군요.

           데죄네 아 라 푸르셰트(déjeuner 초초초 간단 브런치 la fourchette)라고~ 아. 어렵다. 불어엔 문외한;;

 

블랙티: 동양에서는 찻물의 빛이 붉기 때문에 홍차(紅茶, red tea)라고 부르지만, 서양에서는 찻잎의 검은 색깔 때문에 'black tea (흑차)'라고 부릅니다.

           서양에서 'red tea'는 보통 남아프리카의 루이보스 차를 의미한다고 하네요.

 

에구에구~ 그렇다면 루이보스는 뭐냐굽쇼?

 

루이보스차: 루이보스는 남아공의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콩과 식물에 속하는 침엽수로 잎을 건조하여 차로 이용합니다.

차는 단맛이 나는데, 카페인이 없고 타닌 농도도 극히 낮으며 항산화 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구요.

              남아공 사람들은 이것으로 밀크티를 만들어 먹는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