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질환의 증상 간질환은 만성간염에서 간경변증에 이르기까지 종류와 심한 정도가 다양하고, 증상도 전혀 없는 경우에서부터 심한 경우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간질환의 증상을 열거해 보면, 피로, 전신 쇠약감, 구역, 구토, 식욕 감퇴, 체중감소 등
체중 감소의 경우
식욕부진이나 병으로 인한 소모로 인해 근육이나 체지방(體脂肪)이 감소하고 체중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몸이 붓거나 복수가 차서 체중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복통, 우상복부 동통
만성간질환이 있을 때 우상복부가 은근히 불쾌하거나 통증이 올 수 있습니다. 소화가 잘 안되고, 가스가 차서 통증이나 팽만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황달(黃疸) 간이나 담도 질환이 있으면 몸의 대사산물인 빌리루빈이라는 물질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눈의 공막(鞏膜)이나 피부에 침착하여 노란 색을 띠게 됩니다. 이를 황달이라고 하는데, 공막이 피부보다 착색이 더 잘 되기 때문에 눈에 황달이 더 일찍 나타납니다. 피부가 노랗게 보이더라도 눈의 흰자위가 노랗지 않다면 황달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진한 오줌
몸에 축적된 빌리루빈은 일부 오줌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오줌이 진한 색을 띠게 됩니다. 일부 환자들은 오줌색이 '빨갛다'고 표현합니다.
출혈성 경향 간질환이 있으면 간세포에서 혈액응고인자들을 충분히 만들지 못하여 잇몸 출혈이나 코피가 잘 날 수 있습니다.
복부 팽만, 부종
간경변증 시 배에 복수(腹水)가 차서 물주머니처럼 배가 불러오거나 몸이 붓는 증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토혈(吐血), 혈변(血便), 흑색변(黑色便)
간경변증 환자는 식도나 위에서 출혈을 할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에 그것은 식도나 위에 정맥류(靜脈瘤)가 형성되고 여기서 피가 분출하기 때문입니다. 간경변이 되면 혈류가 간을 통과하기 힘들어서 간을 경유하지 않는 다른 우회로(迂廻路)를 통해 심장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거의 보이지 않던 혈관들이 우회로로 이용되면서 굵어지게 되는데, 식도나 위에서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굵어진 혈관들을 정맥류라고 합니다. 정맥류 출혈은 대출혈로서 생명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간경변증 환자가 피를 토했다면 응급 상황으로서 신속히 병원 응급실로 모시고 가야 합니다. 식도, 위, 소장 등에서 출혈이 있게 되면 피를 토하거나 아니면 짜장과 같은 새까맣고 끈적거리는 대변을 보게 됩니다. 이것은 피가 위장관을 통과하면서 까맣게 변색이 되기 때문인데 이를 흑색변이라고 합니다. 혈변이나 흑색변은 위장관 출혈을 시사하는 중요한 소견입니다.
만성간질환의 치료 만성간염, 간경변증 등 만성간질환의 원인 및 정도는 다양하지만 일반적인 치료나 관리는 거의 비슷합니다. 그리고 간암 환자도 거의 대부분 만성간질환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간암의 치료와 더불어 기저(基底) 간질환에 대한 관리는 계속 이루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만성간질환의 치료는 크게 일반적 치료와 원인적 치료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 치료란 만성간질환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일반적인 치료 및 관리를 의미합니다. 원인적 치료란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등 질환을 일으킨 원인에 대한 개별적인 치료를 의미합니다. 실제 만성간질환 환자를 치료할 때는 일반적 치료를 바탕에 깔고, 환자 상태를 봐서 원인적 치료를 병행하게 됩니다.
일반적 치료
여기에는 환자의 생활 관리, 식이(食餌), 대증요법, 약물요법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됩니다. 환자 분들이 물어오는 질문 중 하나는 활동을 어느 정도로 해야 되는가입니다. 별로 증상이 심하지 않은 안정된 상태의 만성간염 환자들은 평상시의 일상 활동을 하시면 됩니다. 과격한 운동은 바람직스럽지 않지만 적당한 운동은 괜찮습니다. 운동이나 활동은 다음날까지 피로가 누적되지 않을 정도면 괜찮습니다. 만성간염도 때에 따라 급성 악화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하면 급성간염의 수준까지 ALT치(간염수치)가 오르고, 황달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때는 급성간염의 치료와 마찬가지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집안일이나 사업으로 인하여 제대로 안정을 취하지 못할 경우에는 입원을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입원하더라도 절대 안정보다는 병동을 거니는 정도로 움직이는 것이 좋고, 회복되면서 서서히 활동을 늘여나갑니다.
식이
만성간염이라고 해서 일반인과 특별히 다를 것은 없습니다. 특정 음식을 가릴 필요는 없고, 간세포의 재생을 촉진하고 몸을 보충하기 위해서 골고루 넉넉한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개 소화가 잘 되고 본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이면 되겠습니다. 지나친 고단백 고열량식은 체중만 느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억지로 권할 필요는 없습니다. 만성간염의 급성 악화기에는 토하거나 속이 메스꺼워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라도 사탕, 청량음료, 과즙 등을 먹을 수 있으면 먹고 포도당이나 아미노산 수액 등을 전해질과 함께 공급받으면 도움이 됩니다. 영양제 주사나 알부민에 대해서 물어오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주사제가 특별한 보약이거나 영양을 더 많이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입으로 먹을 수 있는 경우에는 이런 것들이 필요 없고, 경구 섭취를 잘 못하는 경우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만성간염에서 전통적으로 술은 금기시 되어 왔습니다. 지나친 음주(하루 알코올 섭취 60 g 이상; 2홉들이 소주 2/3 병에 해당)는 삼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만성C형간염 환자는 술을 많이 마실 경우 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소량의 알코올(10-20 g; 소주 80 ml, 맥주 500 ml 정도)을 이따금 마시는 것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급성간염이나 간경변증에서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이럴 때는 항히스타민제 등이 도움이 됩니다. 만성간질환에선 빈번한 코피나 잇몸 출혈과 같은 출혈성 경향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럴 때는 비타민 K 주사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간경변증 환자에서는 특별한 원인 없이 미열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오한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는 간경변증 자체 때문에 그런 것이니 항히스타민제 등을 쓰면서 두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오한을 동반한 고열이 있을 경우에는 균 감염에 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속히 병원을 방문하셔야 합니다.
병원 또는 시중에서 처방되는 간장약은 대개 동물 또는 임상 시험에서 급성 간손상에 대한 예방 및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들입니다. 실리마린(레갈론), UDCA(우르사), PMC(니쎌) 등이 그러한 약들인데, 이들은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한다기보다는 간세포의 손상을 경감시킨다는 의미에서 치료의 보조제이며, 생활 관리나 정기적인 검진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즉, 간장약을 먹는다고 병에 대해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시면 곤란하다는 뜻입니다. 비타민이 특별히 간염에 유익하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영양 상태가 좋은 분은 비타민을 따로 더 드실 필요는 없으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으신 분은 비타민 B를 포함하는 수용성 비타민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만성간질환을 갖고 계신 분 중에는 성분 미상의 생약이나 한약, 민간요법, 자연식품 등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환자분들에게 들어보면 케일, 캄프리, 신선초, 녹즙, 느릅나무 즙, 민들레 등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이런 약제들은 정상인에서도 이따금 간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런 약들을 단기간 썼을 때 누구에게나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심한 형태의 간염도 생길 수 있으므로 적어도 이미 간질환을 갖고 계신 분들은 이런 것들을 피하셔야 합니다. 이들 약제는 간질환에 대해 유용하다는 실험적 근거가 별로 없습니다. 이들이 천연물이라고 해서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수천 년 동안 내려오는 처방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만성간질환에 대해서는 유익한 것 백 가지를 하는 것보다 해로운 것 한 가지를 피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양약(洋藥) 중에서도 간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들이 적지 않습니다. 대개 감기 등으로 인하여 단기간 복용하는 경우는 별 문제가 없으나 장기간 복용하는 약물이 있다면 담당 의사와 상의하시고 정기적인 간기능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인적 치료
만성간질환의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은 달라집니다. B형간염, C형간염에 대한 항(抗)바이러스제 치료를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알코올성 간질환에 대한 치료는 '알코올성 간질환' 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만성B형 간염
만성B형간염에 대해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제 중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것은 인터페론입니다. 만성B형간염에 대해 인터페론을 포함한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하는 목적은 간이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많이 받기 전에 바이러스의 증식을 낮은 수준으로 유도하고 간염의 활성도를 낮게 유지하고자 함입니다. 치료에 대한 반응의 지표로는 e항원, ALT치(간염수치), 간 조직소견 등을 봅니다. e항원은 바이러스의 증식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인데, 피검사에서 e항원이 양성이면 바이러스의 증식이 활발함을 의미합니다. 치료 후에 e항원이 음성으로 되고, e항체가 형성되고, ALT치는 낮게 유지되고, 간 조직검사를 했더니 염증 소견이 완화되었다면 치료에 반응이 있는 것입니다. 치료에 반응이 있다는 것이 병이 치유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밀한 검사를 해 보면 미량의 바이러스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치료에 반응이 있으면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궁극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장기간의 추적 관찰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인터페론의 치료 반응율은 30-40% 정도인데, 치료를 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이러한 상태가 되는 율이 10-15% 정도 됩니다. 따라서 치료 반응율에 있어 인터페론을 사용함으로 해서 얻어지는 이득은 10-20% 정도입니다. 5명에 1명꼴로 효과를 본다는 뜻이지요. 게다가 우리 나라 환자들은 치료 반응율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반응이 온 경우에 다시 B형 간염바이러스가 재활성화 되는 경우는 10-20% 정도로서 재발하는 경우는 대개 치료 종료 후 1년 이내 재발합니다.
인터페론 치료는 거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개 1000만 단위를 1주일에 3회, 4개월간 투여하고, 가장 저렴한 약제를 쓰고, 의료보험의 적용을 받았을 때 150만원-200만원 정도 듭니다. 그리고 인터페론 사용 중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서 독감에 걸린 것처럼 열과 오한이 나고, 전신이 쑤시거나 피로, 식욕부진, 정서적 불안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일부 환자에서 효과는 있지만 비용과 부작용을 감안하고라도 꼭 사용해야 할 정도로 효과가 탁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B형간염에 대해 인터페론 치료를 할 것인가에 대해서 국내에서는 아직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증상이 없고 ALT치도 그리 높지 않고 잘 지내는 만성B형간염 환자는 굳이 인터페론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을 것 같고, ALT치가 높고 증상이 있고 간 조직검사 상 간염의 정도가 심하여 간경변증으로의 빠른 진행이 염려되면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만성B형간염의 치료제로 '라미뷰딘'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공인을 받았습니다. 라미뷰딘은 B형 간염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합니다. 라미뷰딘은 인터페론과는 달리 환자가 느끼는 부작용이 별로 없고, 먹는 약이기 때문에 사용이 간편합니다. 라미뷰딘이 만성B형간염 환자에게 사용된 것은 아직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장기간의 사용에 따른 효과 및 부작용은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최근 3년간의 라미뷰딘 치료 성적이 발표되었는데, B형 간염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고, ALT치(간염수치)를 떨어뜨리고, e항원의 음전율(陰轉率)이 33%로서 인터페론의 치료 효과에 필적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3년 동안에 약제에 내성을 가진 바이러스의 출현이 50%에 달하고, 약제를 끊었을 때 일시적으로 병이 악화하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어서, 약제의 치료 효과가 어느 정도나 유지되는지, 환자에게 장기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두고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약제 사용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임의로 자가(自家) 치료하는 것은 금물이고,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하고 담당 의사의 관찰 하에 사용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만성간염이 심하고 간경변증으로의 진행이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밖에 만성B형간염에 대해 연구되고 있는 항바이러스 약제로는 팸시클로비어(Famciclovir), 아데포비어(Adefovir), 로부카비어(Lobucavir) 등이 있는데, '팸시클로비어'는 라미뷰딘에 비해 치료 효과가 너무 떨어지고, '로부카비어'는 동물 실험에서 종양을 유발할 수 있음이 알려져 현재 개발이 주춤한 상태입니다. '아데포비어'는 비교적 유망해 보입니다.
만성C형간염
만성C형간염은 증상이 없고 임상 경과가 완만하지만, 환자의 일부에서는 합병증을 동반하는 간경변증이나 간암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만성간염' 중 '만성C형간염' 참조). 만일 C형 간염바이러스를 박멸하거나 지속적으로 억누를 수 있다면 간염을 치료하고 간질환의 진행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C형 간염바이러스를 박멸할 수 있는 치료법은 나와 있지 않으며 가까운 장래에 이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또한 C형 간염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아직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되지 못해서 다음 세대에 C형간염의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 것 같지도 않습니다. 지속적으로 C형 간염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는 '인터페론'이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인터페론 치료 후 지속적인 바이러스 억제에 성공하는 경우는 10-20%에 불과합니다. 즉 인터페론 치료를 받은 대부분의 환자들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합니다. 만성C형간염에 대한 인터페론 치료를 할 경우에는 대개 300만 단위를 주 3회, 6개월간 피하 주사 합니다. 치료 종료 시점에서는 40% 정도가 반응을 보입니다(치료를 하지 않은 대조군에서는 3% 정도). 그러나 반응을 보인 환자들 중 많은 수(50-90%)에서 재발이 일어나기 때문에 지속적인 바이러스 억제에 성공하는 환자들이 적은 것입니다. 재발 때문에 치료 효율이 좋지 못한 것이지요. 만성C형간염이 누구에게나 치명적인 질병은 아니라는 점(대개 C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자 중 살아가면서 간질환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30% 정도), 비용과 부작용을 고려할 때 현재 시도되는 치료법의 효율이 그다지 우수하지 못하다는 점 때문에, 만성C형간염 환자에 대해 인터페론 치료를 시행할 것인가에 대해서 국내 학계에서는 아직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치료를 시도하여 50% 이상의 치료 성공율을 거둘 수 있다면 치료를 해 볼만 할 것이고, 치료 성공율이 높지 않더라도 그대로 놔 둘 경우에 진행된 간경변증으로의 이행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시된 것이 만성C형간염 환자 중 치료 반응율이 높을 환자를 골라내어 선별적으로 치료하자는 방안입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면 간 조직검사 상 간경변의 소견이 없고, 피속에 바이러스 농도가 낮고, 바이러스가 1형이 아닐 경우에 치료 성공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참고적으로 C형 간염바이러스는 몇 가지 아형(亞型 subtype)으로 나누어집니다. 사람 중에 흑인종, 백인종, 황인종이 있듯이, C형 간염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분석해 보면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 각각을 유전자형이라 하여, 1형, 2형, 3형, ...등으로 이름 붙였고, 현재까지 적어도 6개의 유전자형이 알려져 있습니다. 1형 바이러스는 다른 유전자형에 비해 인터페론에 대한 치료 반응율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예측 지표들을 고려하여 치료 대상 환자를 선정하면 치료 성공율을 50%까지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측 지표만 갖고 치료 대상을 선정하였을 경우에 비록 선정 조건에 합당하지는 않지만 혹시 반응이 있을지도 모르는 환자가 치료에서 누락되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제시된 방안이 일단 3개월 정도 인터페론 치료를 해 보고 반응을 봐서 더 이상 치료를 계속할지를 결정하자는 것입니다. 3개월 치료 후에도 피속에 C형 간염바이러스가 없어지지 않거나 간염 수치인 ALT가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에는 더 이상 치료해 봐도 치료에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대상 환자를 선별하는 것 말고, 치료 방법을 변화시켜서 치료 반응율을 높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즉 통상 시행하는 6개월 치료 대신 12개월 이상 치료하면 치료 성공율은 더 높아집니다. 이때 치료에 대한 반응율은 두 방법이 비슷하나, 12개월 치료시 재발율이 훨씬 줄어들기 때문에 치료 성공율이 높아집니다. 또한 인터페론 치료 시 '리바비린'이라는 약제를 병용하는 방법도 제시되어 있습니다. 인터페론 단독 사용 시 치료 성공율이 10-20%인데 비해 인터페론-리바비린 병용 요법 시 치료 성공율은 4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리바비린 단독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환자가 인터페론 치료의 대상이 될까요?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간 조직검사의 소견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혈액 검사에 의한 ALT치나 혈중 바이러스 농도 등으로 간의 상태를 판정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1997년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Health 또는 NIH)에서 발표한 C형간염 치료 지침에 따르면 간 조직검사 상 중등도 이상의 만성간염을 보이는 경우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염증 소견이 가볍거나 이미 간경변증이 와 있는 경우는 환자의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하여 치료 여부를 결정합니다. 복수나 간성혼수 등 합병증이 동반된 진행된 상태의 간경변증은 치료하지 않습니다. 지속적으로 ALT치가 정상인 환자는 치료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환자는 인터페론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속적으로 ALT치가 정상인 환자들은 간 조직검사 상 간염 소견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치료 대상이 되는 환자 분들은 치료 전 검사를 통하여 자신의 간질환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 성공 가능성 및 비용,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을 들으신 후에 결정을 하시면 되겠습니다. 치료 성공 가능성이 높다면 치료를 해 볼만 합니다. 간 조직검사 상 간염이 비교적 심하고 안 좋은 진행이 예상될 때는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더라도 치료를 시도해 보고 3개월이 지나도 반응이 보이지 않으면 치료를 조기에 종결하는 방법을 취할 수 있겠습니다.
인터페론의 부작용으로는 치료 초기에 독감 증상, 즉 열이 나고 전신이 쑤시고, 관절통, 두통 등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피로, 구역, 설사, 우울증 등이 생길 수 있고, 자가항체(自家抗體)가 형성되어 갑상선 질환 같은 것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간 질환의 증상과 치료
간 질환의 증상과 치료
간 질환의 증상
간질환은 만성간염에서 간경변증에 이르기까지 종류와 심한 정도가 다양하고, 증상도 전혀 없는 경우에서부터 심한 경우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간질환의 증상을 열거해 보면, 피로, 전신 쇠약감, 구역, 구토, 식욕 감퇴, 체중감소 등
체중 감소의 경우
식욕부진이나 병으로 인한 소모로 인해 근육이나 체지방(體脂肪)이 감소하고 체중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몸이 붓거나 복수가 차서 체중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복통, 우상복부 동통
만성간질환이 있을 때 우상복부가 은근히 불쾌하거나 통증이 올 수 있습니다. 소화가 잘 안되고, 가스가 차서 통증이나 팽만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황달(黃疸)
간이나 담도 질환이 있으면 몸의 대사산물인 빌리루빈이라는 물질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눈의 공막(鞏膜)이나 피부에 침착하여 노란 색을 띠게 됩니다. 이를 황달이라고 하는데, 공막이 피부보다 착색이 더 잘 되기 때문에 눈에 황달이 더 일찍 나타납니다. 피부가 노랗게 보이더라도 눈의 흰자위가 노랗지 않다면 황달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진한 오줌
몸에 축적된 빌리루빈은 일부 오줌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오줌이 진한 색을 띠게 됩니다. 일부 환자들은 오줌색이 '빨갛다'고 표현합니다.
출혈성 경향
간질환이 있으면 간세포에서 혈액응고인자들을 충분히 만들지 못하여 잇몸 출혈이나 코피가 잘 날 수 있습니다.
복부 팽만, 부종
간경변증 시 배에 복수(腹水)가 차서 물주머니처럼 배가 불러오거나 몸이 붓는 증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토혈(吐血), 혈변(血便), 흑색변(黑色便)
간경변증 환자는 식도나 위에서 출혈을 할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에 그것은 식도나 위에 정맥류(靜脈瘤)가 형성되고 여기서 피가 분출하기 때문입니다. 간경변이 되면 혈류가 간을 통과하기 힘들어서 간을 경유하지 않는 다른 우회로(迂廻路)를 통해 심장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거의 보이지 않던 혈관들이 우회로로 이용되면서 굵어지게 되는데, 식도나 위에서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굵어진 혈관들을 정맥류라고 합니다. 정맥류 출혈은 대출혈로서 생명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간경변증 환자가 피를 토했다면 응급 상황으로서 신속히 병원 응급실로 모시고 가야 합니다. 식도, 위, 소장 등에서 출혈이 있게 되면 피를 토하거나 아니면 짜장과 같은 새까맣고 끈적거리는 대변을 보게 됩니다. 이것은 피가 위장관을 통과하면서 까맣게 변색이 되기 때문인데 이를 흑색변이라고 합니다. 혈변이나 흑색변은 위장관 출혈을 시사하는 중요한 소견입니다.
만성간질환의 치료
만성간염, 간경변증 등 만성간질환의 원인 및 정도는 다양하지만 일반적인 치료나 관리는 거의 비슷합니다. 그리고 간암 환자도 거의 대부분 만성간질환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간암의 치료와 더불어 기저(基底) 간질환에 대한 관리는 계속 이루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만성간질환의 치료는 크게 일반적 치료와 원인적 치료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 치료란 만성간질환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일반적인 치료 및 관리를 의미합니다. 원인적 치료란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등 질환을 일으킨 원인에 대한 개별적인 치료를 의미합니다. 실제 만성간질환 환자를 치료할 때는 일반적 치료를 바탕에 깔고, 환자 상태를 봐서 원인적 치료를 병행하게 됩니다.
일반적 치료
여기에는 환자의 생활 관리, 식이(食餌), 대증요법, 약물요법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됩니다. 환자 분들이 물어오는 질문 중 하나는 활동을 어느 정도로 해야 되는가입니다. 별로 증상이 심하지 않은 안정된 상태의 만성간염 환자들은 평상시의 일상 활동을 하시면 됩니다. 과격한 운동은 바람직스럽지 않지만 적당한 운동은 괜찮습니다. 운동이나 활동은 다음날까지 피로가 누적되지 않을 정도면 괜찮습니다. 만성간염도 때에 따라 급성 악화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하면 급성간염의 수준까지 ALT치(간염수치)가 오르고, 황달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때는 급성간염의 치료와 마찬가지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집안일이나 사업으로 인하여 제대로 안정을 취하지 못할 경우에는 입원을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입원하더라도 절대 안정보다는 병동을 거니는 정도로 움직이는 것이 좋고, 회복되면서 서서히 활동을 늘여나갑니다.
식이
만성간염이라고 해서 일반인과 특별히 다를 것은 없습니다. 특정 음식을 가릴 필요는 없고, 간세포의 재생을 촉진하고 몸을 보충하기 위해서 골고루 넉넉한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개 소화가 잘 되고 본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이면 되겠습니다. 지나친 고단백 고열량식은 체중만 느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억지로 권할 필요는 없습니다. 만성간염의 급성 악화기에는 토하거나 속이 메스꺼워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라도 사탕, 청량음료, 과즙 등을 먹을 수 있으면 먹고 포도당이나 아미노산 수액 등을 전해질과 함께 공급받으면 도움이 됩니다. 영양제 주사나 알부민에 대해서 물어오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주사제가 특별한 보약이거나 영양을 더 많이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입으로 먹을 수 있는 경우에는 이런 것들이 필요 없고, 경구 섭취를 잘 못하는 경우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만성간염에서 전통적으로 술은 금기시 되어 왔습니다. 지나친 음주(하루 알코올 섭취 60 g 이상; 2홉들이 소주 2/3 병에 해당)는 삼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만성C형간염 환자는 술을 많이 마실 경우 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소량의 알코올(10-20 g; 소주 80 ml, 맥주 500 ml 정도)을 이따금 마시는 것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급성간염이나 간경변증에서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이럴 때는 항히스타민제 등이 도움이 됩니다. 만성간질환에선 빈번한 코피나 잇몸 출혈과 같은 출혈성 경향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럴 때는 비타민 K 주사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간경변증 환자에서는 특별한 원인 없이 미열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오한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는 간경변증 자체 때문에 그런 것이니 항히스타민제 등을 쓰면서 두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오한을 동반한 고열이 있을 경우에는 균 감염에 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속히 병원을 방문하셔야 합니다.
병원 또는 시중에서 처방되는 간장약은 대개 동물 또는 임상 시험에서 급성 간손상에 대한 예방 및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들입니다. 실리마린(레갈론), UDCA(우르사), PMC(니쎌) 등이 그러한 약들인데, 이들은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한다기보다는 간세포의 손상을 경감시킨다는 의미에서 치료의 보조제이며, 생활 관리나 정기적인 검진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즉, 간장약을 먹는다고 병에 대해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시면 곤란하다는 뜻입니다. 비타민이 특별히 간염에 유익하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영양 상태가 좋은 분은 비타민을 따로 더 드실 필요는 없으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으신 분은 비타민 B를 포함하는 수용성 비타민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만성간질환을 갖고 계신 분 중에는 성분 미상의 생약이나 한약, 민간요법, 자연식품 등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환자분들에게 들어보면 케일, 캄프리, 신선초, 녹즙, 느릅나무 즙, 민들레 등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이런 약제들은 정상인에서도 이따금 간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런 약들을 단기간 썼을 때 누구에게나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심한 형태의 간염도 생길 수 있으므로 적어도 이미 간질환을 갖고 계신 분들은 이런 것들을 피하셔야 합니다. 이들 약제는 간질환에 대해 유용하다는 실험적 근거가 별로 없습니다. 이들이 천연물이라고 해서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수천 년 동안 내려오는 처방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만성간질환에 대해서는 유익한 것 백 가지를 하는 것보다 해로운 것 한 가지를 피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양약(洋藥) 중에서도 간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들이 적지 않습니다. 대개 감기 등으로 인하여 단기간 복용하는 경우는 별 문제가 없으나 장기간 복용하는 약물이 있다면 담당 의사와 상의하시고 정기적인 간기능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인적 치료
만성간질환의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은 달라집니다. B형간염, C형간염에 대한 항(抗)바이러스제 치료를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알코올성 간질환에 대한 치료는 '알코올성 간질환' 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만성B형 간염
만성B형간염에 대해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제 중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것은 인터페론입니다. 만성B형간염에 대해 인터페론을 포함한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하는 목적은 간이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많이 받기 전에 바이러스의 증식을 낮은 수준으로 유도하고 간염의 활성도를 낮게 유지하고자 함입니다. 치료에 대한 반응의 지표로는 e항원, ALT치(간염수치), 간 조직소견 등을 봅니다. e항원은 바이러스의 증식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인데, 피검사에서 e항원이 양성이면 바이러스의 증식이 활발함을 의미합니다. 치료 후에 e항원이 음성으로 되고, e항체가 형성되고, ALT치는 낮게 유지되고, 간 조직검사를 했더니 염증 소견이 완화되었다면 치료에 반응이 있는 것입니다. 치료에 반응이 있다는 것이 병이 치유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밀한 검사를 해 보면 미량의 바이러스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치료에 반응이 있으면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궁극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장기간의 추적 관찰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인터페론의 치료 반응율은 30-40% 정도인데, 치료를 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이러한 상태가 되는 율이 10-15% 정도 됩니다. 따라서 치료 반응율에 있어 인터페론을 사용함으로 해서 얻어지는 이득은 10-20% 정도입니다. 5명에 1명꼴로 효과를 본다는 뜻이지요. 게다가 우리 나라 환자들은 치료 반응율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반응이 온 경우에 다시 B형 간염바이러스가 재활성화 되는 경우는 10-20% 정도로서 재발하는 경우는 대개 치료 종료 후 1년 이내 재발합니다.
인터페론 치료는 거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개 1000만 단위를 1주일에 3회, 4개월간 투여하고, 가장 저렴한 약제를 쓰고, 의료보험의 적용을 받았을 때 150만원-200만원 정도 듭니다. 그리고 인터페론 사용 중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서 독감에 걸린 것처럼 열과 오한이 나고, 전신이 쑤시거나 피로, 식욕부진, 정서적 불안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일부 환자에서 효과는 있지만 비용과 부작용을 감안하고라도 꼭 사용해야 할 정도로 효과가 탁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B형간염에 대해 인터페론 치료를 할 것인가에 대해서 국내에서는 아직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증상이 없고 ALT치도 그리 높지 않고 잘 지내는 만성B형간염 환자는 굳이 인터페론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을 것 같고, ALT치가 높고 증상이 있고 간 조직검사 상 간염의 정도가 심하여 간경변증으로의 빠른 진행이 염려되면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만성B형간염의 치료제로 '라미뷰딘'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공인을 받았습니다. 라미뷰딘은 B형 간염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합니다. 라미뷰딘은 인터페론과는 달리 환자가 느끼는 부작용이 별로 없고, 먹는 약이기 때문에 사용이 간편합니다. 라미뷰딘이 만성B형간염 환자에게 사용된 것은 아직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장기간의 사용에 따른 효과 및 부작용은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최근 3년간의 라미뷰딘 치료 성적이 발표되었는데, B형 간염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고, ALT치(간염수치)를 떨어뜨리고, e항원의 음전율(陰轉率)이 33%로서 인터페론의 치료 효과에 필적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3년 동안에 약제에 내성을 가진 바이러스의 출현이 50%에 달하고, 약제를 끊었을 때 일시적으로 병이 악화하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어서, 약제의 치료 효과가 어느 정도나 유지되는지, 환자에게 장기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두고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약제 사용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임의로 자가(自家) 치료하는 것은 금물이고,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하고 담당 의사의 관찰 하에 사용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만성간염이 심하고 간경변증으로의 진행이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밖에 만성B형간염에 대해 연구되고 있는 항바이러스 약제로는 팸시클로비어(Famciclovir), 아데포비어(Adefovir), 로부카비어(Lobucavir) 등이 있는데, '팸시클로비어'는 라미뷰딘에 비해 치료 효과가 너무 떨어지고, '로부카비어'는 동물 실험에서 종양을 유발할 수 있음이 알려져 현재 개발이 주춤한 상태입니다. '아데포비어'는 비교적 유망해 보입니다.
만성C형간염
만성C형간염은 증상이 없고 임상 경과가 완만하지만, 환자의 일부에서는 합병증을 동반하는 간경변증이나 간암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만성간염' 중 '만성C형간염' 참조). 만일 C형 간염바이러스를 박멸하거나 지속적으로 억누를 수 있다면 간염을 치료하고 간질환의 진행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C형 간염바이러스를 박멸할 수 있는 치료법은 나와 있지 않으며 가까운 장래에 이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또한 C형 간염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아직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되지 못해서 다음 세대에 C형간염의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 것 같지도 않습니다. 지속적으로 C형 간염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는 '인터페론'이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인터페론 치료 후 지속적인 바이러스 억제에 성공하는 경우는 10-20%에 불과합니다. 즉 인터페론 치료를 받은 대부분의 환자들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합니다. 만성C형간염에 대한 인터페론 치료를 할 경우에는 대개 300만 단위를 주 3회, 6개월간 피하 주사 합니다. 치료 종료 시점에서는 40% 정도가 반응을 보입니다(치료를 하지 않은 대조군에서는 3% 정도). 그러나 반응을 보인 환자들 중 많은 수(50-90%)에서 재발이 일어나기 때문에 지속적인 바이러스 억제에 성공하는 환자들이 적은 것입니다. 재발 때문에 치료 효율이 좋지 못한 것이지요. 만성C형간염이 누구에게나 치명적인 질병은 아니라는 점(대개 C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자 중 살아가면서 간질환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30% 정도), 비용과 부작용을 고려할 때 현재 시도되는 치료법의 효율이 그다지 우수하지 못하다는 점 때문에, 만성C형간염 환자에 대해 인터페론 치료를 시행할 것인가에 대해서 국내 학계에서는 아직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치료를 시도하여 50% 이상의 치료 성공율을 거둘 수 있다면 치료를 해 볼만 할 것이고, 치료 성공율이 높지 않더라도 그대로 놔 둘 경우에 진행된 간경변증으로의 이행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시된 것이 만성C형간염 환자 중 치료 반응율이 높을 환자를 골라내어 선별적으로 치료하자는 방안입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면 간 조직검사 상 간경변의 소견이 없고, 피속에 바이러스 농도가 낮고, 바이러스가 1형이 아닐 경우에 치료 성공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참고적으로 C형 간염바이러스는 몇 가지 아형(亞型 subtype)으로 나누어집니다. 사람 중에 흑인종, 백인종, 황인종이 있듯이, C형 간염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분석해 보면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 각각을 유전자형이라 하여, 1형, 2형, 3형, ...등으로 이름 붙였고, 현재까지 적어도 6개의 유전자형이 알려져 있습니다. 1형 바이러스는 다른 유전자형에 비해 인터페론에 대한 치료 반응율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예측 지표들을 고려하여 치료 대상 환자를 선정하면 치료 성공율을 50%까지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측 지표만 갖고 치료 대상을 선정하였을 경우에 비록 선정 조건에 합당하지는 않지만 혹시 반응이 있을지도 모르는 환자가 치료에서 누락되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제시된 방안이 일단 3개월 정도 인터페론 치료를 해 보고 반응을 봐서 더 이상 치료를 계속할지를 결정하자는 것입니다. 3개월 치료 후에도 피속에 C형 간염바이러스가 없어지지 않거나 간염 수치인 ALT가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에는 더 이상 치료해 봐도 치료에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대상 환자를 선별하는 것 말고, 치료 방법을 변화시켜서 치료 반응율을 높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즉 통상 시행하는 6개월 치료 대신 12개월 이상 치료하면 치료 성공율은 더 높아집니다. 이때 치료에 대한 반응율은 두 방법이 비슷하나, 12개월 치료시 재발율이 훨씬 줄어들기 때문에 치료 성공율이 높아집니다. 또한 인터페론 치료 시 '리바비린'이라는 약제를 병용하는 방법도 제시되어 있습니다. 인터페론 단독 사용 시 치료 성공율이 10-20%인데 비해 인터페론-리바비린 병용 요법 시 치료 성공율은 4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리바비린 단독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환자가 인터페론 치료의 대상이 될까요?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간 조직검사의 소견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혈액 검사에 의한 ALT치나 혈중 바이러스 농도 등으로 간의 상태를 판정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1997년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Health 또는 NIH)에서 발표한 C형간염 치료 지침에 따르면 간 조직검사 상 중등도 이상의 만성간염을 보이는 경우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염증 소견이 가볍거나 이미 간경변증이 와 있는 경우는 환자의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하여 치료 여부를 결정합니다. 복수나 간성혼수 등 합병증이 동반된 진행된 상태의 간경변증은 치료하지 않습니다. 지속적으로 ALT치가 정상인 환자는 치료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환자는 인터페론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속적으로 ALT치가 정상인 환자들은 간 조직검사 상 간염 소견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치료 대상이 되는 환자 분들은 치료 전 검사를 통하여 자신의 간질환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 성공 가능성 및 비용,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을 들으신 후에 결정을 하시면 되겠습니다. 치료 성공 가능성이 높다면 치료를 해 볼만 합니다. 간 조직검사 상 간염이 비교적 심하고 안 좋은 진행이 예상될 때는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더라도 치료를 시도해 보고 3개월이 지나도 반응이 보이지 않으면 치료를 조기에 종결하는 방법을 취할 수 있겠습니다.
인터페론의 부작용으로는 치료 초기에 독감 증상, 즉 열이 나고 전신이 쑤시고, 관절통, 두통 등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피로, 구역, 설사, 우울증 등이 생길 수 있고, 자가항체(自家抗體)가 형성되어 갑상선 질환 같은 것이 생길 수 있습니다.