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서 없이 흐르는

신성민200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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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방랑벽을 안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추측컨데 아마도 처음 가출을 시도했던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이 히피이즘이 싹트지 않았나 싶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하여 하루가 멀다하고 새벽을 지새며 운동에 매진했던 나는 결국 제풀에 못 이겨(?) 방년 17세에 그토록 사랑했던 야구를 그만두고 말았다.   구체적인 목표도, 계획도 없던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야구공을 집어들게 되었지만 한 순간 불타오르던 열정은 몇개월이 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히 사그라들었다.   그리고 남은 고3생활은 때늦은 반항심만을 잠재한 채 서서히 저물어 갔다.

   두루뭉술 막연하기만한 장래와 스무살에 대한 두려움은 다시금 나를 도피하게 만들었다.   프로그램된 로보트처럼 주위 환경에 순종하기만 하는 내 삶이 지긋지긋하게만 느껴졌다.   '도저히 이래는 몬살그따.   고마 탁 치아삐고 도망가자.'   지금 생각하면 나약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기만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의 나를 만들어준 소중한 결심이었기에 그저 감사하기만할 따름이다.

   어찌됐든 나는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었고, 그렇게 시작된 두달간의 짧은 서울 생활은 타락한 내면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다.   나는 우물안의 개구리였고, 세상은 오직 나를 위해 무한한 가능성의 장을 잠재해 두고 있는 것만 같았다.   (드디어 정신이 나가버린건가?)

   나는 아직도 그 무모한 자신감(?)으로 살아가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의 즐거움.   나는 오늘도 '삶'이라는 즉흥적인 재즈에 몸을 맡긴다.   흐르는 강물처럼 오직 이 순간만을 살아간다.

 

Bhag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