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은 있을까?

강진200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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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우연은 있을까? 아니면 모든 것은 필연일까? 운명지어져 있어서 인간은 거기에 따르는 걸까? 아니면 그 무엇도 예측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걸까? 이러한 이야기는 비단 삶의 태도 뿐 아니라 세상의 법칙을 설명하려는 많은 과학자, 그리고 운명을 읽으려는 점술가 등등과 관련하여 많은 논쟁을 낳은 문제이다. 가히 낭만적이지 않은가? 각각의 개개인들이 아주 가끔씩 처한다는 "우연한 만남" 그리고 그러한 만남이 "인연"이라는 이름으로 "연인"관계로 발전하는 것 처럼, 그럼 세상에 우연은 있는 것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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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질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세상에서 우연은 점차 사라지는 것 같다. 물리학은 모든 운동의 법칙을 다 알아내는 것 같고, 생물학과 화확은 우리들의 감정과 반응등을 호르몬과 전기신호에 의한 작용과 반작용으로 환원시키고 있다. 수학적으로 정밀히 계산된 확률이 우리의 행동을 예측하고 있고,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떄ㅡ 연속적으로 일어날 다른 사건을 마치 자로 재듯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모든 것이 어떠한 원인에 의해 혹은 어떠한 법칙에 의해 결정되어져 있다는 것을 우리는 "운명", 다른 말로 "결정론"이라고 부른다. 모든 것은 결정되어져 있다. 우리의 앞으로의 행보와 결론 그리고 어떠한 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말이다.

 결정론의 논리 아래서는 모든 것이 예측가능해야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사건들, 가령 복권에 당첨되었다던가. 우연히 사고를 맞이했다던가 그런 것들은 어떻게 설명되어질까? 결정론자들은 그것들을 우연이 아닌 "원인에 대한 무지!" 로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고등학교 과정에서 배우는 표면적인 스피노자의 말을 빌리자면, 세계는 마치 기계와 같이 모든 필연적 법칙으로 가득차있다. 우리는 이러한 법칙들을 모르고 살아가기떄문에 불안해하고 감정을 상하고 쓸데없이 마음 힘들어 하는 것이다. 즉 우연은 없고 필연에 대한 무지만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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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과연 결정론자의 말대로 모든것이 필연적인 것일까. 모든 것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일까? 직관적으로 우리는 그러한 것들이 불가능 할 것이라고 알고, 또한 그러한 것들을 자주 이야기 한다.

 가령 우리는 물리학으로 그 범위를 좁혀볼 수 있다. 물리학의 법칙은 점점 발전함에 따라 모든 힘의 흐름을 다 설명하고 해석할 수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묻는다. 과연 물리학이 그토록 발전해도, 완벽한 물리적 사건의 설명이 가능할 것인가? 우리는 여기서 불확정성의 원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미시물리학에서는 어떤 미립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정확하게 체크할 수 없다고 한다. 운동량(질량과 속도의 곱)을 정밀하게 체크하려면 위치의 오차가 자꾸만 늘어나고, 위치를 정확하게 체크하면 운동량의 오차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 처럼 물리학의 세계에서도 우리는 완벽한 예측이 불가능함을 보았다.

 완전히 필연적일 것만 같았던 물리학의 세계에서도 이런 미세한 오차가 발생한다. 그 이유는 이 세상이 바로 물질계와 생명계등 서로 독립되어 영향을 받지 않는 여러 독립된 외부 세계가 서로 "만나"어 이루어진 세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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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는 물질로 이루어진 세계만 있는 것이다. 플라톤의 형이상학적 실채를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다양한 외부세계를 가지적으로 알 수 있다. 먼저 수의 세계는 경험세계에서 이어져 점점 추상화되어 결국에는 독립된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 이 세계는 너무 방대해서 사람들은 일정한 공리의 세계를 통해 서로 독립된 수학의 체계들로 그 세계를 인식한다, 마찬가지로 물질계는 물질의 법칙이 작용하는 곳으로 그 법칙은 일반적인 물리학법칙에 따른다. 생명을 보자면 이는 물질계와 완전히 반대되는 법칙을 가진다.(물질계의 법칙이 열역학 제 2법칙으로 오로지 마모와 파괴를 통해 무질서상태를 향해 간다면, 생명의 법칙은 그러한 무질서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이 탄생하는, 질서가 만들어지고 창생하며 에너지가 뭉쳐서 점점 자라나는, 물질계의 법칙과 반대되는 법칙에 작용을 받는다. 이는 원래 플라톤의 실재하는 외부세계를 비유하자면 서로 독립되어있는 세계이다.

 그러나 우리들을 보자면, 우리의 몸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결국 죽음을 눈앞에 두고는 물질의 법칙에 지배를 받는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생명의 법칙에 지배받아 태어나서 성장하고 또한 상처를 입으면 치유된다. 이러한 우리의 세계는 각종 세계의 "만남"의 점에 있다.

 이러한 "만남"이 우연을 보장하는 이유는 우연 자체가 그 "만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필연, 결정론이 성립하려면 어떠한 원인과 결과가 하나의 세계 내에 존재하여 무언가가 일어나면 반드시 그 것이 따라와야 한다. 그러나 이 세계는 만나 있을 뿐 이어져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세계가 만나있는 학문으로 가면 갈 수록 예측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학문의 발전사에서도 나온다. 모든 것을 전반적인 방법으로 추상적으로 접근하는, 그리하여 인간으로서 신의 지혜를 추구하던 철학으로부터 수학이 나오고, 천문학, 그리고 물리, 화학, 생물학, 심리학, 사회학으로 학문이 파생된 것은 물리학이 수학으로 환원될 수 없는 복잡한 것이며, 다른 학문들 또한 자신의 기반학문으로 환원될 수 없는, 다양한 세계의 만남에서 일어나는 것을 대상으로 하는 개별학문이기 때문이다. 가령 생물학은 물리학이나 화학으로 설명가기가 만만치 않으며 아직까지도 불가능에 있다. 우리가 생명을 완전히 파악하려면 우리는 무생물인 무기물을 가지고, 최소한 스스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생명을 창조해 내야한다. 즉, 생명이 없음에서 생명을 탄생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그러나 거기에 대해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 심리학은 어떤가, 여전히 예측 불가능하며 물리학과 같은 법칙성을 제대로 잡기 어렵고, 수학적 계산도 불가능하다. 과학적 방법을 도입한 사회학에서도 인간심리와 다양한 것들을 계산을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연적인 법칙일 뿐,, 완전한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 처럼 많은 세계가 만나 있는 이 세계는 그 만남이라는 우연적 속성때문에 만나는 지점에서 다양한 법칙의 작용으로 완전히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자아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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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우리는 왜 여전히 행운, 불운과 같은 결정론적인 말을 사용하면서 우연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가 우연적 사건에 자꾸만 인간의 심리 혹은 목적성을 투영하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사고를 당한다면 우리는 불운하다고 말하며 마치 누군가가 혹은 신적인 무언가가 의도적으로 우리에게 사고를 당하게 하려고 세상을 꾸며놓은 듯 보게 된다. 마찬가지로 어떠한 살인이 일어나면 신의 천벌 혹은 그러한 종류로 인간의 마음을 투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성을 우연적 사건에 투영하게 되면 이는 모든 사건의 원인처럼 보이게 되어 우리가 우연을 보는것을 방해하게 된다. "어제 나쁜 짓을 한 정치인이 사고로 죽었다. 이는 신의 천벌이다." 와 같은 것은 결코 결정된 것이 아니라 우연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그 원인을 자꾸만 집어넣는 것이다.

 물론 각 세계의 법칙들이 강하게 작용하는 점에서는 물리학 등등의 학문이 기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세상의 변화의 법칙을 해석하고 알아가는 점에서 분명 쓸모 있다. 그러나 완전히 알지는 못한다. 우연적인 것은 우리세계에 존재하는 것이며 이는 분명히 법칙을 사이로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우연에다가 인간의 의도를 집어넣어 필연처럼 보이게 하기때문에 사람들은 우연의 존재를 알지 못하고, 세상을 운명과 같은 무언가에 결정되어진 것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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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우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본다면 우리가 삶에서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하고 "인연"을 맺고 "연인"이 되는 것이라는 주장을 완전히 못박을 수 있다. 결정된 것은 없다. 만남은 우연히 예측불가능하게 다가오며 누구도 그 결과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다.

 

 이 쯤에서 다른 이야기를 해 볼까?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는 것, 그리고 사랑에 빠지는 것은, 정해진 운명이 아니라 우연이다. 예측할 수 없으며 그 다음은 어찌될 지도 전혀 모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매순간 사랑을 함에 결코 움츠러 들어선 안되며 용기를 갖고 솔직해져야 할 것이다. 떠나보네고 후회하기엔 이미 늦을 수 있다 우연히 찾아온 만남을 붇잡는 것, 그것이 바로 필연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